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전체
  • 일반뉴스
  • 오피니언
  • 메타TV
초점

전공의 공백 넉 달째인데…"9월 복귀? 현실성 없는 이야기"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전공의들이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가운을 벗어 던지고 병원을 떠난 지 넉 달이 지났다.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자 병원과 정부는 앞다퉈 이들의 복귀를 설득하고 나섰다. 특히 정부는 지난 4일부터 이들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하는 유화책을 제시하며 오는 9월 전공의들이 대거 복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25일에서는  6월 말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사직처리해달라고 병원을 압박 하고 있다.의료계 또한 의사협회 주도로 정부와 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설치하며 전공의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어느 곳에도 확답을 주지 않으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 전공의가 떠난 지 넉 달이 지난 가운데, 메디칼타임즈가 전공의 중심으로 의료계 상황을 짚어봤다. 충북대병원 권순길 전 교육수련부장은 "전공의는 기본적으로 1년 단위의 수련을 진행한다"며 "모든 전문의 시험은 2월에 진행되기 때문에 오는 9월에 복귀해도 추가수련을 받아야 한다. 올해 9월과 내년 3월에 복귀해도 같은 시기에 전문의 시험을 봐야 하는데 누가 복귀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충북대병원, 복귀 전공의 단 2명…대다수 복귀 의사 없다"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위해 복귀 전공의에 대해서는 지난 행정명령을 모두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미복귀 전공의 또한 행정처분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이르면 올해 9월부터 전공의들의 복귀가 시작될 것이라 예상하고 이를 위반 기반을 만들려고 하는 것.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각 수련병원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 "올해 9월이나 내년 3월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면 대거 복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정부가 행정처분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오는 9월 복귀 시 곧바로 의료현장에 투입돼 근무가 가능하다.하지만 의료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다.충북대병원 권순길 전 교육수련부장은 "전공의는 기본적으로 1년 단위의 수련을 진행한다"며 "모든 전문의 시험은 2월에 진행되기 때문에 오는 9월에 복귀해도 추가수련을 받아야 한다. 올해 9월과 내년 3월에 복귀해도 같은 시기에 전문의 시험을 봐야 하는데 누가 복귀하겠느냐"고 지적했다.이어 "대학의 코스모스 졸업과는 엄연히 다르다"며 "내년 3월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공의도 극소수인데 올해 9월에 누가 복귀를 할지 모르겠다. 9월 복귀설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의료 전문가들은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가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에 복귀 시점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자칫 의료법 위반에 해당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권순길 전 수련이사는 "최근 전공의 간에 사직서를 제출하면 향후 2년 동안 전공의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더욱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만일 정부가 실제로 이런 명령을 내린다면 전국에 전공의는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이어 "정부의 사직서수리명령 발표 후 충북대병원에 돌아온 전공의는 단 두 명뿐"이라며 "전공의가 복귀해도 동료들 간 전혀 눈치를 주는 분위기가 아님에도 본인 의사에 따라 복귀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립대병원 안과 교수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인기과를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복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직서를 제출하는 전공의는 아직 거의 없지만 이는 돌아오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기조가 급변하다 보니 어떤 법적 불이익을 받을지 몰라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미 몇몇 전공의들은 1~2년까지 장기전으로 보고 미래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결국 장기화되면 교수들이 지치고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점점 줄어들면서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되지 않겠냐"고 전했다.