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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사태, 70년대 만든 의료시스템 한계 봉착"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대한병원협회 산하 한국병원정책연구원장에 박종훈 전 고대안암병원장이 선임되면서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박 신임 원장은 고대안암병원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영적 감각을 익힌 것은 물론 의료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 향후 한국병원정책연구원장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는 지난 7일 협회 출입 기자단과의 가진 간담회에서 의지를 내비쳤다. 평소 의료정책에 대한 높아 의료원장직을 수행하면서 의미있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정책 연구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정책연구원장 제안이 와서 흔쾌히 수락헀다는 것.한국병원정책연구원 박종훈 원장은 첫 연구과제로 '전문의 중심병원' 관련 연구를 꼽았다. 그가 택한 첫번째 과제는 '전문의 중심병원'. 보건복지부는 해당 정책을 발표하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혹은 향후 어떻게 해야 연착륙 시킬 제도가 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박 원장은 이대서울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광명중앙대병원 등 의도하지 않았지만 개원 이후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운영 중인 대학병원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병원협회 노홍인 상근부회장이 다양한 어젠다를 제시,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앞으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그렇다면 박 원장은 의대증원 사태 이후 정부의 정책을 어떻게 평가할까.그는 "지금까지 의료계가 문제점을 언급한 내용에 대한 해법을 모두 끄집어냈다. 하지만 정책을 들여다보면 디테일이 없다"면서 "정부의 정책 어젠다에는 동의하지만 실현 가능성이나 진정성에선 상당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또한 박 신임원장은 의대증원 사태는 1970년대 만들어진 의료 시스템을 30~40년 유지하면서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고 봤다.그는 의대증원 사태 이전부터 상급종합병원의 경영 위기를 전망하면서 의료전달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그는 "지속가능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전달체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그는 한국병원정책연구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과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재 석·박사급 연구원 3명으로 정부가 주목할 만한 정책 연구를 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그는 "병협 입장만 대변하는 연구, 뒷북 치는 연구를 지양할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에 참고할 만한 정책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12 05:10:00병·의원
특집

"의료전달체계 개편 없는 의사 수 증가는 의료비만 폭증"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과대학 정원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의료계에서 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종별·개원가 내부 경쟁이 심화하면서 의료비가 폭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종별 환자 수와 입(내)원일수가 상승세여서 의대 증원은 필요하다는 시각도 공존했다.그렇다면 의료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의대 증원의 후 미래는 어떤 상황일까? 메디칼타임즈는 의대 정원이 증가했을 때의 여파를 주제로 대학병원·급여권·비급여권·개원컨설팅 전문가들의 예측을 모아봤다.■늘어나는 진료인원·내원일수 "의사 수요 늘어"의료계가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의료비 폭증이다. 이미 저출산·고령화로 의료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의사를 더 늘리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는 지적이다.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달 발간한 '2022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45조76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6% 늘었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하면 1.4배 증가한 숫자다.65세 이상 노인은 우리나라 인구의 17%를 차지하는 데 반해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2%에 달하는 것. 반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0.8명에 불과해 이 같은 문제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2018~2022년 노인(65세 이상) 진료비 현황. 출처: 건강보험통계연보하지만 종별 진료인원 및 내원일수는 증가세여서 늘어나는 의사 수요를 감당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의사 공급 없이 의료 수요만 증가하는 것이 오히려 의료비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의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임금이 올라가고, 이렇게 올라간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과잉진료가 이뤄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와 관련 엘리오앤컴퍼니 성만석 대표는 "우리나라 인구가 줄고 있어 걱정하는 병원이 많지만 내원일수는 계속 늘고 있다"며 "저출산으로 인구가 준다고 해도 2040년이 되면 인구 1인당 내원일수는 60~70%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여기에 전공의특별법 등으로 의사 1인당 진료 시간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의사 수가 늘어나는 게 병원 경영 환경에 치명적인 요인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 관점에서만 보면 국민이 더 많은 의사를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일선 현장에선 이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종별 내원일수는 코로나19 당시인 2020~2021년 1억1856만~1억1904만 일을 기록하다 지난해 1억2237만 일로 2~3%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억2289만 일에 비해선 소폭 감소한 숫자라는 것.이와 관련 보아스이비인후과 네트워크 오재국 대표원장은 "코로나19 합병증도 있고 팬데믹으로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올라가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는 경증과 중증에 대한 구분이 없고 이전보다 병원을 더 자주 가는 환자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다만 이를 장기적으로 봤을 땐 결국 환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의대를 증원하면 결과적으로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병원은 늘어나고 인구는 줄어드는데 환자를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2018~2022년 종별 진료인원 및 입(내)원 일수■종별 구분 없는 의사 증원이 경쟁 부추겨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의대 증원이 추진되는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진료 범위가 구분되지 않으면서 종별 간에도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국민건강보험 운영 합리화 및 병상 수 축소 등으로 과잉 공급된 의료영역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이와 관련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종훈 교수는 "의사가 늘어나면 필수적으로 의료비가 증가하는 건 사실이다. 의대 정원이 얼마나 늘어날지 모르지만, 1000명이 늘어났을 때 지금과 똑같은 의료비를 나눠 가지진 않을 것"이라며 분명히 비급여 시장이 확충될 것이고 급여 시장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이어 "더욱이 지금은 의료전달체계가 모두 무너져 종별 간 구분이 없다. 개원가에서 받아야 할 진료를 상급종합병원에서 받고 있고 상종에서 하는 치료를 개원가에서도 하는 등 무질서하다"며 "지금도 의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상황에서 이 같은 부분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의대 증원 시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365mc 네트웍스 김남철 대표이사 역시 "당장 의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장기적으로 경쟁이 심화하는 부분은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나라는 아직까진 의료전달체계가 확고하게 수립돼 있지 않고 중복되는 면이 많아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이런 영역의 문제도 더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 또 의료 수요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인구 구조의 변화나 의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상황이 달리질 수도 있다고 본다"며 "다만 종별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경쟁 방식 달라지는 의료계 "부익부 빈익빈"일선 개원가는 향후 의료계 경쟁 상황이 빈익빈 부익부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환자 유인행위가 금지돼 급여권은 내원한 환자에게 집중하면서 검사량이 늘어나고, 비급여권은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방식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어느 쪽이든 경영이 어려워진다면 과잉진료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다. 또 급여권은 비교적 경영난에 대응하기 어려워, 혼자서 병·의원을 운영하기보단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이와 관련 보아스이비인후과 네트워크 오재국 대표원장은 "비급여권은 광고를 통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급여권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결국 내원한 환자를 오래 보고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갈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결국 소위 명의에서 더 많은 환자가 몰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이어 "이렇게 되면 혼자 병·의원을 운영하는 것보단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보바스 네트워크의 경우는 경영보단 학술이 핵심인데 상황이 어려워지면 네트워크 차원에서 자체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결국 경영이 어려워지면 어떤 형태로든 부적절한 진료가 생길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전했다.전체 의사 수가 늘어나면서 네트워크 자체의 외형 성장은 이뤄질 수 있지만, 파이가 줄어들면서 실질적인 수익이 뒤따르진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이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365mc 네트웍스 김남철 대표이사는 "네트워크 역시 의료계가 받는 영향을 동일하게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영역은 이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의대 증원과 함께 여러 요소가 다변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 여파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반면 단순 증원만, 가지고 필수·지역의료 유입이 생길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그보단 의료사고 등 여러 부분에 과도하게 책임이 부여된 부분을 해소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1-02 05:30:00병·의원
