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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2020년 트라우마…의료계 협의체 왜 거부하나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 2020년 협의가 이뤄졌던 의·정 협의체와는 조건과 상황이 달라 현재 상황에선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료계 관측이 나온다.16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여부가 안갯속으로 가고 있다. 논의 가능한 의제를 두고 여당과 정부 간 입장 차까지 벌어지면서 이에 대한 의료계 신뢰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모습이다.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안갯속으로 가고 있다. 2020년 당시와는 조건과 상황이 달라 지금대로면 협의체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9.4 의정 합의로 탄핵 직전까지…직역·세대 간 갈등도의료계에선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가 어려운 원인 중 하나로 9.4 의정 합의가 남긴 선례를 꼽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4일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여당과 의정 합의를 체결했다. 본격적인 의료계 투쟁이 벌어진 지 한 달만이다.관련 합의문은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와 각각 이뤄졌는데, 의대 증원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코로나19 확산 안정화 이후까지 중단하는 것이 골자다.하지만 이 같은 합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으면서 협의체 자체에 대한 의료계 불신이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 등에서 의료계와 대화했다는 입장이지만, 여기서 구체적인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에서도 2000명 숫자가 통보식으로 결정됐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이들 협의체에서 의료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참여 사실이 "의료계와 대화했다"는 선전용으로만 쓰이게 된 것.2020년 의정 합의 당시 의협 집행부가 탄핵 직전까지 내몰린 것도 협의체 참여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당시 대전협은 의협에 협상 관련 전권을 위임한 바 있는데, 합의가 이뤄지자 독단적인 결정이었다는 이유로 분열이 발생했다. 정작 대전협은 그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합의가 깜깜이로 진행됐다는 것.복귀 과정에서도 문제가 많았는데, 집단행동 중단 여부를 두고 내부 분열이 생긴 탓이다. 여기에 의대생 의사 국가시험 구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관련 갈등이 직역·세대 간 불신으로 확대됐다.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의협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내부적인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더욱이 그때와 달리 현 의협 집행부는 대전협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지도 못했다. 오히려 대전협은 2020년 당시 상황 등을 이유로 사태 초기부터 의협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실제 지난 6월 의협이 범의료계대책위원회 발표와 함께 대정부 3대 요구안을 발표했을 당시, 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전협이 발표한 7대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한 것이며 대전협 비대위는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가 사직 전공의 복귀를 원한다면 전공의와 이야기하면 된다. 임현택 회장은 최대집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서로 다른 정부·의료계 위기감…누구 말이 맞나이런 상황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해도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할 수 없다는 조건까지 걸린 상황이다. 이에 현 위기 상황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 시각차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현재 일선 현장에선 응급실을 중심으로 의료 붕괴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관련 통계도 계속되고 있는데 보건의료노조가 65개 의료기관 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응급실 운영 실태 조사' 결과 가동률이 81% 이상인 응급실은 3곳에 불과했다.실제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전문의·전공의가 지난해 4분기 기준 910명에서 지난 8월 513명으로 43%가량 감소했다.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또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의료공백 기간 응급실 환자 내원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응급환자 천 명당 사망자가 전년 동기보다 0.9명 증가했다.반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월 응급실 내원 환자 중 사망자 수는 2만2732명으로 전년 동기 2만3487명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기엔 전원·이송 과정에서 사망한 환자는 포함되지 않았고, 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자체가 감소해 그 여파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의료계 반박이다.더욱이 정부는 현 상황이 의료 붕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응급의료 종합상황 브리핑서 이같이 밝힌 바 있다. 또 전날 있었던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응급의료 붕괴로 "국민이 죽어 나간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가짜뉴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지금에 와선 정부와 여당 간 입장 차도 벌어지고 있다. 전날 '지역·필수의료 체계 개선'을 주제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025년 의대 증원 유예 역시 여·야·의·정 협의체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이를 극구 반대하며, 현 상황을 정부가 관리할 수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불참 못 박은 의협…정부 태도 바뀌어도 참여 부담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2020년엔 코로나19로 정부와 의료계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서둘러야 하고, 의료계 역시 집단행동을 지속하는 것에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현 응급의료 위기 상황은 그 원인이나 여파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 간 인식이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이어 "의료계는 정부 정책으로 전공의가 떠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애초에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라며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해도 대전협 반대 등 의협엔 협의체에 참여 자체가 부담이다. 정부와 여당 간에도 이견을 보이는데 의료계가 무엇을 믿고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의협 역시 13일 8개 단체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불참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정부 태도 변화가 없는 시점에서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는 이유에서다.여기엔 의협 대의원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경기도의사회 제외)가 동참했다.이와 관련 의협 최안나 대변인은 "정부가 먼저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현 사태 해소를 위해 전향적인 논의를 제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의료공백 사태의 원인을 전공의에게 돌리고 있다. 국무총리가 전공의에게 함부로 말하고 현실을 왜곡하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이어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지 않으면 이 사태는 해소되지 않는다. 정부는 협의하자면서도 죄 없는 전공의들을 경찰 조사하고 겁박하고 있다"며 "이건 대화 제의가 아니고 의료계를 우롱하는 것이다. 대화를 바란다면 정부는 즉각 전공의 사직 관련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2024-09-17 05:30:00병·의원

투쟁 국면에 박근태 대개협 새 수장 "휴진보단 준법 투쟁"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과대학 정원 증원으로 촉발됐던 의대 교수들의 휴진 투쟁이 주춤하고 있다. 오는 29일 대한의사협회 무기한 휴진 여부가 논의하는 가운데, 새 개원의 단체 회장이 준법 투쟁을 강조하고 나섰다.27일 대한개원의협의회 15대 회장에 당선된 박근태 신임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의대 증원 갈등으로 모든 개원가 현안이 묻힌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의료계·정부 갈등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가 개원의 단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만큼, 대한개원의협의회의 위상을 다시 세워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각오다.의과대학 정원 증원으로 의료계가 혼란한 상황에서 대한내과의사회 전 회장이었던 박근태 후보가 15대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에 당선됐다.그는 앞으로 개원가가 가야 할 투쟁 방향과 관련해 박 회장은 합리적 판단과 이성적 투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휴진보단 주 40시간 진료 등 준법 투쟁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그 대신 대국민 홍보 등 대개협 위상을 높여 자연스럽게 의협 위상을 강화하는 등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이 적합하다는 판단이다.이와 관련 박 회장은 "선배로서 전공의와 의대생 마음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며 "사실 개원가가 휴진 투쟁을 하긴 쉽지 않다. 지금은 2000년도 의약분업 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 대신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투쟁을 해야 한다. 주 5일 진료나 주기적인 집회 등 준법 투쟁을 하며 의협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이어 "다만 모든 의사가 분노와 절망감으로 가득 찬 상황이다. 그럼에도 환자를 위해 이를 참고 묵묵히 진료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사태가 1년을 갈지 2년을 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고 사태와 8000명의 의대생에 한 번에 교육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와 함께 박 회장은 새 대개협 집행부 키워드로 소통·화합을 강조했다. 투쟁에서도 향후 회무에서도 내부 결속과 대국민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무엇보다 현 사태에 대한 회원 분노가 큰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활성화, 핫라인 개설 등을 통해 더 가까이서 회원 목소리를 듣겠다는 설명이다. 지난 18일 휴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회원에 대해서도 협회 차원에서 법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대개협 위상 강화와 관련해선 이를 위한 국민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기부·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과 함께 유튜브를 통한 대국민 홍보 강화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가 회장으로 있었던 대한내과의사회는 유튜브 '내 몸의 닥터'로 성공을 거둔 만큼, 그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박 회장은 "엄연히 대개협이 있음에도 정부는 의협이 개원의 단체라며 전공의와 힘을 합치지 못하도록 갈라치고 있다. 의협 산하에 대개협과 대한병원협회가 있는 것인데 의협이 개원의 단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래서 개원의 단체로서의 대개협의 위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해 이를 국민에게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그가 이렇게 투쟁을 입에 담게 된 이유는, 모든 의료계 의제가 의대 증원 블랙홀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올바른 의료 정책 수립 ▲일차의료 및 지역의료 강화 ▲수가 인상 등은 의대 증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첫 삽을 뜨기 어렵다.박근태 신임회장은 향후 회무에서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한편, 의대 증원 사태에서 의협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의대 증원 외에도 개원가에 핵폭탄급 타격을 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남아있다. 