사직 전공의는 "결국 전공의가 떠나고 네 달 동안 당직 등을 도맡던 교수들이 한계에 달해 말 잘 듣는 후배가 필요했겠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교수단체를 비롯해 의료계가 계속해서 전공의를 앞세울수록 우리는 더욱 움츠러들고 뒤로 숨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의대생·전공의, 올특위 불참'…2020년 단체행동 재현되나특히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무기한 휴진을 선언하고 5일 만에 철회한 이후, 전공의의 실망감은 한 층 더 깊어졌다.권순길 교수는 "전공의들은 의대증원 정책 등의 원점 재논의를 얘기하고 있는데 서울의대 교수는 전공의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집단행동을 진행했다"며 "전공의 상당수가 여기에 상당히 큰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실제 의대증원 정책으로 사직한 전공의 A씨는 "전공의들은 정부의 잘못된 의대증원 정책을 원점화하기 위해 자신의 직업을 걸고 단체행동에 돌입했다"며 "하지만 전공의 처분 무효화를 위한 집단휴진은 제자를 지키고 싶은 의도와 달리 의료계 집단행동의 논점을 흐릴 뿐 아니라 여론적으로 전공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또한 그는 "결국 전공의가 떠나고 네 달 동안 당직 등을 도맡던 교수들이 한계에 달해 말 잘 듣는 후배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교수단체를 비롯해 의료계가 계속해서 전공의를 앞세울수록 우리는 더욱 움츠러들고 뒤로 숨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전공의와 의대생은 최근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꾸려진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에도 참여를 거부했다.올특위는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의협 산하에 교수 대표, 전공의 대표, 시도의사회 대표 총 3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임현택 의협 회장을 저격하며 불참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의사협회가 여러 차례 단일대오를 내세우고 있지만 내부 결집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지난 2020년 의료계가 분열돼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겼던 단체행동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박단 비대위원장은 "사직한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의협이 제시한 3가지 요구안은 대전협의 7가지 요구안에 비해 명백히 후퇴한 안으로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 임현택 회장은 최대집 전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대한의사협회는 전공의가 올특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젊은 의사들의 입장이 견고한 만큼 쉽지 않아 보인다.국회의원 출신 박인숙 전 울산의대 명예교수는 "의료계가 지금처럼 사태를 이어가면 결국 답이 없어질 것"이라며 "의료계 내부적으로 협의가 어렵다면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 의견을 우선적으로 듣고 정부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젊은 의사를 설득하지 못하면 본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의료계에 정통한 또 다른 원로교수 A씨 또한 "4년 전 사태를 돌이켜보면 전공의와 의대생이 선배들을 보며 받은 상처가 커 지금까지 폐쇄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이 이해된다"며 "그러한 불협화음이 의료계에 또다시 나타나선 절대 안 된다. 의사협회는 전공의 손을 놓는다고 표현하지 말고 끝까지 이들의 요구사항을 중심적으로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병원 줄도산 턱 밑…전공의 복귀 포기하고 청사진 마련해야"한편,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며 병원들은 유례없는 경영난을 맞고 있다. 특히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대학병원들은 교수들을 상대로 명예퇴직을 받고 직원들을 무급휴가 보내는 등 비상경영에 나섰지만 이들의 공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전국대학병원 재무부서장협의회(이하 재무부서장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대학병원 상당수는 전년 대비 올해 3~4월, 2개월 동기간 의료수익 손실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우선 서울대병원이 수술 중단에 이어 입원까지 폐쇄하며 -41%라는 최악의 수익감소를 기록했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 사직 여파로 신규 외래환자의 예약을 수차례 미룬 데 이어 최근에는 결국 취소한 바 있다.우선 서울대병원이 수술 중단에 이어 입원까지 폐쇄하며 -41%라는 최악의 수익감소를 기록했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 사직 여파로 신규 외래환자의 예약을 수차례 미룬 데 이어 최근에는 결국 취소한 바 있다.서울대병원은 지난 2023년 3~4월 외래 24억 1800만원, 입원 24억 100만원에 달했지만 2024년 동기간 22억 1800만원, 14억 2200만원으로 입원 수익률이 -41%까지 추락했다.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들은 더 이상 시간을 미룰 수 없는 암환자 위주로 환자를 받고 있는데 사태가 더욱 길어진다면 최소 6개월 이상 대기해야 상급종합병원 교수에게 진료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이외에도 입원환자 증감률을 살펴보면 ▲서울아산병원(-39.6%) ▲신촌세브란스병원(-29.5%) ▲인제대 일산백병원(-30.7%)▲인제대 상계백병원(-29.7%)  ▲조선대병원(-24.2%) ▲한양대병원(-21.6%) 등으로 나타났다.