특집

의대증원 10년 후 개원시장 미래, 전문가 4인에게 물었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부·정치권 드라이브로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늘린 의사 수가 필수·지역의료로 유입되면서 생길 변화를 기대하는 반면, 병·의원 간 경쟁 심화로 이어져 의료비가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그렇다면 의료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의대 증원, 10년 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메디칼타임즈는 의대 정원이 증가했을 때의 여파를 주제로 대학병원·급여권·비급여권·개원컨설팅 전문가들의 예측을 모아봤다.■인식 변한 젊은 의사들…필수·지역의료 유입 미미의대 증원의 정책 목적이 필수·지역의료로의 의사 인력 유입인 만큼, 실현 가능성에 각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정원이 정해져 있는 전문의제도 특성상 인기과에 가지 못하는 의사들이 필수의료로 몰리는 소위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이에 대한 의사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무엇보다 시대가 변하면서 젊은 의사들의 인식이 변화했는데, 이들은 높은 수입보단 삶과 일의 균형을 지향하고 대도시 근무를 선호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시간이 흐를수록 이 같은 기조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료분쟁 등 리스크가 높은 필수의료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지역의료로 유입되는 의사들은 적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유입은 있겠지만, 의대 증원으로 인한 부작용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이와 관련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종훈 교수는 "그 비율을 정확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더 많은 의사가 비급여로 유입될 것은 확실하다. 필수·지역의료로의 쏠림은 굉장히 미미할 것"이라며 "지금도 전국 전공의 정원과 지원자 수가 거의 비슷하다. 이론적으로 보면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자가 적은 것은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이어 "결국 전공의들이 선택을 안 한다는 것이 문제인데 의사가 모자란 것이 필수·지역의료 문제의 원인이라는 전제는 잘못됐다. 의사 수가 늘어난다고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라며 "물론 전체 의사가 늘어나면은 지원자가 몇 명 정도는 늘어날 수 있지만 고작 이 정도 수를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할 부작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메디칼타임즈는 의대 정원이 증가했을 때의 여파를 주제로 대학병원·급여권·비급여권·개원컨설팅 전문가들의 예측을 모아봤다.■산업에서도 의사 수요 증가…정부 패키지 정책 중요다만 의대 증원이 제대로 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과 함께 추진된다면 어느 정도의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현재 정부는 재정 순증을 통한 보상체계 구축 및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이를 통해 필수·지역의료에 종사하며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늘어난다면 의사들이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또 임상의사 외에도 ▲제약사 ▲의공학 계열 ▲의료 전문 변호사 ▲의료 전문 기자 ▲의료·보건직 공무원 ▲기초 연구 등 여러 방면에서 의사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관련 논의에서 모든 의대생이 임상의가 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다소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관점이다.이와 관련 경영 컨설턴트사인 엘리오앤컴퍼니 성만석 대표는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이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필수의료에 대한 메리트를 강화하는 것도 동시에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우리나라가 너무 전통적인 방식으로만 의사를 육성하고 이들의 진로를 제한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이어 "이제 의료와 산업이 접목되는 영역이 많아지면서 산업적인 영역에서도 의사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장기적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좀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진짜 문제는 인건비…조만간 개원가 위기 시작진짜 위기를 인건비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병·의원 수가 인상률이 1~2%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저임금은 최근 10년간 5~10%대 인상률을 유지했으며 2018년엔 16.4%로 큰 폭으로 올랐다.수익이 인건비 상승을 따라잡을 수 없는 구조인 데다가, 대부분 의료기관이 경력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인상되는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어 경영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현직 의사들은 의사 수 확대 이전에 필수지역의료 제도 보완을 주장한 반면 성만석 대표는 의사 인건비가 위기라고 짚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의료계에 대한 대대적인 정부 지원이 이뤄지면서 아직까진 개원가 경영난이 부각되진 않았지만, 향후 2~3년 안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다. 이를 막기 위해선 대대적인 수가 인상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요원하다는 것.엘리오앤컴퍼니 성만석 대표는 "당장 내년이 걱정이다. 코로나19 지원금을 걷어내고 보면 대학병원조차 상황이 어려워졌고 개원가는 말할 것도 없다. 잘되던 병원들도 어려워진 상황인데 수익이 인건비 격차가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최근엔 의사 임금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데 이제 병원 경영이 이를 받쳐줄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이어 "연공서열적 구조로 보상하는 호봉제도 문제다 연배가 올라가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생산성은 떨어지는데 보상은 오히려 올라가는 역구조"라며 "호봉제 급여 체계를 유지하거나 호봉제의 성격이 강한 급여 제도를 가진 병원일수록 인건비 상승이 수익을 역전해 잠식하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의대 증원 시 의사 임금 낮아지나 "20~30% 감소"의대 증원이 의사 임금을 낮추기 위한 방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의사들이 대학병원에서 이탈하는 이유로 높은 개원의 수입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만약 비급여 영역이나 개원의가 늘어나 수익성이 떨어진다면, 상대적으로 수입 하락이 적은 필수의료·대학병원으로 다시 의사들이 몰릴 것이라는 시각이다.더욱이 인구 고령화로 의료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의사 임금을 낮추기 위한 속내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대 증원이 추진되면서 정부 주도로 우리나라 의사 임금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식의 자료가 쏟아지는 것 역시 그 반증이라는 시각도 있다.박종훈 교수는 의대 증원시 의사 수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오재국 원장은 일정부분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의대 증원으로 인한 의사 임금 하락과 관련해선 의료계 내부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상황이다. 비급여는 자체적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어서 실질적인 수입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와 관련 고려대학교 박종훈 교수는 "정부가 의사의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속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기대만큼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의료에도 자유시장 경제가 적용되고 있고 얼마든지 수요 창출이 가능해 의도적으로 임금을 하락 시킬 수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반면 저출산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의사가 늘어난다면 필연적으로 수입이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료계 내부 경쟁이 심화하고, 전체적인 의료의 외형 성장이 동반되면서 의료비 상승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다.이와 관련 보아스이비인후과 네트워크 오재국 대표원장은 "비급여 영역은 20~30% 정도 수입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자가 줄어들고 진료 시간이 늘어나면서 급여권에서도 전에 없던 진료 형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중 하나가 검사라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환자가 많다면 꼭 필요한 검사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가 적어 진료 시간이 늘어나면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와 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방법이 사용되기 마련이다. 이런 경향이 최선의 치료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과잉진료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2024-01-01 13:26:01병·의원