특히 최근 복지부가 산모의 산통을 줄이는 페인버스터를 100% 환자 부담으로 돌려버리면서, 비급여 통제에 국민 여론도 들끓는 상황이다.박 회장은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검체검사 수탁고시도 있고 필수의료 패키지가 가장 큰 문제다. 특히 페인버스터 100% 자부담으로 국민도 난리가 났다"며 "합리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무작정 통제하는 것이 문제다.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잘못된 점을 조목조목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의대 증원에 모두 묻혀버렸다. 의대 증원 투쟁에서 의협이 힘을 실어주면서 개원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조하려고 한다"며 "또 다음 달 본격적인 임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 같은 현안에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을 짜고 이를 위한 인선 등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를 위한 집행부 인선과 관련해선 정책단을 신설해 보험·의무 파트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개원가를 옭아매는 것인 정책적인 문제인 만큼, 이를 풀어갈 조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이를 위한 인선은 각과 의사회 회장들의 추천을 통해 이뤄진다. 덕분에 그가 전 내과의사회 회장이어서 받는 과 간 힘겨루기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수가 협상 권한 역시 의협과 상의해 다시 대개협이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가협상이 2년 연속 2% 아래의 인상률로 결렬되는 등 SGR 모형, 깜깜이 진행, 일방적 밴딩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협상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에 먼저 공청회를 제안하는 등 기존의 틀을 깨겠다는 목표다.수익사업에 대한 구상도 있다. 내과의사회가 주도했던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처럼 대개협 차원에서 방문진료 관련 사업을 주도한다는 목표다. 현재 방문진료를 원하는 환자 수요가 높음에도 의사들의 참여율이 저조한데, 높은 진입장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지금에 와선 간호법에 재택간호 전담기관 개설 등이 담기는 등 간호계가 여기 눈독을 들이는 상황인데, 만약 의사 방문진료가 활성화된다면 방문간호는 힘을 잃을 것이라는 진단이다.이와 관련 박 회장은 "일차의료 살리기 공약의 핵심은 커뮤니티케어 사업이다. 초고령 사회가 코앞이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데, 가장 좋은 방안은 일차의료를 살리는 것이다"라며 "하지만 지금의 방문진료는 낮은 수가나 동선 등 진입장벽이 있는 상황이다. 방문진료 접근성을 높일 정책을 마련해 이를 적극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이어 "여러 직역의 반대가 있어 간호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환자가 방문간호와 방문진료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답은 뻔하다"며 "기존에 접근성이 떨어졌던 만관제를 개선해 본사업으로 한 것처럼 의원급이 편하게 방문진료에 뛰어들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6-27 05:30:00병·의원
분석

최종협상만 남긴 내년 수가협상…올해 최후의 승자는?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2025년도 환산지수 수가협상이 최종 협상만을 남겨두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올해 수가협상은 오는 31일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밴드가 결정되고, 이를 토대로 최종 협상에 들어가면 막을 내리게 된다.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장 모두 올해만큼은 가입자와 공급자의 간극을 줄여 밤샘협상을 탈피하자고 입을 모았지만, 이들은 수가협상과 관련된 여러 요소에 의견 다툼을 보여 올해 역시 밤샘협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재정소위 3차 회의에서 결정되는 밴드 규모 및 정부가 추진하는 환산지수 차등적용 도입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2025 수가협상 결과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의원급 1.6% 인상하고 필수의료 위해 10조원 투자?…말뿐인 생색"의사협회는 예년과 같이 올해 또한 협상에 이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의사협회가 올해 수가협상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환산지수 차등적용 불가'와 '실시간 생중계' 역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의사협회는 예년과 같이 올해 또한 협상에 이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의사협회가 올해 수가협상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환산지수 차등적용 불가'와 '실시간 생중계' 역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의협은 최근 5년 동안 이필수 전 회장 집행부가 출범하던 첫해인 2022년만 협상을 체결하고 그 외는 모두 결렬됐다.특히 올해는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으로 인해 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첫 상견례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불협화음을 드러냈다.의원급의 지난 수가협상 인상률을 살펴보면, ▲2020년 2.9% ▲2021년 2.4% ▲2022년 3.0% ▲2023년 2.1% ▲2024년 1.6%로 집계됐다.특히 지난해에는 1.6%라는 역대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이며, 개원가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특히 총진료비가 100조원을 넘어섰음에도 밴딩규모가 예년과 비슷했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당시 개원가는 "수가 인상에 따른 가입자의 부담은 이해하지만, 저수가를 개선하지 않으면 결국 더 큰 비용 부담으로 돌아와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수가협상 구조 개선을 촉구했다.의협 수가협상단은 내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환산지수로 10% 인상을 제안한 상황.대한의사협회 최안나 보험이사는 "지난해처럼 인상률을 1.6%로 못 박고 필수의료 패키지 등에 10조원을 사용한다면 이는 말뿐인 생색에 불과한 것"이라며 "정부가 진심으로 의료계 정상화를 희망한다면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10% 인상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병원협회 또한 좋지 않은 사정은 매한가지다. 병원협회의 수가협상 인상률은 ▲2020년 1.7% ▲2021년 1.6% ▲2022년 1.4% ▲2023년 1.6% ▲2024년 1.9% 수준이다.지난해 병원협회는 고심 끝에 1.9% 인상률에 도장을 찍고 합의했다. 당시 의료계에서는 대학병원이 코로나19 안정화를 위해 앞장섰지만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병원협회는 올해 수가협상에서 전공의 집단 파업으로 인한 병원 경영난 악화를 지적하며, 의원급이 종합병원의 수가를 넘어서는 환산지수 역전현상 개선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은 "의원급과 종합병원의 환산지수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의사인력 유출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병원계가 맞이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적절한 수가 인상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필수의료 붕괴를 비롯한 현재 의료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부 역시 심각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단vs의료계, 밴드 규모 두고 '신경전'…"의료계에 믿음 보여달라"수가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투입 재정 규모(밴드)에 있다. 밴드가 설정돼야 공급자 단체들이 정해진 파이 안에서 얼마나 나눠갈지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수가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투입 재정 규모(밴드)에 있다. 밴드가 설정돼야 공급자 단체들이 정해진 파이 안에서 얼마나 나눠갈지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건보공단은 의료계 현실을 수가에 더욱 면밀하게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SGR개선 모형 ▲GDP증가율 모형 ▲MEI증가율 모형 ▲GDP-MEI 연계모형 등 총 5개의 환산지수 모형을 기반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올해 역시 공급자 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전체 밴드규모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밴드 규모는 최근 들어 대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도 수가협상은 8234억원, 2019년도 수가협상은 9758억원, 2020년도 수가협상은 1조 478억원으로 오르며 1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수가협상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9416억원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시 2022년 수가협상은 1조666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증가했고, 2023년 수가협상은 1조848억원으로 나타났다.2024년도 수가협상은 1조1975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갔다.건보공단이 최근 3년 연속 흑자를 보이고 누적적립금이 28조원에 달하면서 공급자단체는 올해 또한 충분한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의사협회 최안나 보험이사는 "적정 수가가 보장돼야 의사들이 환자 곁에 남아 의무를 다할 수 있는데 이는 재정소위에서 결정되는 밴드에 달려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소청과와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목적이 분명한 만큼 충분한 재정 규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정부는 충분한 재정 규모를 마련해 의료계에 신뢰를 보여달라"며 "또한 공급자단체가 꾸준히 요구하는 바에 따라 정부는 깜깜이 협상을 중단하고 밴드 규모를 미리 알려주고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병원협회 또한 전공의 집단이탈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대학병원들의 상황을 강조하며, 충분한 밴드 규모가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은 "지금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의료전당체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충분한 수가인상을 통해 대학병원이 생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하지만 공단 측은 향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의료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방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2024년도 건강보험료율이 7.09%로 7년 만에 동결된 점 역시 밴드 규모 확대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 협상단장인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건강보험 재정은 지금 3년 연속 흑자 상황이지만 중장기 재정 전망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며 "어려운 경제 환경 속 가입자의 부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겠다"고 밝혔다.최종협상 직전까지 정부는 의사협회가 선결조건으로 제안한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적용 불가'를 수용하지 않으며, 의사협회가 31일 수가협상장에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 의협 최종협상 자리 나타날까?…'환산지수 차등적용' 관건최종협상 직전까지 정부는 의사협회가 선결조건으로 제안한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적용 불가'를 수용하지 않으며, 의사협회가 31일 수가협상장에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의사협회는 재정소위 결과를 토대로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의사협회 최성호 수가협상단장은 "의사협회는 무조건 불참을 선언하며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환산지수가 차등적용 된다면 인상이 몇 프로로 결정 나든 의미 없다. 반드시 공단 측에서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확답을 받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최안나 보험이사 또한 "정부는 검체 검사, 영상 수가가 다른 행위 유형보다 높다고 주장하는데 살펴보면 이 행위들의 수가도 정상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필수 의료 수가를 별도로 올리고 싶다면 별도재정을 투입해서 지원해야 한다. 환산지수 쪼개기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건보공단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환산지수 차등적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공단은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배제한다는 상호 협의 하에 계약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협이 제시한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약서에 서명을 거부한 바 있으며, 28일 개최된 재정소위에서도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배제하겠다는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그동안 모든 유형의 환산지수가 일괄 인상되며 행위 유형별 보상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환산지수를 세분화하거나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보상이 낮은 진료료, 수술 등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4-05-29 05:30:00정책