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공공병원 또한 막대한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서울의료원은 525억원, 보라매병원은 372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전공의들이 떠나면서 병상가동률이 급감했기 때문인데, 서울의료원 병상가동률은 전공의 이탈 전 72%였던 것에서 5월 말 기준 44%로 28%p 하락했다. 보라매병원도 72%에서 52%로 20%p 떨어졌다.공공병원의 경영난이 가중되자, 서울시는 두 시립병원의 손실 중 절반가량인 456억원에 대해 시 예산을 투입해 지원할 예정이다.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이번 의대증원 사태로 대학병원 대다수는 신규환자를 받지 않고 예약된 것도 미루면서 그야말로 개판이 됐다"며 "일부에서는 경증환자가 대학병원을 찾지 않으며 순기능이라고 평가하지만 급격히 입원 및 외래 환자가 줄어들며 기반이 튼튼한 대형병원들도 파산 위기가 턱 밑까지 찾아왔다"고 지적했다.이어 "공공병원은 국가 지원이라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있지만 민간병원은 그야말로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포기하고 현 상황에서 병원이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병원을 비롯한 제약사, 의료기기사 등 의료계 전반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연쇄 파산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4-06-25 12:10:24정책
초점

복지부 의대증원 청문회 쟁점은…불통 정책 정조준하나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복지위는 크게 8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보건복지부에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캐묻어 책임론을 따지겠다는 국회와 방어하려는 복지부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24일 청문회가 결정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를 보면 보건복지부에 대한 비판은 크게 8가지다. 가장 먼저 지적된 것은 청문회 원인이 된 복지부의 국회 상임위 출석요구 불응이다.■의료계와도 국회와도 불통…맹공 예상이에 앞서 복지부는 이번 국회가 시작된 뒤 개별 의원실 업무보고를 취소하는 한편,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역시 국회 개원 이후 복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데, 이 같은 복지부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대통령실·여당의 용인 없인 불가능하다는 것.의과대학 정원 확대 과정에서 불통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됐던 만큼, 정부 불참을 시작으로 대통령실·여당으로까지 공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소통 문제와 관련해 11개 환자단체 1대1 소통 약속 불이행된 것에도 지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복지부는 각 단체에 담당자를 지정해 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복지위가 4개 환자단체와 면담을 진행한 결과 아예 연락 받지 못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국회 복지위 복지부 지적사항■2000명 의대 증원 근거도 과녁…비판 거세가장 크게 다뤄질 문제는 2000명 의대 증원에 대한 근거다. 정부는 2000명 의대 증원이 과학적 근거에 의해 결정된 숫자라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근거가 된 것은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이 내놓은 3개 연구다.더욱이 이 연구의 저자들 역시 2000명 의대 증원이 보고서의 근본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사법부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지난달 의대교수·전공의·의대생·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취소 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에서, 재판부는 정부에 의대 증원 관련 근거 자료를 요청했다.이에 따라 정부는 49건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했지만, 대부분 자료가 언론보도나 보도자료, 공개된 보고서, 시민단체 성명 등이라는 의료계 비판을 받은 바 있다.특히 복지부는 의대 증원 결정에 핵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가, 이후 회의록이 있다고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다.하지만 이중 어디서도 2000명 의대 증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의대 증원이 결정된 보정심에서도 2000명 의대 증원에 대한 사전 논의 없이, 결과가 통보식으로 공개됐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이는 2000명 의대 증원을 논의했다는 의사인력전문위원회 역시 마찬가지다. 2주 간격으로 회의하며 의대 정원 관련 논의를 하기도 했지만, 2000명 증원 규모는 언급된 바 없었다는 것.각 의과대학들이 이렇게 늘어난 의대 정원을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장 점검이 미흡했다는 것도 지적 대상이다.