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3개월째에 접어든 A성형외과 이모 원장은 얼마 전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자신이 A성형외과에 대해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했으니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이 원장은 전화를 걸었던 C씨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라는 사실에 더 당황했다.
최근 일반의가 성형외과로 상표등록을 하고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이의제기를 하는 사례가 발생해 주목된다.
앞서 동일한 진료과목 전문의 간에 의료기관 명칭을 놓고 실랑이를 벌인 사례는 간혹 있었지만 위와 같은 사례가 문제시 된 것은 처음이다.
또한 비의료인이 악의적으로 의료기관 명칭으로 상표등록을 한 뒤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의사에게 명칭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의사협회가 대책마련에 나선 바 있다.
이 원장은 “뜻밖의 전화에 당황스러웠다”며 “일반의가 ‘OO성형외과의원‘이라는 명칭에 대해 상표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한 특허청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 유사한 사례가 없으려면 특허청에 문제점을 분명히 짚어야 한다”며 “성형외과의사회 등 의료단체와 논의해 공식적으로 이의제기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성형외과의사회는 조만간 열리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성형외과의사회 국광식 부회장은 “의료기관 명칭은 의료인만이 등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전문과목 간판은 전문의만 상표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조만간 특허청에 의사회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사례는 의료법과 특허법이 상충하는 것”이라며 “의료법이 특별법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를 따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의료기관 상표등록 분류는 진료과목별로 나뉘는 게 아니라 모두 의료업으로 정리된다”고 했지만 특허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A성형외과의원'은 의료업이 아닌 '성형외과업'으로 구분돼 있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일반의가 성형외과로 간판을 게재하는 것은 엄연한 의료법 위반”이라며 “다만 제한된 크기 내에서 진료과목을 ‘성형외과’라고 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아예 전문과목을 표기한 간판은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복지부 측은 이 원장의 유권해석 요청에 대해 “특허청은 ‘A성형외과’에 대해 상표등록을 한 것이므로 이를 제외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특허권 침해가 아니다”라며 “이 원장은 A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맞지만 ‘성형외과’는 본인의 전문과목을 표기한 것이므로 명칭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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