원자력의학원 이진경 신임 원장 '의사과학자' 양성 의지 밝혀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한국원자력의학원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카이스트 수련병원 운영 계획을 지속해서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어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한국원자력의학원 신임 이진경 원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원자력의학원에서 수련받은 의료진이 국내 유수의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이라며 "원자력의학원은 국내 종양 전문의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이진경 원자력의학원장은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해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거론된 카이스트 수련병원 추진과 더불어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데 주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미래 의료를 위한 인재양성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앞서 원자력의학원 박종훈 전 원장은 카이스트 의전원 수련병원 운영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신임 원장 또한 "의학원은 원장 한명이 바뀐다고 기조가 바뀌는 게 아니다"라며 앞서 추진했던 바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그는 이어 "인턴·레지던트 양성 이외에도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려고 하고 있다"며 인재 양성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그에 따르면 현재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내 '방사선종양의과학' '방사선과학' 등 교과목을 개설 중이다. 여기에 추가로 의사과학자 관련 교과목을 확대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다만, 원자력의학원이 실제로 카이스트 의전원 수련병원으로 운영을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 경영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이 신임원장은 "공공병원의 역할도 하면서 경영수지 맞춰야 하는 게 딜레마"라며 병원 경영에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경상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은행 이자율은 높아져 갚아야하는 비용은 인상됨에 따라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또한 이 신임 원장은 공공의료 기반의 특성화 사업 일환으로 난치암 치료에 주력, 해외로 지출되는 의료비 낭비를 최소화하는 데 역할을 할 예정이다.그 일환으로 해외에서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55'를 수입해 의학원에서 방사성의약품으로 합성, 내년 임상 1상 완료를 목표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의 치료를 시작했다. 이어 호르몬 치료가 듣지 않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이어갈 예정이다.그는 또 '의과학 실증센터' 조직을 기반으로 첨단 의료기술 실용화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것에도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국내 첨단 의과학기술의 개방형 테스트베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업화와 실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다.그는 "민간병원에서 하기 어려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겠다"면서도 "첨단 의료기술 실용화에 플랫폼을 고도화하는데 국내 중소기업의 역량을 키우고 활성화하는 것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23-07-10 18:12:46병·의원

큐렉소, 뉴로메카와 의료 로봇 발전 위한 업무 협약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큐렉소(대표이사 이재준)는 협동로봇 기반 로봇 자동화 플랫폼 전문기업 뉴로메카와 의료로봇 분야의 상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큐렉소가 가진 전문 서비스 로봇 분야와 뉴로메카가 가진 로봇 제조 플랫폼 사업 영역에 대해 서로의 가치를 공유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로봇산업의 새로운 생태계와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특히 큐렉소는 향후 사업의 발전과 사업 영역의 확대를 위해 의료 로봇의 매뉴플레이터의 안정적인 공급 및 원가절감, 의료서비스에 최적화된 새로운 조인트 모듈 및 매뉴플레이터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큐렉소 이재준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로봇 솔루션을 가진 뉴로메카와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새로운 로봇 서비스 사업 발굴과 사업 진출을 위해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뉴로메카 박종훈 대표는 "큐렉소와 MaaS(manufacturing as a service) 비즈니스를  통해 다양한 시장에서 빠른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며 "뉴로메카의 메뉴플레이터, 제어기, 액추에어터가 제조, 서비스 영역을 넘어 의료 영역에서도 경쟁력 있음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2023-04-19 14:51:09의료기기·AI

고대 의사 총장 시대 열리나…박종훈 교수 최종 후보 선출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고려대 차기총장에 출사표를 던진 교수 중 3명이 탈락하고 최종 3명의 후보자로 압축됐다.이 가운데 의과대학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진 박종훈 교수(정형외과‧58)가 최종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박종훈 교수가 고려대 제21대 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지난 15일 제21대 총장에 도전한 후보 중 ▲김동원 경영대학 교수 ▲명순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종훈 의과대학 교수 등 3명을 학교법인에 추천하기로 했다. 30명 대의원으로 구성된 총추위원들이 투표한 결과 3명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것. 이에 따라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최종 후보로 오른 3명의 교수 중 한명을 차기 총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현 정진택 총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말 종료되며 이번에 선출되는 차기 총장의 임기는 같은 해 3월부터다.의료계 내에서는 무엇보다 4년 전에 실패했던 의대 출신 총장의 꿈을 박종훈 교수가 실현할 수 있을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박종훈 교수는 고대의료원 내에서 의무기획처장과 함께 '형님' 격인 안암병원장을 연임하는 등 고대의료원 내에서도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지난해 원자력의학원장직을 맡으며 외부로 눈을 돌렸지만 8개월 만에 사직하며 평교수로 복귀, 최근 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어찌 보면 총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교수 중 가장 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박종훈 교수는 "4년 전 총장 선거에서 의대 출신 총장이 나올 것으로 큰 기대를 걸었지만 아쉬운 결과를 받아 들었다"며 "이번에는 총추위를 통과했으니 진일보한 결과라고 판단한다. 그동안 고려대 내에서의 의과대학의 존재감이 한층 커진 만큼 이번에는 큰일을 내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다"고 언급했다.한편, 박종훈 교수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경영대학 김동원 교수는 1997년부터 교수로 재직하면서 총무처장·기획예산처장·노동대학원장·경영대학장·경영전문대학원장 등의 보직을 맡았다. 법학전문대학원 명순구 교수는 1995년부터 고려대 법대 교수로 재직했다. 고려대 비교법연구센터소장·법학과장·교무처장·법과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2022-12-16 10:42:26병·의원

고려의대 박종훈 교수 총장 출사표...6파전 경쟁 뚫을까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4년 전에 실패했던 의대 출신 총장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고려대학교 수장을 뽑는 총장선거의 막이 오른 가운데 안암병원장을 역임했던 박종훈 교수가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박종훈 교수가 고려대 제21대 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대 제21대 총장 후보 공모에 의대 박종훈 교수(정형외과‧58)를 필두로 경영대학 김동원 교수, 미디어학부 마동훈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명순구·유병현·정영환 교수 등 총 6명이 접수했다.오는 29일 전체 교수총회에 소속된 전임 교원 예비심사에서 총장 후보자 1명에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1차 투표가 진행된다. 2차 투표는 대의원 30명이 참여해 총 3표씩 행사하며, 제21대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총추위)가 후보 3명을 법인에 추천하면 법인이 이 중 1명을 최종 선임한다.의료계 내에서는 무엇보다 4년 전에 실패했던 의대 출신 총장의 꿈을 박종훈 교수가 실현할 수 있을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박종훈 교수는 고대의료원 내에서 의무기획처장과 함께 '형님' 격인 안암병원장을 연임하는 등 고대의료원 내에서도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지난해 원자력의학원장직을 맡으며 외부로 눈을 돌렸지만 8개월 만에 사직하며 평교수로 복귀, 최근 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이번 고려대 총장 선거에는 각 분과 대학별로 1명의 교수가 선거에 나선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에서면 3명의 교수가 출사표를 던진 것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이 가운데 총장 선거에 나선 박종훈 교수는 의사 출신답게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등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구체적으로 학교법인의 부동산 자산과 의료원의 자금, 의료 역량 결합해 건강검진센터, 요양병원 등 수익처 마련하는 등 '재단자산기초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을 벌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또한 세종캠퍼스 관련 ▲빅데이터 CDC(Cloud Data Center) 유치 ▲Cloud 혁신교육센터 설치 ▲중입자가속기 운영 암센터 유치 ▲세종 고대암센터 건립 추진 ▲제3캠퍼스 내 약학대학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나머지 후보들의 경우도 고대의료원 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경영대학 김동원 교수는 ▲구로병원 첨단의학관 건축, 새롬연구동 및 본관 건물 재건축 ▲안산병원 암병원, 병원기반 산학연 융복합의학센터 신축 등을, 법학전문대학원 유병현 교수는 ▲치과대학, 세종병원 설립 ▲세종시의 중입자 가속기 암치료센터 설립과 방사선 의과학융합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본격적인 총장 선거전의 막이 오른 가운데 의료계 내에서는 박종훈 교수의 최종 낙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전대 총장선거에서 의대 출신 후보의 낙점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충분히 기대해볼만 만하다는 의견이 병원 내에서 나오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 보직 교수는 "4년 전 총장 선거에서 의대 출신 총장이 나올 것으로 큰 기대를 걸었지만 아쉬운 결과를 받아 들었다"며 "그동안 고려대 내에서의 의과대학의 존재감이 한층 커진 만큼 이번에는 큰일을 내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다"고 언급했다.