실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초기 정부는 현장 조사를 통해 모든 의과대학이 이를 수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대 정원을 확정하면서 대학교 요청을 받아들여 이를 1509명으로 줄였다. 이는 의대가 2000명 의대 증원분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반증으로, 정부 조사가 부실했음을 나타낸다는 것.실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자체적으로 10개 의대를 조사한 결과, 5개 의대에서 복지부의 현장실사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도 한 곳은 비대면으로 조사가 진행됐고, 나머지 4곳은 복지부 직원 1~2명이 나와 1시간 전후로 조사하는 데 그쳤다. 국회 복지위가 복지부 청문회를 예고한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 양쪽에 날 선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갈등 부추긴 정부 태도…사회적 비용 어쩌나의대 증원이 과도한 행정명령 등으로 일방적으로 추진됐고, 이로 인한 의료계·정부 갈등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이 같은 사회적 비용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학병원의 경영난이다. 이들 병원이 적자를 호소하며 막대한 정부 예산이 투입됐는데, 지금에 와선 이들 병원이 신규 간호사 채용을 중단하는 등 그 여파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는 비상의료체계를 운영하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1조 원의 국민건강보험 재정 및 예비비를 사용했는데, 그 내역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이 오갈 예정이다.하지만 그 원인이 된 의정 갈등 수습 대책은 전무하다. 정부는 의료계와 형식·의제에 구애받지 않는 대화를 하자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의 가장 큰 요구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그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는 상황이다.유화책으로 제시한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역시 지난 2월 제출된 사직서엔 적용하지 않아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병원에 따라 퇴직금을 사직 전 3개월 평균임금으로 산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아예 퇴직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기존에 제출한 사직서가 무효가 된다면 4개월간의 사직상태가 무단결근으로 처리돼 법적으로 불리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의사들도 비판 대상…의료계는 "전공의와 대화해야"이렇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제2차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 및 대통령비서실 장상윤 사회수석 등 4명이다.의료계 측 참고인으론 서울대병원의대교수비상대책협의회 강희경 회장, 대한전공의협회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 대한의학회 박형욱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이필수 전 회장,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안덕선 원장, 양은배 수석부원장 등이 참석한다.환자 및 시민·노동, 타 직역단체 측에선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최희선 위원장, 병원간호사회 한수영 회장 등 10인이 결정됐다.참고인 신분이긴 하지만, 의료계 역시 국회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휴진을 강행하며 환자 피해를 야기한 것에 맹공이 예상된다.정부가 명확한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추진하긴 했지만, 의료계 역시 그동안 근거 없이 의대 증원에 반대만 해왔다는 것.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두 축이다. 정부가 잘못한 것과 의료계가 잘못한 것이 있다"며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의대 증원 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근거가 부족했거나, 졸속으로 추진한 과정들이다. 의료계 역시 정부와 마찬가지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주된 지적사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어 의료계 역시 수년간 의대 증원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적합한 근거나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 반대 말고는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은 채 파업만 하는 것은 국민을 설득하려는 태도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엇걸라는 정부·의료계 주장을 통해 문제와 사실관계를 규명하려는 것이 이번 청문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의료계에선 이번 청문회가 의·정 갈등을 해소할 단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도, 그 초점이 전공의 복귀에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단순히 복지부·의료계 문제를 지적하는 자리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 복귀를 끌어낼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여야 한다는 요구다.