불합리한 밴드협상 제동 급제안 나선 의협…반영될까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대한의사협회가 수가협상의 불합리한 밴드협상구조를 지적하며, 사전에 5개 의약단체장이 만나 밴드 규모를 합의하고 수가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대한의사협회 최성호 수가협상단장은 28일 가입자와 공급자, 건강보험공단의 3자 간담회를 마치고 이같이 제안했다.대한의사협회가 환산지수 수가협상의 불합리한 밴드협상구조를 지적하며, 사전에 5개 의약단체장이 만나 밴드 규모를 합의하고 수가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5월 초 5개 의약단체장과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을 통해 밴드 규모를 확정짓고, 그에 따라 단체협상을 진행하자는 주장이다.최성호 단장은 "마지막 날 밴드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단체장들이 합의해 우선 밴드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며 "합의가 진행되면 그에 따라 수가협상에 들어가고, 합의가 결렬되면 수가협상 역시 결렬로 가는 방향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수가계약은 과거 고시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졌던 의료수가를 의료공급자와 보험자가 상호 동등한 위치에서 합리적으로 결정하자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기존보다 더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계약구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적정수가 인상의 근거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소위에서 정해준 '밴딩' 폭 내에서 건보공단이 제안한 수치에 대해 공급자가 수용 할 것인지 여부만을 결정하는 과정이 반복되어 가고 있다는 주장.최 단장은 "원가이하의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를 방치해 온 결과, 지역·필수의료는 붕괴되고, 전공의는 미래가 없다며 의료현장을 떠나간 이후 돌아올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일차의료 소생을 위해서는 2025년도 환산지수 10%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정부가 재정여력이 있을 때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른 재정 10조를 수가 인상을 위한 밴드에 투입하고, 의료사고 소송 비율을 일본 수준으로 낮춘다면 국내 어떤 의사들도 파업이나 시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했다.한편, 대한의사협회가 수가협상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적용'과 관련해서는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최성호 단장은 "간담회는 의협 주장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31일 협상 참여 여부는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의협 입장에서 너무 억울한 사태가 발생하면 법률적인 문제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이날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에 참여하고 있는 최안나 총무이사 겸 보험이사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서울 건강보험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다.■ "공급자 없는 깜깜이 협상 멈춰라"…최안나 이사 1인시위이날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에 참여하고 있는 최안나 총무이사 겸 보험이사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서울 건강보험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다.최안나 이사는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수가 정상화'와 '공급자 단체의 재정소위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최안나 이사는 "그동안 의료계는 총 재정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채 깜깜이 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지난 1차회의부터 의료계가 재정소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오늘 직접 나와 1인시위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그는 "적정수가를 의사 배불리기라고 하지 말아달라"며 "급여만으로 충분히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보장돼야 비급여 끼워팔기 등의 왜곡된 문제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재정소위에 참여를 원하는 의료계 단체는 의사협회뿐 아니라 모두 바라고 있다"며 "잘못된 수가협상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5개 공급자 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또한 최안나 이사는 필수의료 체계 유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정 수가 마련이 최우선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이전에 수가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며 "가장 기본적인 수가가 원가 이하인데 어떤 의사가 분만을 하고 응급실, 중환자실을 지키려고 하겠냐"고 지적했다.이어 "지난해처럼 1.6% 인상률을 의원에 주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공공수가 신설 등을 한다고 해도 말뿐인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왜곡된 의료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재정소위 위원들이 생각한다면, 이번 수가협상에서 의협이 바라는 10% 인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밴드 규모 및 인상률을 위원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4-05-28 19:57:55정책

수가협상 '현장 생중계' 요구한 의협 "수가 10%인상" 촉구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한의사협회가 2025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회의를 실시간 생중계하고, 수가를 10% 인상하라는 초강수를 뒀다. 또 이날 진행되는 1차 협상 현장을 생중계할 예정이다.16일 대한의사협회는 '2025년도 수가 협상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수가 협상 선결 조건으로 ▲행위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절대 불가 ▲단체별 순위 적용 철폐 ▲수가 협상 회의 실시간 생중계를 요구했다.대한의사협회가 2025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회의를 실시간 생중계하고, 수가를 10% 인상하라는 초강수를 뒀다.의협 임현택 회장은 2025년도 수가 협상에 참여하면서 협상의 모든 과정을 국민과 회원에게 소상히 알리겠다고 밝혔다.이번 수가 협상은 붕괴를 목전에 둔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바로잡는 중대한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왜곡된 이유는 수가 협상이며 그 과정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통해 마련한 '행위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이 이번 수가 협상부터 적용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이는 수가를 일률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저평가된 항목을 차등으로 올리는 방식이지만, 고평가된 항목의 수가 인하가 함께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 대상으로는 영상 및 진단 검사가 지목되고 있는데 이 역시 필수의료에 해당한다는 것.임 회장은 이렇게 되면 여러 진료과의 협진과 다양한 직종의 지원 연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의 나눠먹기식 수가 협상으로 1차 의료가 무너졌다면, 행위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다른 종별까지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다.우리나라 보험수가가 원가의 8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내년도 의원·병원 유형 수가를 최소 10% 인상하는 등 조속히 원가의 100%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와 함께 국고지원금 20% 투입을 통한 국민건강보험 재정 정비를 요구했다.이와 관련 임 회장은 "국민이 마음 놓고 동네 병·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상 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제도의 정상화를 위해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보다 건강보험 수가 개선이 더 중요하다"며 "의대 증원 절차를 당장 중단하시고 시급히 수가 협 상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의협 성혜영 대변인 역시 일부 행위 유형의 수가를 동결시켜 마련한 재원으로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행 수가체계를 더욱 기형적으로 만든다는 우려다. 또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협상 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단체별 순위는 적정 수가 결정의 치명적인 걸림돌이기 때문에 단체별 순위 매김과 나눠 먹기 식이 아닌 합리적인 수가 계약 방식을 요구한다"며 "의료제도는 모든 국민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명명백백히 결정 과정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동안 수가 협상은 깜깜이 협상으로 불릴 만큼 폐쇄적으로 운영돼 오늘날의 의료 문제들을 초래했다"며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보험료와 진료비로 직결되는 수가 협상의 모든 과정을 생중계해 일체의 의혹을 불식하고 의료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4-05-16 14:16:59병·의원

"서울고법에 투명하게 자료제출" 정부 압박나선 전의교협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가 4일 성명서를 통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을 향해 사법부가 요구한 의대증원 근거 자료를 투명하게 제출해줄 것을 촉구했다.전의교협은 4일 '한국 의학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이자리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전의교협 김창수 회장은 4일 토론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의교협은 "복지부와 교육부는 스스로 투명하고, 공정하며, 과학적이며 수없이 많은 의료전문가가 검토하고 만들었다는 수천장의 자료와 회의록을 사법부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전의교협에 따르면 앞서 서울고법은 오는 10일까지, 2000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자료, 현장실사 등 조사자료, 배정위원회 회의록, 세부 예산계획 등 자료를 요구했다.이어 재판부 결정 이전에는 의대증원 절차를 진행하면 안된다고 적시한 점에서 의대 2000명 증원시 부실 교육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타당성이 있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라고 봤다.특히 전의교협 측은 서울고법이 이 같은 요구를 한 상황에서 지난 2일, 교육부와 대교협 측이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 의대증원 현황을 발표한 것을 두고 날을 세웠다.전의교협 측은 "2000명 증원과 배분이 깜깜이 밀실 야합에 의한 것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며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또한 전의교협 측은 의학회 및 관련 학회와 연계해 의사 수 추계모형의 타당성, 수급관리 적정성, 예산 및 투자의 현실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30~50명의 국내외 전문가 풀을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향후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확보하면 객관적으로 검증해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임을 강조했다.전의교협 측은 "정부는 의대증원 결정을 내린 근거가 될 수 있는 수준의 자료를 마땅히 제공해야한다"면서 "정부는 입학정원을 확대하고 배분 절차를 당장 중지, 재검토 해야한다"고 말했다.