한편, 총장선거에 나선 박종훈 교수는 병원을 넘어 고려대 차원에서 병원의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는 게 총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라고 밝혔다. 박종훈 교수는 "앞서 병원장 보직을 지내면서 순위를 높일 수는 있었지만 1등을 하는 것은 한계를 느꼈다"며 "고대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병원장이 아닌 총장선에서 추진해야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라고 소신을 전했다.그는 "바이오헬스 분야는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의료"라며 "이 부분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2022-11-23 05:30:00병·의원
인터뷰

"성소수자 진료‧교육 개선해 차별 없는 병원 이뤄내야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그동안 국내 성 소수자들은 의료기관 이용 면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의료 환경이 세계 어디에 견줘도 못지않은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성 소수자들을 위한 의료 환경만큼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해외 등으로 원정 진료 떠나는 환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 가운데 최근 주요 대학병원들이 '젠더클리닉'을 운영하며 관련 의료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을 꼽는다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의 '젠더클리닉'이다. 고대안암병원 성형외과 황나현 교수. 지난해 1월부터 국내 대학병원에서는 최초로 운영 중인 젠더클리닉를 책임지고 있다.국내 대학병원 중 최초로 고대안암병원이 지난해 1월부터 운영 중인 젠더클리닉은 성형외과 황나현 교수가 이끌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그를 만나 성전환 수술(Gender surgery)로 대변되는 국내 성 소수자 의료 환경 발전을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걸음마 띤 젠더클리닉, 아직은 현재 진행형지난해 1월부터 공식 운영 중인 고대안암병원 젠더클리닉은 전임인 박종훈 원장(정형외과)과 현 윤을식 원장(성형외과)의 지원 속에서 국내 대학병원 중에선 최초로 문을 열었다.이전부터 성 소수자 진료에 관심을 뒀던 황나현 교수가 젠더클리닉을 이끌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진료하는 환자들은 트랜스젠더와 간성(생식기나 성호르몬이 남녀 이분법 구조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을 포함해 '성 주체성 장애'를 호소하는 모든 사람이다. 호르몬 치료 등 내과적 치료와 생식기 재건 등 외과적 수술, 정신과 진단까지 복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여기에 진료의 특성 상 다양한 진료과목 의료진이 젠더클리닉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성형외과뿐만 아니라 내분비내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비뇨의학과 의료진이 '젠더 팀'을 이뤄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한다.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고대안암병원에서 주요 성전환 수술받은 새로운 삶을 시작한 환자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태국 등에서 성전환 수술받은 뒤 2차 재수술을 받은 환자까지 합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대안암병원에서 새 삶을 선물 받았다.황나현 교수는 진료과목으로 성형외과를 택한 이유도 애초부터 성소수자 진료를 위해서였다고. 성형외과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성확정수술 전문병원인 벨기에 겐트대병원에서 단기 연수를 통해 다양한 성 소수자 진료시스템을 눈으로 직접 학습한 뒤 다시 고대안암병원에 복귀해 젠더클리닉을 이끌고 있다.그는 "그동안 국내 성 소수자들은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적을뿐더러 의료기관의 문턱이 너무 높았다"며 "이로 인해 태국 등 원정 진료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다. 차별 없는 진료를 하고자 하는 목표로 애초부터 이쪽으로 방향을 생각하고 성형외과를 지원했다"고 떠올렸다.황나현 교수는 "아직도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성소수자 진료를 꺼리는 사례를 종종 목격한다"며 "개인적으로도 환자 전원을 요청해 오는 일이 있는데, 이 같은 진료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의학교육서부터 보험 제도까지 개선해야반갑게도 고대안암병원 젠더클리닉을 시작으로 국내 성 소수자 의료 환경 개선의 조짐도 보인다. 강동성심병원도 LGBTQ+센터를 열고 관련 진료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경우 관련 트렌스젠더 호르몬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동시에 관련 진료에 관심을 둔 의료인들끼리 의기투합. '한국성소수자의료연구회'가 결성되면서 본격적인 활동도 돌입했다.또한 올해 서울의대에 '성소수자 건강권과 의료' 강의가 신설, 의대생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의학 교육면에서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서울의대에 이어 다른 의과대학에서도 성소수자 관련 교육 시스템의 물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황나현 교수는 "고대안암병원만 젠더클리닉을 운영해서는 국내 성 소수자 진료 환경이 발전할 수 없다"며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하면 할수록 의료 환경을 발전하기에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이어 황나현 교수는 "성소수자 진료의 특성 상 성형외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료과목에서의 진료가 필요하다. 내과와 정신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의료진이 참여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의학교육이 상당히 중요하다. 최근 서울의대에 관련 커리큘럼이 마련됐는데 향후 다른 의과대학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은 건강보험 급여 등 제도적 문제. 국내 의료 환경 상 전적으로 환자 본인부담인 탓에 성전환 수술만 하더라도 수천만원에 달하는 진료비가 요구된다. 이후 호르몬 치료 등 정기적인 진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적지 않다. 벨기에 등 유럽 선진국의 경우 수술비를 포함한 관련 진료비를 건강보험으로 적용하는 반면, 국내는 진료 인원 등을 고려했을 때 제도적 지원은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당장 국내 건강보험 제도의 특성 상 수술비 등을 건강보험으로 적용받기도 쉽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황나현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 관련 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약 25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개인적으로 심평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F64'라고 불리는 성전환증 진단 코드로 환자 인원을 파악한 적이 있다"며 "그 결과 한 해 932명이 관련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도 의료기관 문턱이 이들에게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제 인원은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황나현 교수는 "환자 인원을 고려하면 정부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아직도 국내 의료 환경 상 차별 없는 진료가 이뤄지기에는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며 "의료 환경과 제도, 사회적 인식 세 가지 문턱 중 하나라도 제대로 개선된다면 그것이 물꼬가 돼 진료 패러다임이 변할 수 있지 않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11-21 05:00:00병·의원
인터뷰

친정 복귀한 박종훈 교수 "고려대 총장 출사표"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고려대 총장 선거는 내가 해야할 숙제처럼 느껴졌다."최근 모교로 돌아온 고대안암병원 박종훈 교수는 15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고려대 총장 출마의사를 밝혔다.모교 평교수로 복귀…총장 출사표박 교수는 지난해 12월, 최초의 비서울의대 출신 원자력의학원장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약 10개월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최근 평교수로 복귀한 박 교수는 앞서 고대안암병원에서 의무기획처장, 대외협력실장, 진료부원장을 거쳐 병원장까지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쳐온 바.앞으로는 병원을 넘어 고려대 차원에서 병원의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는 게 총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다.박종훈 교수는 최근 모교로 복귀, 총장 출마의사를 밝혔다. "앞서 병원장 보직을 지내면서 순위를 높일 수는 있었지만 1등을 하는 것은 한계를 느꼈다. '고대'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병원장이 아닌 총장선에서 추진해야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다."박 교수는 메이요클리닉을 예로 들었다. 규모만 봐서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시골도시인 로체스터에 위치한 동네 작은 병원 같지만 전세계적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주립대학병원도 아니라는 점에서도 희망을 엿봤다. 고대안암병원이 빅5병원은 아니지만 환자중심의료를 선도한다면 한국의 메이오클리닉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이와 더불어 바이오헬스 분야 국내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바이오헬스 분야는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의료다. 