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임원은 "지금은 의료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의·정 갈등이 미칠 사회·경제적 여파가 큰 만큼,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따지고 보면 이 문제는 대통령실이 풀어야 할 문제지만, 국회가 나서 원만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이 상당히 긍정적이다"고 말했다.이어 "가장 바라는 것은 복지위가 대전협과 충분하게 소통하는 것이다. 현 상황은 의대 교수나 의협보단 전공의들과 직접 풀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말로만 돌아오라고 하는 것이 아닌, 전공의 7대 요구안을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6-25 05:30:00병·의원

공공의료원도 경영 위기…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 900억 손실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의대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며 민간의료원뿐 아니라 공공의료원도 막대한 경영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서울 시립병원인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이 올해 약 9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의대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며 민간의료원뿐 아니라 공공의료원도 막대한 경영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부터 집단 이탈을 시작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두 시립병원의 올해 손실이 연말까지 89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했다.두 병원의 손실은 각각 서울의료원 525억원, 보라매병원 372억원으로 추정된다.손실의 주된 원인은 전공의가 떠나며 환자 입원을 최소화해 병상가동률이 급락했기 때문으로, 전공의들이 복귀하기 전까지 병원 측에서 별다른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병상 가동률은 서울의료원이 전공의 이탈 전 72%였던 것에서 5월 말 기준 44%로 28%p 하락했다. 보라매병원도 72%에서 52%로 20%p 떨어졌다.서울의료원은 의사 203명 중 전공의가 44명으로 비율이 22%, 보라매병원은 의사 348명 가운데 전공의가 118명으로 34%다. 보라매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서울아산병원(34.5%), 서울성모병원(33.8%)과 비슷하다.병상 가동률이 떨어진 것과 별개로 전문의들에게 업무가 몰리며 외래환자 진료 실적도 나빠졌다. 보라매병원은 지난해 하루 평균 외래환자 3332명을 진료했는데 전공의 사직사태 이후인 5월에는 2888명으로 줄었다.공공병원의 경영난이 가중되자, 서울시는 두 시립병원의 손실 중 절반가량인 456억원에 대해 시 예산을 투입해 지원할 예정이다.시는 앞서 재난관리기금 118억원(서울의료원 42억원, 보라매병원 76억원)을 투입했는데, 추가경정예산안 338억원(서울의료원 226억원, 보라매병원 112억원)을 편성해 재정을 다시 투입할 계획이다. 재난관리기금과 추경까지 합하면 총 456억원이다.손실이 큰 데다 두 시립병원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내과, 외과 등 필수과목 중심으로 평일 진료 시간을 2시간 연장하는 등 공공의료 업무 부담을 늘렸기 때문이다. 시는 또 전문의들의 '번아웃'을 막고 병원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의사 신규 채용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병원들 또한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며 각종 비용 절감에 나섰다.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 모두 의사직이 아닌 직군의 신규 채용은 유보하고, 의사직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무급휴가를 권고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중이다.각종 소모품 재고까지 일일이 관리하며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서울의료원은 여기에 더해 MRI 및 CT 촬영, 재활치료 등 진료 실적을 높이고 각종 행사·홍보 비용은 줄일 계획이다.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시 예산을 투입해 두 공공 의료기관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전공의 복귀를 위해 정부와 함께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6-24 17:56:08병·의원

외국 의사를 통해 비춰본 한국의료 현실