2024-05-04 17:04:47병·의원

기대감 사라진 개혁특위...의협 불참 의사에 시작부터 삐걱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의료계 참여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불참 이유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부각하면서 이를 반면교사 삼은 별도의 위원회 구성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다.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25일 첫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이는 정부가 의료 개혁 정책으로 제시한 필수의료 패키지를 구체화하기 위한 사회적 협의체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논의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보건복지부는 25일 첫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가 개최할 예정이지만, 의료계 불참 의사가 확고해 논란이 예상된다.구체적으로 다룰 사안은 ▲인턴제 개선 ▲지역필수의사제 ▲의료인 업무 범위 개선 ▲면허관리 선진화 ▲기능 중심 의료기관 체계 전환 ▲종별 가산 개편 ▲지역의료 발전기금 신설 ▲의료인 형사처벌 부담 완화 ▲의료기관안전공제회(가칭) 설립 추진 ▲실손보험 개선 ▲혼합진료 금지 ▲미용의료 개선 등이다.복지부는 지난달 3일 교육부·법무부·금융위원회 등과 TF를 만들어 출범을 준비해왔다. 위원장으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을 위원장으로 내정됐으며 ▲6개 부처 정부위원 ▲공급자단체 10명 ▲수요자단체 5명 ▲분야별 전문가 5명 등 20명의 민간위원을 선정하고 있다.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차기 집행부 모두 이에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정작 중요한 의료계 없는 반쪽짜리 협의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의료계가 이 특위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수요자·학자 등이 과반을 차지한 위원구성 때문이다. 관련 예시로 부각한 것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인데 이 역시 공무원·의료계·시민단체 등이 각각 3분의 1의 비중을 가져가는 위원구성이다.구체적으로 25명의 위원 중 위원장 한 명에 ▲대한의사협회 등 공급자 대표 ▲시민·환자단체 등 가입자 대표 ▲정부 부처 관계자 및 학자 등 공익위원이 각각 8명씩 참여하고 있다.위원구성은 공평한 듯 보이지만 의사결정 구조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의료계 비판이다. 가입자 대표와 공익위원이 정부 측이어서 2대1의 싸움이라는 이유에서다.실제 건정심의 대표적 결정 사항인 수가 협상은 일방적인 통보 방식으로 악명 높다. 가입자단체가 정한 추가소요재정(밴드) 안에서 직역·종별 공급자단체가 인상분을 나눠 가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밴드 설정에 공급자단체가 관여할 수 없고, 낮은 인상률에 협상을 결렬해도 그대로 정해지거나 페널티로 더욱 낮아진다.가입자·공익위원의 절반을 복지부가 결정하는 것도 비판 대상이다. 특히 2010년에 대대적인 위원 교체가 이뤄지면서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6년 위원 교체 당시엔, 복지부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었던 단체가 그 대상이 됐다며 보복성 조치라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특위 불참 이유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부각하면서 이를 반면교사 삼은 별도의 위원회 구성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은 건정심 현장실제 건정심에 상정된 대부분 안건은 가결되는 반면, 관련 회의 내용은 10 페이지 안팎의 결정 사항만 공개돼 깜깜이라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에서 각 위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것.만약 특위가 건정심과 같은 구조로 진행된다면, 의료계는 결정 사항에 아무런 관여도 하지 못한 채 협의에 참여했다는 명분만 줄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우려다.실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와 차기 집행부는 모두 특위가 제2의 건정심이 될 것을 우려하며 불참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20일 관련 입장문을 냈으며, 임현택 회장 당선인은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복지부 장·차관 파면 및 더불어민주연합 김윤 당선인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이와 관련 의협 한 임원은 "특위가 건정심처럼 될 것이 명확하다. 의료는 마치 원자력 발전소처럼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하지만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듯 전문가 의견이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전문가 주의를 인정하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전문가의 역할은 조언 정도에만 그치고 있다.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를 전문가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본 의사수급분과위원회처럼 의사 수요를 과학적으로 추계하는 구조가 아니라면 의료계가 참여를 바라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선 의협의 특위 불참이 더 큰 파국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의협 참여 없이도 의결이 이뤄졌던 지금까지의 건정심을 보면, 특위 불참으로 정책 방향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협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 역시 차기 집행부를 향해 특위 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실제 의협은 2003년과 2018년 낮은 수가 인상률에 반발해, 2012년엔 포괄수가제 도입에 반대해 건정심을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심사평가 및 실사제도, 보장성 강화 정책 등이 의료계 제동 없이 의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개혁을 약속받고 복귀했다.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가 특위에 끝까지 불참한다면 현 상황이 출구 없이 파국으로 치 닫을 것이어서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물론 특위 참여가 공연히 협의했다는 빌미만 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의료계가 먼저 대화를 거부했다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완전히 고립되는 꼴"이라고 우려했다.이어 "실제 의료계가 비공개 1대1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미 여론몰이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런 여론은 정부가 정책을 원안대로 강행할 명분이 될 것"이라며 "특위에 참가하지 않겠다면 원점 재논의 대신 의료계 주도 협의체를 더 대대적이고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등 명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2024-04-24 05:30:00병·의원

평행선 달리는 수가협상 개선…정부 "SGR 모형 이미 개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수가협상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의료계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이미 개선된 SGR 모형과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고 맞서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19일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약사회와 함께 '수가협상제도의 합리적인 개선방안 마련 국회토론회'를 열고 관련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수가협상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의료계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이미 개선된 SGR 모형과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고 맞섰다.수가 밴드를 설정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단체가 참여할 수 없으며, 협상 결렬시 중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5월 2024년도 수가협상에서 의원유형은 1.6%의 수가인상률을 받아 2년 연속 결렬됐고 약국도 1.7%의 인상률로 결렬됐다.주제발표를 맡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우봉식 원장은 공단 재정위가 직장·지역가입자 20명과 공익대표 10명 등 30명으로만 구성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이 때문에 공급자단체는 외부에서 의료현장 상황을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기회가 박탈되는 경우가 잦다는 것. 반면 일본 등 해외는 수가결정구조에서 자문을 구하는 단체에 의료계 대표가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의협 조정호 보험이사 역시 현 수가계약제도가 깜깜이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현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SGR 모형을 계속해서 사용하면서 그 결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도 없다는 것.협상 결렬시 중재를 진행하는 기구도 없어 일방적으로 공급자단체만 패널티를 받는 구조 역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재정위에 공급자단체 참여 ▲물가·최저임금 등을 감안한 밴딩 규모 설정 ▲협상 전 밴드 규모 및 결정 근거 선 공개 ▲별도 중재기구 신설 ▲공급자단체 패널티 부과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반면 건보공단은 이미 기존 SGR 모형에 고령화지수, 1인당 실질 GDP, 의료물가지수 등을 반영한 4개 모형을 도입한 바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제도발전협의체에 어느 모형을 도입할지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것.재정위 공급자단체 참여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로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수가협상 도중 공급자단체의 입장을 전할 기회를 계속 제공한다는 방침이다.보건복지부 손호준 과장 역시 수가협상 구조를 개선하는 것 만으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총 진료비 증가로 인한 추가소요재정 규모 확대, 수가환산지수 및 상대가치 등의 문제가 얽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관련 개선책은 계속해서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2023-09-19 17:15:10병·의원