이 부분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박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만큼은 1위 명문대학의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고 판단, 이를 통해 병원의 위상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원자력의학원 돌연 사직 왜?박 교수는 원자력의학원장 임명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임기는 10개월만에 사직을 택했다. 그는 짧았지만 굵게 공공기관장으로서의 보람과 한계를 경험했다."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효율화를 외치지만 공공기관장에게는 인사권도 예산권에  상당한 제약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그는 앞서 고대안암병원장 당시 적재적소에 인력을 유기적으로 재배치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공공기관은 직원 채용까지도 법에서 정한대로 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짚었다.그만큼 원장은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심지어 공문으로 정해진 일정 이외에는 외부일정조차도 제한적이었다고.다만, 노사 협상에서 노조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등 공공기관장으로서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에 대해선 높게 평가했다.결국 공공기관장으로서의 역할보다는 모교 평교수로서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사직을 결심한 것.또한 그는 바이오헬스 분야 기업 자문역할을 하면서 보람을 찾아 나갈 생각이다. 우연히 자문해 준 기업이 1년새 급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기업 자문을 통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 기업이 성장하는 것만 봐도 뿌듯하더라. 그런 역할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2022-09-19 05:20:00병·의원

1년 외출서 복귀한 안암병원 박종훈 교수 행보 '관심'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종훈 교수(정형외과‧59)가 한국원자력의학원장직을 1년 만에 내려놓고 다시 의대로 복귀했다.원자력의학원장으로 파견 전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병원장 등 다양한 보직을 두루 거친 만큼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박종훈 교수7일 고대의료원에 따르면, 박종훈 교수는 파견에서 복귀해 자신의 원 소속인 안암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시작했다.앞서 박종훈 교수는 고대의대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며 고대의료원 대외협력실장, 의무기획처장, 안암병원장 등 주요 보직을 지낸 바 있다. 특히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 차례 연임하며 안암병원장을 맡았던 시기 병원 증축과 함께 무수혈센터 개소 등 다양한 시도로 의료계 내에서 주목받기도 했다.이후 박종훈 교수는 자신이 한때 몸담았던 원자력의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 1년 동안 원장으로써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는 등 기관의 체질 개선을 앞장서 왔다.그랬던 그가 원자력의학원장을 1년 만에 내려놓고 자신의 고향인 안암병원으로 복귀를 선언하고 최근 다시 진료를 시작한 것.박종훈 교수는 "지난 1년간 원자력의학원장으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원자력의학원의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1년 정도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해 다시 안암병원으로 복귀하게 됐다"고 말했다.한편,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고대의료원 내에서는 조직 내에서 다양한 보직을 맡았던 박종훈 교수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 11월 고대 총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치러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벌써 학내에서는 총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교수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더구나 고대의료원 내에서는 아직 현실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의사 출신 총장 탄생을 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 2000년대 이후 고대의료원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학내 입지가 달라지면서 이제는 의대 출신 총장이 탄생할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2022-09-07 12:22:48병·의원
인터뷰 원자력병원 박종훈 신임 의학원장

"의과학자 양성 의전원 필요…원자력의학원 수련 맡겠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내년이면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원자력의학원 역사상 최초의 비서울의대 출신 의학원장으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박종훈 신임 의학원장(59·고대의대). 원자력의학원 외부 인사가 수장에 오른 것도 두번째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고대안암병원장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진두지휘하던 그는 왜 돌연 공공기관인 원자력의학원장의 길을 택한 것일까. 앞으로 3년이라는 임기동안 그의 큰 그림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원자력의학원장 임기 중 최대 추진 과제는? 과기부가 박종훈 의학원장을 임명한 것은 지난해 12월 6일. 한달여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당장 급한 업무에 매진하느라 취임식 일정도 내달 초로 미뤘다. "원자력의학원장으로서 임상의사가 아닌 의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는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 많은 의과대학에서 의과학자를 키우고자 애를 쓰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지 않나.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박종훈 신임 원자력의학원장원자력의학원은 일선 의료기관이 복지부, 교육부인 것과 달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원자력병원 이외에도 방사선의학연구소,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국가IR신약센터 등 방사선 관련 진료와 연구 기능을 아우르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조직 형태다. 박 의학원장은 이런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의전원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령, 과기부 산하 카이스트에 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한다면 수련병원이 필요한데 이때 원자력병원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원자력병원은 태생부터 연구중심병원인 곳이다. 원자력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방사선 관련 연구를 하는 연구소 등 관련 센터까지 방사선 관련 연구와 진료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그는 카이스트 졸업생 중 상당수가 의대 혹은 의전원에서 의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거쳐 PHD가 되는데 문제는 결국 대학병원 이외 갈 곳이 없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과기부 산하의 의전원이 의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별도의 트랙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봤다. 또한 그는 현재 원자력병원의 현실도 직시하며 시급하게 개선해야할 과제로 낙후된 병원 시설 및 장비 등을 꼽았다. 의과학자를 위한 의전원 수련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현재의 원자력병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솔직히 과거 눈부시던 원자력병원의 위상과 달리 진료기능이 저하돼 있다. 최근 몇년 새 암병원에 로봇수술은 기본 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곳은 지난해 복강경 로봇수술 레보아이를 도입했다. 최근 양성자 등 최첨단 장비를 요구하는 환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가 병원장으로 있던 고대안암병원과 달리 경영수익을 올리고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일단 높은 장벽이 있다. 특히 과기부 산하에 있다보니 진료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의료장비 구매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 게다가 원자력병원 초기 병원 경영난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에 정부 지원금 항목 자체를 만들어 두지 않은 것도 경영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즉, 번듯한 수련병원으로 내밀 수준을 갖출 수 있도록 병원에 투입할 예산을 만들어 내는게 현재 그에게 닥친 제1과제인 셈이다.  박 의학원장은 의과학 의전원의 필요성을 강조, 수련병원으로서 역할을 내세웠다.의과학자 양성 의전원 왜 필요한가? 박종훈 신임 의학원장이 의과학자 의전원 설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현재 의과대학과 일선 수련병원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각 의과대학에서 다양한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의과학'을 할만한 시스템은 없다고 본다. 해부, 생리 등 기초의학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바이오 등 최근 빠르게 발전하는 의과학 분야를 기존의 의과대학 틀에 맞추기는 어려움이 있다." 의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면 금광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젊은의사들이 늘고 있지만 현재 의학과정에선 이를 심어줄 만한 토대가 약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현재 의과대학에선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만 접할 뿐 연구하는 의과학자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 반면 원자력의학원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또한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 신설과는 '괴'를 달리한다고 선을 긋고는 의과학자로 양성한 인재가 먹고 살만한(?) 환경을 만드는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특수목적 의전원을 졸업하고도 임상의사가 될 것을 우려해 시도조차 안하기 보다는 그들이 몰려드는 시장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 의학원장은 급변하는 의료분야에 새로운 장을 제시한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특수목적 의전원 수련병원 추진에 오늘도 바쁘게 뛰고 있다.
