정부가 낮 시간에 병·의원을 찾기 어렵거나 저녁시간대에 응급실을 찾기 어려운 저소득층 환자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보건소 야간진료 시범사업이 시행 2개월이 지났지만 기대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해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상당수 보건소들은 정원증원을 위한 조례개정, 인력채용, 예산확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실시 예정일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가 선정한 시범운영기관은 서울 서초구, 영등포구, 부산 기장군, 대구 북구, 인천 계양구, 울산 남구, 경기 포천시, 강원 동해시, 태백시, 양양군, 충북 음성군, 충남 천안시, 경북 칠곡군 등 13개 보건소다.
이중 영동포구 보건소는 지난 4월13일부터 오후 10시까지 야간진료서비스에 돌입했지만 23일 현재까지 하루 한명꼴도 안되는 41명의 환자가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7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양양군 보건소는 하루 2~3명꼴로 소아환자나 고혈압 환자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군 보건소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아예 시범사업 예정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열악한 지방재정으로는 시범사업 실시에 한계가 따른다며 행자부와 복지부에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돌아온 대답은 "협의중이니 기다려달라"라는 말 뿐이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조속히 서비스를 실시하려고 준비하고 있지만 마음 뿐"이라며 "정부가 사전 준비와 협의는 소홀히 한채 일을 서두르다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상당수 보건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고 정부의 무대책을 비난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선 보건소 야간진료 사업이 처음부터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보건소의 기능은 진료가 아니라 예방사업"이라며 "이미 응급의료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종합병원과 개인병원에서까지 야간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마당에 누가 처방전 하나 받자고 보건소에 오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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