개원의들 수가협상 방식 문제 많다..."협상 아닌 일방적 통보"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원유형 수가협상이 1.6% 인상률로 마무리되면서 의료계에서 규탄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불공정한 구조로 공급자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한다는 지적이다.12일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불합리한 수가협상 개선 방안'을 주제로 2023년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현행 수가협상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논의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불합리한 수가협상 개선 방안'을 주제로 2023년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현행 수가협상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논의했다.주제발표를 맡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우봉식 원장은 해외의 수가협상 구조를 소개하며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그중 일본은 우리나라 인상률 개념인 개정률을 내각이 설정하는 방식으로 의료비를 관리하고 있다. 개정률 설정은 관련 법적기준이 없어 전적으로 내각의 판단에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건강보험 수가 산정 방식에 규정이 없는 만큼, 주무부처장인 후생노동대신과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에 광범위한 재량이 주어지고 있다는 것.여기서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는 실질적으로 수가를 결정하는 기구로 공급자 측과 지불자 측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개개의 점수보다 의료의 방향성, 산정 방식의 선택, 산정 기준의 구성 등을 논의한다는 설명이다.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사용 중인 SGR모형을 폐기한 후 성과 기반 인센티브 프로그램인 새로운 지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우봉식 원장독일은 보건의료 서비스 전체를 포괄하는 방식이 아닌, 주요 서비스를 부문별로 나눠 각각의 총액을 설정하는 부문별 총액관리제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적용받는 요양기관이 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반면 우리나라 수가정책은 단지 건강보험 보장률을 몇 퍼센트 인상할 것인지 논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우 원장은 수가협상이 매년 낮은 인상률로 결렬되며 무용론이 이는 상황을 조명했다. 지금 수준의 정책으로는 당면한 의료현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우려다. 올바른 수가협상 구조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선 보건의료정책 전반에 대한 국가정책 비전이 먼저 확립돼야 한다는 것.그는 보건의료정책의 핵심으로 인력과 자원을 꼽았다. 이중 인력 양성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관련 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반면 병상·의료기기 등 자원 관련 정책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정책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자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병상과 관련해서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관리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우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12.8개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8% 남짓인 우리나라가 노인인구 비율 30%에 달하는 일본보다 병상 수가 많다는 것은 심각하고도 중대한 문제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학병원들이 수도권에 우후죽순으로 분원을 지으면서 병상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이외에도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실손보험과 건강보험의 관계 설정 등, 수가계약제 이전에 해결하는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며 "잘못된 정책의 피해는 결국 국인에게 돌아간다. 이제라도 수가계약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건보재정과 연계해 보건의료 정책 전반의 비전과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한다"고 촉구했다.대한의사협회 조정호 보험이사이어진 주제발표에서 의협 조정호 보험이사는 우리나라 수가계약제도의 구체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전했다.조 보험이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수가협상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심의·의결에 따라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지금의 수가협상 구조는 재정위가 결정한 밴드 내에서, 공단이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각 유형별 순위 및 재정 증가폭을 공급자에게 통보하는 방식이다.여기서 재정위는 사전에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이 때문에 수가협상이 깜깜이로 이뤄지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방식은 협상이 아닌, 최종인상률 수용여부만을 결정하는 통보라는 것.SGR모형이 가진 구조적인 한계로 도출된 결과가 순위 설정에만 이용되고, 객관적 데이터 없이 인상률이 2% 이내로 통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또 수가협상 과정은 물론 결렬시 중재할 수 있는 기구가 없어, 건강보험정책심의워원회 역시 공단 제시안을 추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밴드가 늦게 결정돼 협상이 다음날 아침까지 이뤄지고, 그 규모 역시 공개하지 않아 공급자간체 간의 눈치싸움이 생기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했다.조 보험이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재정위에 공급자 위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물가인상률 최저임금 등 객관적 상황을 감안한 기본 밴딩 규모를 설정하고, 이 외의 인상률은 공단 수가협상단에 재량권을 부여하는 이원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협상 전 재정위가 공급자에게 밴드 규모 및 결정근거를 공개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와 함께 공단이 수가협상 당자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하고, 별도의 기구를 마련해 협상 결렬 시나 건정심 심의·의결 전 중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 조 보험이사는 "공단과 공급자단체는 동등한 입장이지만, 협상결렬 시 최종 제시된 인상률을 초과할 수 없다는 등 공급자 단체에만 패널티가 부여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밴드 규모는 최소 협상 전까지 결정해 협상 기한을 준수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협상 과정 중에 공급자단체와 재정위가 양측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한의사협회 장성환 법제이사의협 장성환 법제이사는 헌법재판소나 대법원 판결로 봤을 때에도 현 수가협상 구조는 부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수가계약제는 법에서 정한 계약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실제 2020년 있었던 헌재 결정문에 따르면 "계약제의 원칙은 공단이 거부하는 경우 더 이상 실효적이지 못하게 된다"며 "요양급여비용 지급은 반드시 계약에 의한다고만 하기 어렵다. 최종적으로는 고시에 의하는 것이라는 보는 것이 실제에 더 부합한다"고 명시돼 있다.계약이란 본디 결렬 시 당사자의 의사합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성립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지금의 수가협상은 수가를 결정하는 순서가 잘못돼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장 법제이사는 "요양급여비용을 책정하려면 필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편입 시 원가를 분석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정하는 것이 순서여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재정위가 정한 밴드를 한도로 유형별로 나눠먹기 협상을 유도하는 구조다. 진정한 수가계약제는 취지에 따라 수가를 결정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제대로 된 수가계약이라면 수가가 원가에 접근하도록 유인하는 메커니즘을 갖춰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선 계약 절차를 통해 의료의 질과 양, 원가 등 성과지표를 명확히 정의하고 모니터인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의료비 증가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선 억제 기전을 마련해 행위량 감소를 유도하는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또 수가 현실화로 증가하는 예산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원 규모는 당해 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로 하고 이중 14%를 국고에서, 6%를 기금에서 마련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봤다.이와 관련 정 법제이사는 "현행 수가계약제를 계약의 본질에 부합하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며 "일방적으로 정한 인상률을 따르지 않는다고 그대로 정하거나 패널티를 부과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헌재 역시 계약제 도입 이유를 의료계 요양급여에 대한 보수 현실화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이미 원가 이하의 저수가로 고착된 기존 요양급여비용을 토대로 수가를 인상해봐야 저수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꼬집었다.한편, 대개협은 이날 토론회 패널로 수가협상 핵심 주체인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를 초청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했다.