2022-01-17 05:45:50병·의원

신임 원자력의학원장에 박종훈 전 안암병원장 임명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박종훈 신임 원자력의학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일 한국원자력의학원 신임 원장으로 박종훈 교수(56세, 전 고려대 안암병원장)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종훈 신임 원장은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의대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며 고려대의료원 대외협력실장, 의무기획처장, 안암병원장 등 주요 보직을 지냈다. 원자력의학원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원자력병원 정형외과 과장 및 홍보실장을 비롯해 비상임 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또한 전문학회분야에서는 현재 대한골연부조직이식학회장,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장, 서울시병원협회부회장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원자력의학원을 대표하고 의학원 업무를 총괄하게 될 박종훈 신임 원장은 12월 6일부터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2021-12-06 14:35:12병·의원

도돌이표 의사증원 "전달체계부터 제자리로 돌려야"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지난해 여름, 병원과 강의실을 뛰쳐나왔던 젊은의사와 의대생은 트라우마를 얻었고, 패배주의에 빠졌다고 입을 모있다. 하지만 이들이 그토록 반대했던 공공의대 설립, 의사인력 증원이 1년만에 다시 등장했다. 의료계가 그토록 반대하는 이유를 다시 곱씹어 보고 '의사 부족'의 근본적인 현실을 파악한 후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총파업에 참여했던 당사자들과 송파구 문정동 사옥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김채원 전공의, 김시찬 전임의, 박종훈 병원장, 최재호 학생 메디칼타임즈는 지난해 젊은의사 총파업에 나섰던 전공의, 의대생, 전임의, 그리고 그들이 떠난 병원을 운영하며 지켜봐야 했던 선배의사에게 '의사증원' 문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고민했다. 좌담회에는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시찬 전임의, 분당차병원 김채원 전공의(내과 3년차), 차의학전문대학원 최재호 학생(본과 4학년)이 참석했다. 좌담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 등을 준수해 진행됐다. 공공의대 설립, 의대 정원 확대 문제는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됐다는 공통된 의견이 나왔다. 전달체계가 무너진 현재 시스템하에서 단순히 의사인력만 늘리는 것은 절대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도 내놨다. Q. 공공의대 설립, 의사인력 증원 문제가 다시 등장했다. 이 문제는 사실 상당히 오래된 화두인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박종훈 병원장=정부 입장에서 공공의대 설립,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면 아무리 반대를 하더라도 추진하게 돼 있다. 그럼에도 이 정책은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확한 분석을 통해서 나온 게 아니라 주먹구구식이기 때문이다. 공공의대 설립은 진보진영에서 말하는 공공의료 확충과 맥을 같이 한다. 그 와중에 서남의대가 없어지면서 그 빈자리를 가지고 정치인이 개입한 것이다. 제도의 취지 자체가 엉성하고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100% 실패할 것이다. 최재호 학생은 예방의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의료불균형 문제를 과거 잣대로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했다. 최재호 학생=의료불균형 문제는 예방의학 교과서에도 나온다. 의사국시에 많이 나오는 단골 문제이기도 하다. 30년 동안 의료가 발전하고 불균형도 커졌겠지만 이동 수단이 함께 발전했다. 그때의 잣대로 현재 의사인력 불균형이 심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시찬 전임의=사실 이 주제가 단순히 '의료'만의 문제인가 생각이 들었다. 군의료가 대표적인 공공의료인데, 군인 환자들이 민간병원에 갈 수 있는 절차가 활성화되니 일례로 허리가 아프면 비용이 무려인 군 병원에서 MRI를 찍고 치료는 민간 병원에서 받는다. 진료비는 군 의료 예산에서 나간다. 우리나라는 의료접근성이 부족한 나라가 아니다. 지역 불균형이 문제인데 이 문제는 다른 부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의사 늘려서 지역에 수급한다고 해도 약국은 없다면, 산부인과는 있는데 소아청소년과는 없고 학교도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단순히 의사인력 확충의 문제로 접근할 것은 아니지 않나. 김시찬 전임의는 군의관 시절 경험한 군의료를 이야기하며 공공의료 실현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김채원 전공의는 의사의 안전이 곧 환자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김채원 전공의=의사증원 문제는 도돌이표 같은 문제다. 우리나라는 내가 당장 아픈데 병원, 의사가 부족해서 치료를 못 받는 나라가 아니다. 절대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국민 생명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차세대 인력 유입이 안되는, 소위 기피과 인력이 부족한 것이다. 정부는 전문의 자격을 따고도 활용을 못하고 있는 풍부한 인적 자원을 제대로 파악해 이들에게 기꺼이 제대로 된 보상을 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는 제시해야 한다. 정부는 의사면허번호를 갖고 있으니 그들의 재직 현황을 파악할 수 있지 않나. 간곡하게 바란다. 박종훈 병원장=의사 숫자가 지금 모자란다 더 뽑자라고 하는 것은 현재 의료가 나름 합리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전제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일단 합리적이지 않다.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병상수가 2.5배 더 많고 재원기간도 더 길다. 우리나라는 의료 과잉이 심하고 소모적인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부터 제대로 돌려놔야 한다. 정부는 과감하게 의료전달체계를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 상급종합병원 병상을 반토막으로 만들고 준종합병원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수가도 정상화해야 한다. 모든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의사 수를 따져봐야 한다. Q. 그럼에도 정부가 공공의대 설립, 의사증원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의료환경이 어떻게 바뀔것이라고 보나. 김시찬 전임의=질도 질이지만 신뢰도도 떨어질 것이다. 군의관 경험을 계속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데, 군 병원에서 민간병원과 같은 진료를 믿지를 않는다. 그만큼 군 병원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이다. 신뢰가 떨어지면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박종훈 병원장은 의사 증원 보다 병상 줄이기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박종훈 병원장=현재 상황에서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는다. 정부는 착각하고 있다. 의사는 전문가다. 전문가 집단은 수요를 창출해 낸다. 전문가 집단은 자기가 얻을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낼 것이다. 과잉진료가 남발되고 말도 안 되는 의료가 창출될 것이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볼 것이다. 전문가 집단은 컨트롤할 수 없다. 그들의 양심과 이성적 판단을 기대해야 하는데, 양심과 이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 불합리하지 않다고 느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저수가 속에서 희생하고 있는데, 의사는 그런 직업이라고 설득하는 게 통할까. 대학병원들이 수도권 지역에 제2, 제3 병원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다. 병상 수는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의대의 졸업생 수는 턱없이 모자라다. 이렇게 되면 지방 병원에서는 의사를 보기도 힘들어질 것이다. 정부는 의료 인력을 늘릴 게 아니라 병상을 줄여야 한다. 지난해 거리로 나온 젊은의사들의 모습. Q. 10년후 혹은 20년후 먼 미래의 어느날 의료계 총파업이 있다면 다시 나설 생각인가. 만약 파업에 나서게 된다면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일까. 최재호 학생=의사라서, 의대생이라서 파업에 동참한다는 건 앞으로 어렵지 않을까. 소위 말하는 '밥그릇'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 그러면 당연히 나설 것 같다. 이슈에 따라서 방향은 달라지겠지만 파업까지 할 만한 일이 없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박종훈 병원장=정부에게도, 국민에게도 '저 의사 집단은 브라이트하고, 많은 생각을 하는 집단'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지금까지, 특히 지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대화를 했다. 우리사 회가 의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바꾸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까지 하는 의사들의 태도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이라는 논리에 대해 국민이 최소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김채원 전공의=지난해 파업에서 전공의들은 구호로 'Do no harm, do right(환자에게 해를 가하지 말고, 올바른 의료행위를 하자)'를 내걸었다.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료진 안전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의사들이 거리로 나간다면 설사 백발이 성성하더라도 기꺼이 동참할 것 같다. 의사는 평범하지 않은 훈련과 교육으로 단련된다. 36시간 연속근무를 하고 새벽 3시에 환자가 안 좋다고 하면 자다가도 바로 뛰어나간다. 표 장사를 하는 정치인보다 내 환자를 지키기 위해 밤잠과 밥을 희생한 존재는 의사이며, 국민이 이런 부분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런 의사들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거리에 나선다고 하면 응원해 줬으면 한다. ============================ 진행: 이지현 기자 정리: 박양명 기자 참석자: 고대안암병원 박종훈 병원장 서울아산병원 김시찬 전임의(신장내과) 분당차병원 김채원 전공의(내과 3년차) 차의학전문대학원 최재호 학생(본과 4학년)
2021-09-10 05:45:59병·의원
기획

1주년 맞은 젊은의사 총파업…'패배주의'만 남았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2020년 8월. 젊은의사 전공의와 예비의사 의대생들은 일제히 거리로 나왔다. 약 1만6000명의 젊은의사들 중 70~80%는 가운을 벗고 진료를 중단했고, 예비의사들은 수업을 거부하고 국가시험 실기시험을 거부하는가 하면 동맹휴학을 하기도 했다. 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드라이브를 거는 정부를 막기 위해서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 자리는 전임의가 지켰다.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전임의가 한데 뭉치는 이례적인 상황도 펼쳐졌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총파업에 참여했던 당사자들과 송파구 문정동 사옥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약 한 달 동안 이어진 젊은의사, 예비의사의 단체 행동 결과는 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으로 돌아왔다. 대정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약 한 달 동안의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뒤로하고 정부와 합의했다. 합의문은 나왔지만 그때부터 젊은의사와 예비의사는 내부 분열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젊은의사 총파업나섰던 전공의, 의대생, 전임의, 그리고 그들이 떠난 병원을 운영하며 지켜봐야 했던 선배의사와 총파업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좌담회에는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시찬 전임의, 분당차병원 김채원 전공의(내과 3년차), 차의학전문대학원 최재호 학생(본과 4학년)이 참석했다. 좌담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 등을 준수해 진행됐다. Q. 지난해 8월 총파업 당시, 어떤 위치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김채원 전공의=의대정원 증원 문제 등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하라는 것 능력에서 최대한 열심히, 잡음 없이 깔끔하게 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며 환자 진료 및 수련에 임하던 평범한 일개 전공의였다. 지난해 8월 7일 첫 번째 시위가 있었는데, 당시 대전협에서 봉사에 나설 전공의를 모집했다. '의자라도 나르겠다'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썼다. 행사 후 서울시의사회관에서 밤샘 토론에 참여했고, 이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정책국 소속으로 일했다. 대학병원 내과 전공의 당직 일정보다 더 빡빡하게 파업에 참여했고, 기저에는 일반 전공의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김시찬 전임의. 그는 총파업 당시 서울아산병원 전임의협의회에서 성명서팀장을 맡았다. 김시찬 전임의=총파업을 하더라도 필수의료는 유지해야 했기에 투석실에서 근무했다. 총파업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 200명 가까이 되는 전임의들은 서로 얼굴도 이름도 몰랐다. 그런데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졌다. 병원의 전임의가 처음으로 한 데 모인 것이다. 파업 기간 동안에는 서울아산병원 전임의협의회 성명서팀 팀장을 맡았다. 최재호 학생=지난해 본과 3학년이었다. 휴학계도 내고 1인 시위를 주도했다. 홧김에 SNS에 "일개 의전원생이지만 정부 정책이 불합리한 것 같다. 1인시위를 하려고 한다. 동참하고 싶은 사람은 같이 해달라"라고 올렸다. 그렇게 1인시위에 참여한 의대생이 전국적으로 수백명까지 불어났다. 국회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날 비까지 내려 나 자신이 더 처량하게 느껴졌다. 지난해 울기도 많이 울였다. 박종훈 병원장=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발생한 의료공백을 최소화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이지 않나. 그 와중에도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대한병원협회 회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병원계도 내부적으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다. Q. 지난해 총파업을 지지, 참여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최재호 학생=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문제는 결국 의대생이 당사자다. 어떻게 이런 중요한 결정을 당사자 의견도 없이 할 수 있다. 정책 추진 배경에 의대생은 어디에 있는가에서 시작했다. 이번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면 앞으로 그 어떤 중대한 결정 사안에서도 우리의 목소리는 안 담기겠다고 생각했다. 박종훈 병원장=정부가 충분히 젊은의사들이 분노할 만한 계기를 줬다고 생각한다. 공공의대는 정부가 아니라 정치권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의료계가 망가진 데에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많이 작용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여전히 미숙하다. 김시찬 전임의=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책이 결정되는 경우는 비단 의사 직군뿐만이 아니다. 내 이익, 소위 밥그릇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무리하게 추진된다면 누구나 분노할 것이다. 공공의대 신설, 의대 증원으로 결국 내 밥그릇이 줄어드는데, 그렇다고 국민 밥그릇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정치인 밥그릇 챙기기일 뿐이었다. 내 밥그릇이 줄어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김채원 전공의. 지난해 파업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정책국에서 활동했다. 김채원 전공의=전문의 자격을 따고 개원해서 밥벌이하는 게 꿈이라면 꿈이었는데, 그 꿈이 와장창 깨지는 느낌이었다. 위기감이 엄청 컸다. 공공의대 신설 문제는 아직 현실화가 안돼 입에 올리기 좋은 신기루와 같다. 모교가 서남의대라서 의대 신설, 의사 증원 문제점에 대해 더 절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서남의대 역사가 23년에 이를만큼 짧지 않지만 정치적 목적에서 시작됐고, 끊임없는 투자가 부족했으며, 안정적인 수련 역시 부족했다. 결국 학교는 의학교육평가인증 벽을 넘지 못하고 폐교됐다. 학생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교육을 받아야 했다. 의대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명감을 가진 의학 교육자가 꼭 필요하고, 안정적이고 체계화된 시스템이 있어야 하며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보다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는 솔직해져야 한다. 의사 수가 부족한 게 아니고 값싼 의사를 만들어내겠다는 것 아닌가. Q. 파업 이후 지난 1년,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었나. 김채원 전공의=파업 당시 오히려 환자의 응원을 많이 받아 의외였고, 감동을 받았다. 주치의를 바라보는 환자의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파업 이후 놀라울 만큼 원래의 생활로 돌아왔다. 예고되지 않았던 시험을 당장 내일 본다는 경험을 해봤다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최재호 학생=당시 본과 4학년을 제외하고는 자의든, 타의든 빨리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총파업 후 의대생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아닐까. 최재호 학생. 수업거부, 동맹휴학 등에 동참하며 정부 정책 1인시위를 주도했다. Q. 파업 이후 전공의, 의대생 사이에서는 패배주의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동의하나. 최재호 학생=사실 의대생은 파업 이후부터 더 어려워졌다. 당시 본과 4학년은 의사국시 실기를 취소한 상황에서 합의가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우린 어떻게 되는 거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파업 후 탈출 전략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의대생들은 갈라지고, 책임을 돌리는 화살만 오갔다. 학생들은 (파업을 통해) 얻은 게 하나도 없다. 그렇다 보니 패배주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나라에서는 환자 살리는 의사를 하면 안 되나 하는 얘기들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처음 파업을 한다고 했을 때 교수님들의 말을 종합하면 "너네 분명히 이용당하고 버림받는다", "20년 전에 잘 못해서 그럼다. 미안하다. 