2023-08-14 05:30:00병·의원

서울백 폐원 결정에 노조 "도심 의료공백 초래" 투쟁 예고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인제학원 이사회가 지난 20일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하자 보건의료노조가 폐원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투쟁을 예고했다.앞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와 서울시 등 지자체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에서 노조까지 힘을 합쳐 폐원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서울백병원 전경보건의료노조는 20일 이사회 결정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일방적인 폐원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일방적 폐원 결정 철회를 위한 투쟁과 함께 민주적인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경영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사회 직전까지 일방적인 폐원 결정을 유보하고 민주적인 논의기구를 꾸릴 것을 호소했지만 만장일치로 폐원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폐원 결정은 직원들의 생계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로 이사회 참관도 거절당했다고 했다.보건의료노조 측은 이번 폐원 결정이 깜깜이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구성원과 아무런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일방적이고 폐쇄적으로 폐원을 결정했다"며 "노조는 재단과 병원의 일방적인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폐원결정 철회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적자라는 이유만으로 병원을 폐원해선 안되고 폐원 저지 투쟁 과정에서 만난 환자들은 병원이 없어져선 안된다고 울분을 토했다는 게 보건의료노조 측의 전언이다.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측은 지난 2016년부터 7년째 수천억원의 적자 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방법이 없어 끝내 폐원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노조 측은 도심 속 의료공백을 우려하며 경영 정상화 방안 논의할 것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인제학원 측도 폐원 결정과 관련해 노조를 포함한 구성원들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폐원 결정에 대한 후속조치에 대한 부분으로 노조의 주장과는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06-21 09:28:58병·의원

거부 아닌 협상 선택한 의협 "투입 재정 2조까지 늘려야"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지난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일일 확진자 수가 60만명까지 치솟자 정부는 방역체계 대전환을 시도했다. 동네의원도 코로나19 검사와 진단, 치료를 할 수 있게 했다. 환자가 폭증하자 일선 동네의원도 코로나19 대응에 적극 나서게 됐다.이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급여 진료과 중심으로 급여 진료비 매출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유난히 혹독한 시간을 보냈던 터라 매출 증가는 특히 더 도드라졌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진료비 통계지표를 보면 지난해 1분기 소청과와 이비인후과 급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3.9%, 163.1%씩 폭증했다.이 같은 결과는 올해 '독'이 되어 돌아오는 모습이다. 의료기관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짓는 수가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의협 수가협상단은 18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의원 수가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수가협상권을 반납하면서 올해 수가협상에는 의협이 직접 참여한다. 수가협상단은 김봉천 기획부회장을 단장으로 조정호 보험이사, 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 백재욱 의협 보험자문위원이 참여한다.올해로 네 번째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는 지난 18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건보공단과 1차 협상에서 다른 단체와는 달리 한 시간 이상 대화를 했다"라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은 그만큼 갭이 크다는 것이다. 현실이 녹록치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김봉천 수가협상단장(기획부회장)도 "건강보험 진료만으로도 경영이 가능해야만 안정된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라며 "부수적 수입이 없는 의원은 급여진료비가 주된 수입원으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진료 왜곡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지난해 총진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9.5% 수준이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해 의원급 진료비 증가율은 행위료 기준 23.5%. 여기서 법과 제도를 제외한 순진료비 증가율은 22.6%다. 법과 제도를 적용해도 진료비 증가율에 큰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조 이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만 해도 진료비 증가율은 해마다 10~11%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증가율은 9%대다. 코로나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노인 인구가 증가했음에도 이전과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라며 "굉장한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반증한다"라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지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비급여였던 진료비가 통계에 잡히면서 급증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는데 오히려 수가 인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대응으로 발생한 진료비, 비급여의 급여화 영향까지 반영하면 실제로 의원급에서 진료비가 증가한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수가협상에서 중요하게 반영하는 진료비 증가율이 다른 유형 보다 높아 협상 길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달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5% 이상은 인상해야 한다는 미션까지 내렸다.김 단장은 "대의원회는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상적인 의료가 제공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본다"라며 "작년과 올해 물가인상률이 5% 수준이고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10.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소 물가인상률 수준의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개원의는 수가 인상이 수입과 직결되는 부분이고 수가 인상의 복리 효과가 미치는 영향도 크다"라며 "수가협상에 임하는 건보공단의 태도와 재정위의 재정 투입 규모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협상 중단까지도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의협 수가협상단은 18일 건보공단과 1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건강보험 재정 흑자, 당해 연도 지출이 원칙"의협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재정운영위원회(이하 재정위) 운영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공급자 단체도 재정위에 참여해 수가 인상의 정당성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건보공단도 이에 공감, 재정위 산하 소위원회가 수가인상에 투입할 재정 규모를 설정하기 전에 가입자와 공급자가 만나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조 이사는 "매년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투입 재정 설정 규모를 사전에 알 수 없고 어떤 식으로 설정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깜깜이 협상"이라며 "공급자가 가입자에 일방적으로 읍소하는 식의 자리보다는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재정위는 밴드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공급자 단체는 왜 수가를 인상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서로에게 설명하고 이해하는 조율의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재정위는 건강보험 재정과 상관없이 보험료 인상의 부담감을 이유로 2% 내외의 심리적 상한선에서 결정돼왔다"라며 "올해는 적어도 재정 규모를 1조5000억원부터 시작해 2조원까지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공급자 단체는 일관되게 흑자 상태인 건강보험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보 재정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 누적 적립금은 23조8701억원이다.김봉천 단장은 "코로나 때문에 어느 기업체나 공공기관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유독 건보재정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수가 인상에는 유독 인색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건보재정은 적립하는 게 원칙은 아니다. 당해 연도에 쓰는 게 원칙이고 그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며 "지난해 수가협상할 때 보험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수입이 늘었다. 그 수입을 적극 활용하고 가입자들의 걱정인 보험료 인상도 최소한으로 하면 된다"고 밝혔다.