부끄럽다"로 나눠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 역시도 20년 뒤 후배들에게 똑같이 말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김시찬 전임의=패배주의는 이전에도 꾸준히 있어왔다. 2012년부터 인턴을 시작했는데 의료계를 위협하는 현안들이 계속 있었다. 일방적으로 공격을 받으니까 그것만으로도 패배감에 빠지는 느낌이고 조금씩 쌓이는 것 같다. 파업 기간에 만들어졌던 전임의 단체 대화방도 사라졌다.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 젊은의사 파업 당시 그들의 주장을 지지하면 대한병원협회와 대립각을 세웠다. 박종훈 병원장=20년 전에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가 총파업 투쟁을 했다. 그때는 개원의가 먼저였고, 학생과 전공의는 가장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총파업은 학생과 전공의를 최전방에 내세웠다. 개원의는 파업을 해도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 파업률이 크지 않았다.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은 모두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학생과 전공의를 전면에 세우고 선배 의사들은 손가락 투쟁만 하고 있었다. 의협은 이들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체의 계획도 없었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 진행: 이지현 기자 정리: 박양명 기자 참석자: 고대안암병원 박종훈 병원장 서울아산병원 김시찬 전임의(신장내과) 분당차병원 김채원 전공의(내과 3년차) 차의학전문대학원 최재호 학생(본과 4년)
2021-09-09 05:45:59병·의원
인터뷰

국산 백신 임상 진두지휘 김병수 교수...성공 묘책은?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에서도 '백신 주권' 확보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이 국내 개발로는 처음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내년 상용화 가능성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큰 기대 속에서도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참여자 모집 등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상당하다. 보건 당국도 이를 모를 리 없기에 최근 수목원 입장료 할인 등 실효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방안까지 쏟아내면서 임상 참여자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실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의료진들이 생각하는 임상 참여자 모집을 위한 묘책은 무엇일까. 고대안암병원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혈액종양내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3상을 진행해 있어 정부의 지원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이오)의 코로나 백신인 'GBP510' 3상 임상시험을 맡은 고대안암병원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혈액종양내과‧사진)을 만나 국산 백신 상용화 가능성을 살펴봤다.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 시행 두 달이 승부처" SK바이오의 백신은 국내에서 허가돼 접종에 사용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을 대조 백신으로 사용해 효과를 확인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험대상자는 총 3990명이며, 시험백신에 3000명을 대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990명에게 접종해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비교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임상시험 대상자 중 90%는 국제백신연구소와 협업해 동남아시아와 동유럽에서 진행하고 국내에서는 10% 정도의 임상을 책임질 예정. 따라서 국내에서는 고대안암‧구로‧안산병원을 비롯해 14개 임상기관이 SK바이오의 GBP510 임상 3상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두고서 일각에선 코로나 치료제 개발서부터 문제가 됐던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고대안암병원에서 이를 진두지휘하는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은 임상시험 시작 후 첫 두 달이 임상 참여자 모집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건당국과 백신 개발 제약사까지 힘을 합해 임상 참여자 모집에 총력을 기울여야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를 꿈 꿀 수 있다는 평가다. 참고로 전체 임상 총괄은 고대구로병원 정희진 교수(감염내과)가 맡았다. 김병수 센터장은 "이번 코로나 백신 3상 임상시험은 교과서 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시판된 코로나 백신들도 유사한 과정을 겪었다"며 "현재 상황은 전시 상황과 마찬가지인 만큼 충분히 가치가 있다. 현재로서는 임상시험 시작 후 첫 두 달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상 참여자 모집이 가장 중요한데 정부가 2~3개월 동안 적극적으로 독려를 하고 안전성을 강조해야 한다"며 "충분히 보건 당국이 참여자를 대상으로 접종서부터 그 후까지 관리를 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9일 고대안암병원을 방문한 모습이다.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과 박종훈 안암병원장이 권덕철 장관과 함께 임상시험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김 교수는 SK바이오 코로나 백신이 2상까지 진행되면서 효과와 안전성 문제가 해결 가능한 만큼 기존 백신들과 동등한 효과, 즉 백신 인센티브로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임상시험 자원자에게 증명서를 발급해 국립수목원, 과학관과 같은 각종 공공시설 입장료를 할인 혹은 면제해주는 방책이 아닌 임상 참여자들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임상 2상에서 중화항체 형성률 등에서 효과가 인정된 만큼 복지부 차원에서 기존 백신과 동등하게 효과를 인증해주는 절차와 제도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기존 백신 접종자보다 더 안전하다는 측면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임상시험에 참여한다고 해서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 1상과 2상에서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이미 확인한 바 있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으로 백신 접종 후 전문적인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관리를 해주게 되기 때문에 안전하다. 기존 백신은 접종 후 방치되는 측면이지만 이 경우는 임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의료진의 케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진행 중 연구 성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최근 SK바이오의 코로나 백신 3상 진행이 확정된 후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이 임상시험 참여 의료기관 중 고대안암병원을 찾아 의료진들과 임상 지원방안을 공유하기도 했다. 당시 김 센터장은 직접 복지부 권덕철 장관에게 임상시험 전반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추가로 의료진 측면에서의 임상시험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은 계획대로 임상시험이 성공한다면 백신 주권 확보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바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코로나 백신에 도움이 될 만한 바이오마커 발견 시 의료진이 이를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주요 요지다. 이는 수백억의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코로나 백신 개발이지만 어쨌거나 관련된 모든 권한은 SK바이오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어쨌거나 SK바이오가 책임지고 있는 임상이기에 임상시험의 모든 결과물도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임상시험의 모든 시료와 결과물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며 "다만, 표적치료제 개발 등에 있어선 바이오마커 연구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에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임상시험 과정 중 코로나 극복을 위한 항체형성에 도움이 될 만한 바이오마커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의료진이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며 "복지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물론 SK바이오의 양해도 필요하겠지만 의료진 차원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센터장은 임상 3상이 계획대로 진행만 된다면 향후 상용화 후 백신 주권 문제를 넘어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교했을 때 중화항체 형성률 등 효과는 동등하고, 지속성도 유지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부작용 면에서도 경쟁력만 갖춘다면 수출도 꿈이 아니다. 임상시험 과정이 물론 교과서적인 방식이 아닌 측면에 존재하지만 이는 코로나라는 전시상황를 충분히 감안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2021-08-25 05:45:57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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