2023-05-22 05:30:00병·의원

수평위 두 달째 표류 "전공의 정원 조정 분란 나 몰라라"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병원 평가 의결기구인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위원들 임기 만료 2개월째 구성조차 안 되고 있다.정부 추천 신임 위원들에 대한 깜깜이 인사 속에 필수의료 진료과별 전공의 정원 조정 방침에 난관이 예상된다.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올해 1월부터 시작해야 하는 보건복지부 소속 제3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위원들 구성과 회의 일정 모두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복지부 제3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구성이 2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2기 출범 13명의 위원들 모습. 전공의법에 명시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총 13명의 위원으로 운영된다.대학의학회 추천 3명과 대한의사협회 추천 1명, 대한병원협회 추천 3명, 대한전공의협의회 추천 2명 그리고 복지부 추천 전문가 3명 및 의료인력정책과장(당연직) 1명 등이다.제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해 말 3년간의 활동을 사실상 종료했다.복지부는 지난해 12월말 해당 의료단체에 공문을 보내 제3기 위원 추천 등 신임 위원 구성에 부랴부랴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하지만 2월 중순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신임 위원들 구성을 어떻게 했는지. 제3기 첫 회의 일정은 언제 하는지 통보받은 의료단체가 없는 상황이다.■수평위 13명 중 3명 복지부 몫…의료단체 추천 관례 대신 윤정부 인사 '유력'의료계 관심은 복지부 추천 전문가 위원 3명이다.전문학회와 수련병원에 파장을 불러올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균형 배치 그리고 필수의료 과목별 전공의 정원 조정이 올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의료단체별 입장이 갈리거나 혼선을 빚을 경우, 복지부 입김이 작용하는 추천 위원 3명에 의해 전공의 정책이 좌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제2기 복지부 추천 위원은 이승우 전 전공의협의회장(전공의협의회 추천)과 김유미 단국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학회 추천) 그리고 임인석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였다.이중 임인석 교수의 중도 사퇴로 2021년 5월부터 아주의대 인문사회의학 허윤정 교수가 합류했다. 허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과 국회의원을 지낸 문정부 인사이다.필수의료 대책에 포함된 과목별 전공의 정원 조정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조규홍 장관 필수의료 발표 모습. 결국, 제3기 복지부 추천 위원들은 윤정부 라인 전문가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인 셈이다.수평위 위원은 "그동안 의료단체 추천으로 복지부 전문가 위원 대부분 선정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런 말도 없다. 현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로 모두 채워지는 분위기"라면서 "복지부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임기 만료 2개월이 지나도록 위원 구성조차 안 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위원들 허탈, 복지부 전화 한통 없어 "2기 워크숍 통해 인수인계와 감사패 전달"그는 "복지부가 2기 위원 구성 후 1기 위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열고 인수인계와 감사패 증정 등 수련환경위원회 활동을 격려하고 유대감을 강화한 바 있다. 위원장을 비롯해 3년간 활동한 위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고 상식"이라고 지적했다.다른 위원은 "복지부로부터 전화 한 통 못 받았다. 위원직 수행에 대한 감사하다는 말조차 없다"며 "코로나 방역과 이태원 사태에 이어 인사발령 등으로 정신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현재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담당부서 과장은 공석이다.복지부는 지난 10일 과장급 인사를 통해 장재원 의료인력정책과장의 행안부 파견 근무를 명했다.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임상교수는 "필수의료 대책에서 과목별 전공의정원 조정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던져놓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들과 해당 부서 과장이 공석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복지부가 자의적으로 전공의 정원 조정을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의료계 내부 분란만 만들어 놓고 정작 중요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운영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그는 "전공의 정원 조정을 위해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역으로 환산하면 올해 10월 내년도 진료과별 레지던트 정원을 책정하기 위해선 상반기 내 정원 배정 기준을 정해야 한다. 전문학회별 전공의 정원은 중요한 현안으로 증원과 감축 협의가 쉽지 않다. 이미 기준을 정해놓고 합의를 종용한다면 학회와 수련병원 모두 갈등만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023-02-13 05:30:00병·의원

수가협상 16번 경험했어도 "올해가 제일 어려웠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의료기관의 한 해 살림살이를 책임질 수가협상 '결렬' 여진이 개원가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의원은 2008년부터 이뤄진 유형별 수가협상 이후 16번의 협상 중 절반이 넘는 9차례 협상 결렬 성적표를 갖고 있다.그다음이 6번 결렬을 선언한 치과와 병원. 직전 2년 동안 연속 결렬을 선언했던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올해 협상을 체결했다. 그 중심에는 수가협상단장인 마경화 치협 보험담당 부회장이 있었다.마 부회장은 올해 수가협상단장으로서 16번째의 협상을 마쳤다. 유형별 수가협상 이전부터 수가협상을 경험해온 수가협상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치협 마경화 보험담당 부회장그럼에도 마 부회장은 "과거 협상을 통틀어 올해가 제일 힘들었다"라며 "모든 게 조금씩 바뀌고 진화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역대급"이라는 표현도 썼다.수가 인상에 투입할 재정 규모(밴드, band)를 결정할 재정운영위원회 권한이 너무 세졌고, 밴드 설정 방식도 예년과 달랐다는 것.마 부회장은 "1차, 2차 밴드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완전히 바뀌었다"라며 "밴드를 두 가지로 운영하는 것도 처음 봤다"고 말했다.이는 올해 수가협상을 마치고 나온 의원 유형 수가협상단장이었던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도 제기한 문제 중 하나다. 김 회장은 재정운영위원회가 밴드를 이중으로 만들어 특정 유형 협상에 이용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마 부회장은 "과거에도 협상에서 버티고 있으면 협상을 진행하다 보니 0.1% 정도 더 줄 수 있다는 등의 대화가 오고 간 적이 있다"라며 "올해처럼 협상 수치에 따라 밴딩이 달라지는 경우는 없었다. 과거에는 대화의 기술 정도로 봤지만 이번처럼 이중잣대 느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래도 20년 가까이 수가협상이 진행되면서 협상 과정이 그나마 많이 투명화된 게 이 정도라고 한다. 건보공단이 강원도 원주로 이전하기 전 서울 마포사옥에서 협상이 진행되던 10년 전까지만 해도 수가협상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재정운영위원회가 설정한 밴딩뿐만 아니라 공급자 단체마저도 서로의 사정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마 부회장에 따르면 2000년대에는 밴드 자체도 공개하지 않았고, SGR 수치도 공유하지 않았다. 공급자 단체도 서로의 인상률을 물밑으로라도 공유하지 않는 말그대로 '깜깜이' 협상이었다. 수가협상 체결을 맺고 와서도 협상 타결을 하지 않았다는 상대를 속이기 위한 허언들이 오갈 정도였다.마 부회장은 올해 수가협상을 역대급으로 힘들었다고 했다.그렇다보니 최종 협상 결과가 공개됐을 때 고개를 갸웃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단적으로 2010년 협상 결과를 보면 의원 인상률은 3%, 한방은 1.9%였는데 당시 의원은 협상 결렬을 선택했다. 수가 인상률을 정하기 위해 쓰이는 SGR 모형을 적용한 결과에서 인상률은 의원 4.8%, 한방이 -2.7%이었는데 각각 순위가 5위, 3위였다. SGR 모형을 반영한다면 한방의 인상률이 의원보다 더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마 부회장은 "공급자 단체는 서로가 제시받은 숫자를 몰랐고, 견제하면서 깜깜히 협상을 진행했다"라며 "철저히 비공개로 협상이 이뤄지다 보니 결과에 대해 제대로 따져보지도 못했다"고 회상했다.그런 의미에서 그는 수가협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신뢰와 존중'을 꼽았다. 올해 수가협상 1차 회의에서도 마 부회장은 "서로 신뢰를 갖고 얘기를 귀담아들으며 배려해 주면서 마음의 상처 없이 협상이 끝나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협상 체결까지 이를 수 있었던 것도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이 협상 과정에서 신뢰를 확실히 줬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수가협상의 잘못은 SGR 모형? "우리 모두 책임 있다"SGR 모형으로 산출된 수가 인상률은 수가 인상 순위과 인상률 간격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의료계는 수가협상에 쓰이는 SGR 모형을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입자 단체는 올해 수가협상에서 SGR 모형 결과가 마이너스 인상률이 나와도 밴드를 인하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점을 짚으며 모형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마 부회장은 궁극적으로 'SGR 모형'에는 죄가 없다고 단언했다.그는 "밤샘 협상을 하는 게 SGR 모형의 탓은 아니다"라며 "SGR은 수가협상 제도를 운용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데 모두 대안도 없이 도구 탓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이어 "SGR에서 올해 수가인상률은 1.69%가 나왔는데 실제 밴드는 1.98%로 최종 결정됐다. 재정위는 이에 대한 근거를 하나도 제시하고 않고 있다"라며 "그냥 협상 마지막 날 1.98이 됐다는 소리만 건보공단 협상단을 통해서 듣는 것이다. 의원 유형 인상률이 왜 2.1%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또 "재정위는 밴드를 만들 때 그 이유를 얘기해야 한다"라며 "SGR 모형의 한계도 분명 있지만 제도를 운영하는 우리 모두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보장성 확대라는 정부 정책에 순응하는 게 수가인상에 불이익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치과 유형은 2013년 틀니 급여화로 보장성 확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동시에 수가 인상의 걸림돌이 됐다.마 부회장은 "보장성이 늘어나면 그 때문에 수가가 줄었다는 불이익이 있었다"라며 "그런 면에서 올해 비급여의 급여화 중심에 있었던 의원 유형의 낮은 수가 인상률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고 말했다.이어 "적정 수가 보장은 전혀 안되면서 비급여 규제는 강화하고 있으며, 의료기관 경영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라며 "기득권을 놓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제도 변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2-06-17 05:30:00병·의원
초점

수가협상 D-day, 깜깜이 추가 재정 속 무더기 결렬 나오나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의료계의 한해 살림살이를 정하는 수가협상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수가 인상을 놓고 가입자와 공급자 의견이 어느 때보다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립의 중심에는 '코로나19'가 있다.가입자 단체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전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보건의료계를 위해 수가를 퍼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가 인상은 건강보험료 인상과 직결되기 때문.반면, 공급자 단체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어려움은 비단 일반 국민뿐만 아니라 여기에 감염병을 이겨내기 위한 보건의료계의 '헌신'이 있었다며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건보공단과 공급자 단체(약사회) 수가협상단의 협상 전경문제는 가입자 단체가 보건의료계를 바라보는 보수적 시각이 수가인상에 투입할 건강보험 재정, 일명 밴딩(banding)을 설정하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수가협상 만료 시한 하루 전까지도 1차 밴딩 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약 한 달 간의 협상 과정이 무색한 지경이 됐다.통상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설정한 밴딩으로 협상이 이뤄지는데 공개되지 않았으니 수가협상 마지막 날 관련 협상을 모두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정해진 파이 안에서 6개의 공급자가 나눠먹기를 해야 하는 눈치 싸움이 수가협상인 만큼 '밴딩 확대'는 6개 공급자 단체의 공통의 목표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밴딩 확대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실제 한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을 놓고 "수가협상 마지막 날 밴딩을 공개함으로써 밴딩 확대의 여지를 주지 않으려는 것 같다"라는 추측을 내놨다.병원과 의원, 누가 더 많이 갖고 갈까 눈치싸움 치열 예상밴딩이 정해졌다면 이번에는 누가 더 많이 갖고 갈 것인가를 놓고 공급자 단체 사이 눈치 싸움이 벌어진다.그 중에서도 의원과 병원 유형이 투입 재정의 70% 이상을 가져가기 때문에 이들의 협상 결과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다. 건보공단도 의원과 병원 유형이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둘 다 협상을 체결할 수 없다면 어느 한 유형과만 손을 잡고 가는 전략을 취해왔다.지난해 협상에서 건보공단은 3년 연속 결렬을 맺던 의원 유형의 손을 잡았다. 진료비 증가율 등 의료기관의 경영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각종 통계지표가 마이너스를 가리킨 데다 반정부 성향이 강했던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소통을 강조하는 이필수 회장으로 바뀌면서 의정 관계가 보다 부드러워졌다. 더불어 개원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있어서 의원을 향한 훈풍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업에 대한 건강보험 재정 쏠림 현상을 가입자 단체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 진료비 증가율 10%를 기록하며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모습이다.지난해 의원이 3%의 인상률을 받으면서 병원과 나눠 갖는 몫이 비슷해진 부분도 무시 못 할 부분이다. 의원이 갖고 간 추가 재정은 3923억원으로 병원 유형보다 91억원 적었다. 병원 유형이 '수가역전' 현상의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며 건보공단과 가입자 역시 공감하고 있다는 점도 의원에게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병원협회 수가협상단(위)과 의사협회 수가협상단(아래)그렇다고 병원 유형의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다고만 할 수는 없다. 수가 인상률 결정의 주요 잣대인 진료비 증가율에서 병원 유형의 증가율은 7.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종별로 나눠보면 상급종합병원은 11%나 증가하며 예년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병원 유형의 수가협상에서 매번 불리하게 작용했던 요양병원의 진료비는 마이너스를 기록해 단순히 통계만 놓고 봤을 때는 요양기관 중 유일하게 코로나19 경영난 연장선에 있었다.  가입자가 주목하고 있는 코로나19 손실보상금 2조5000억여원의 상당 부분이 병원 유형에 쏠리고 있다는 점도 불리한 부분이다.의료계는 코로나19 대유행 과정에서 일어난 보상들을 수가 협상과 연결지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진료비 증가율 역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정부 정책을 수행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병협 송재찬 상근부회장(수가협상단장)은 "감염병 대유행 상황은 앞으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고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적은 밴딩 인상률로 어떻게 의료계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동기부여가 되겠나"라고 반문했다.이어 "우리나라는 적은 보험료로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라며 "수가 인상은 결국 질 좋은 의료서비스로 돌아온다.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인식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의협 김동석 수가협상단장 역시 "코로나19 관련 비용은 수가협상과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의사들이 목숨을 걸고 수행했던 코로나19 감염 검사와 치료를 수가협상과 연결시키는 것은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올해 협상에서도 '1조원'의 벽 넘을 수 있을까사실 밴딩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논의는 의미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조666억원(인상률 2.09%)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면서 1조원 수준에서 밴딩이 만들어지고 있다.재정운영위 관계자는 "물가인상률, 임금인상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수가인상률은 해마다 올랐다"라며 "가입자는 보험료 인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수가 인상 그 자체에 부정적 시각이 있다. 인상을 하더라도 인상폭 자체가 높지 않다"라고 귀띔했다.그렇기 때문에 올해 협상 과정에서 전 유형 결렬 또는 한 유형을 제외한 모든 유형 결렬이라는 극단적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협상에서는 2020년 있었던 수가협상(2021년 환산지수)에서 병원, 의원, 치과 등 3개 유형이 결렬을 선언한 게 가장 많은 숫자였다.실제 2008년 유형별 협상 이후 딱 한 번 결렬을 선언했던 대한한의사협회 조차도 올해는 어려운 수가협상이 될 것이라며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진호 수가협상단장은 "협상 타결 가능성에 가장 암울한 느낌"이라며 "두려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밴딩 폭에 따라 각 유형의 눈치싸움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가입자의 보수적인 시각, 뒤늦은 밴딩 공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건보공단 수가협상단 역시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2022-05-31 05:30:00정책

수가협상 마지막날까지 깜깜이 밴딩에 의료계 "무력하다" 호소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건보공단과 공급자 단체 수가협상 전경내년도 수가 인상에 투입할 건강보험 재정 규모가 결정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면서 수가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공급자 단체가 우려감을 표시하고 나섰다.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 등 6개 단체 수가협상단장은 30일 공동으로 "최종 수가협상 하루 전까지 추가소요재정(밴딩, banding)의 대략적인 수치조차 공유되지 않은 초유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통상 수가협상 과정에서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1차 밴딩을 설정하면 공급자 단체와 건보공단은 2차 협상부터 최종 협상 시점까지 구체적인 근거와 수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균형점을 찾았다.그런데 내년도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1차 밴딩이 설정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6개 공급자 단체는 "협상 당사자인 공급자를 무시한 채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 공급자 단체는 큰 실망과 함께 무기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며 "협상 종료일이 돼서야 실질적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은 협상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을 제한해 충분한 의견 개진의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대로 협상이 진행된다면 내년도 수가협상은 결국 충분한 대화가 진행되지 못한 채 실패한 수가협상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재정운영위 있다"라고 지적했다.코로나19 이후 물가가 최근 4%를 넘어섰고, 가입자 단체가 제시하고 있는 올해 임금인상 5~7% 요구안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적정 밴딩 책정이 중요하다는 게 공급자단체의 입장.공급자단체는 "건강보험의 한 축인 공급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가입자의 일방적 논리로만 설정되는 밴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행 불합리한 수가협상 구조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보건의료인은 최상의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헌신해 왔으며 앞으로도 질병치료와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상호 존중하는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덧붙였다.
2022-05-30 15:05:18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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