메디칼타임즈=거점 뇌전증병원협의체 홍승봉 위원장 지난 6월 21-22일에 열린 대한뇌전증학회 국제학술대회에는 미국 하바드의대 교수 등 7명과 일본 Tohoku의대 교수 등 7명이 초청 연자로 참석했다. 모두 한국의 의정 갈등에 대하여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장기간 전공의 공백을 크게 걱정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의료 환경에 대하여는 조금씩 말문을 열었다. 한국에서 마취 인력 부족으로 수술장이 60%밖에 열리지 않아서 암, 뇌전증 등 중증 환자들의 수술이 취소 또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미국 의대 A교수는 뇌전증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돌연사율 30배, 신체 손상율 50-100배로 언제 다치거나 사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응급 수술에 준하여 우선적으로 수술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B교수는 미국에는 간호사 마취사(nurse anesthetist, CRNA)로 마취 의사 부족을 해결하고 있는데 현재 CRNA 4만679명이 1년에 5천만건의 마취를 하고 있다고 말했고, C교수는 미국에서 1년에 약 3만명의 의대생이 졸업하지만 그래도 의사가 부족하여서 매년 약 1만명의 외국 의사를 도입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필요하면 외국 의사를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D교수는 그럼에도 미국에는 의사 부족과 높은 의료비를 해결하기 위하여 별도의 교육과 수련을 받은 임상간호사(nurse practitioner; NP, clinical nurse specialist: CNS)가 저렴한 의료비로 흔한 질병의 진단, 검사 및 전문약 처방, 의료상담 등을 하고 있으며, 의사 교수가 갑자기 휴진하거나 바쁠 때에는 임상간호사가 이전에 처방된 약을 재처방한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38만5000명의 NP가 있고, 매년 2만명씩 늘어나며, 8만9122명의 CNS가 있다. 미국 임상간호사(APRN)의 종류는 4가지가 있는데 NP, CNS, 출산 임상간호사(14.000), 간호사 마취사이다. CNP(certified nurse practitioner)는 가정의학과 또는 소아과 전문 교육과 수련을 추가로 받는 임상간호사이다. 일본의 E교수는 일본 전공의 월급은 약 200만~400만원으로 병원 마다 차이가 크다면서 국립병원, 대학병원일수록 월급이 낮지만 더 다양한 환자를 볼 수 있고,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쓸 수 있어서 많이 지원하고 있으며 전공의에게 1주일에 하루는 외부 병의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이런 외국의 의료 환경을 참고해야 한다. 전공의 사직이 길어지면서 병원에서 환자를 지키는 교수들은 한계점에 부딪혔고, 수술을 받지 못하는 중증 환자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정부에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의 국내 의료 현장 투입을 논의하는 공청회를 개최하자고 요청했는데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만약 현 비상사태가 지속된다면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외국 의사 고용을 포함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가장 급한 것은 수술장이 빨리 100% 열려서 중증 환자들의 수술 건수를 최대한 회복해야 한다. 특히 중증 환자 수술이 많은 5대 병원 마취과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정부는 너무 낮은 진찰료를 올리고, 필수의료패키지의 개선 및 필수 의료의 법적 보호 등으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퇴로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선배 의사들은 인턴 때는 한 달에 한번, 전공의 때에는 1-2주일에 한번 집에 가는 혹독한 수련 환경에서도 오늘날의 발전된 한국 의료를 이뤘다. 인턴은 하루에 2-3시간씩 자면서 매일 수술 참여, 회진준비, 약처방, 30여명 환자들의 혈액 채취와 링겔 주사를 놓았다. 새벽 3시에 링겔 주사를 10번 찌르다 실패한 동료인턴이 깨웠다. 41년전 KBS 9시 뉴스 앵커는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이 젊은 인턴 의사의 반짝이는 눈동자에서 생명의 존엄성과 희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의대생, 인턴, 전공의들이 속히 복귀하여 위기의 한국 의료를 구해주길 간곡하게 바란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4-06-24 05:00:00오피니언

진료실 의사, 환자 칼부림 흉흉한데…의협은 '불통' 파열음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사가 환자에게 칼부림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의료계에서 그 원인이 길어지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 갈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를 해결해야 할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소통 없는 투쟁 일변도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20일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이날 서초경찰서를 방문해 의사에게 칼부림한 가해자에 대한 엄벌 촉구 진정서를 제출했다. 가해자인 A씨는 지난 19일 오전 11시경, 서울 서초구 한 병원에서 의사 B씨를 흉기로 찔러 경찰에 체포됐다. 약 처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다.의사가 환자에게 칼부림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의료계에서 그 원인이 길어지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 갈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진정서 제출 이후 황 회장은 의료전문지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A씨는 명백한 살해 의도를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피해 의사를 방문해 자초지종을 들은 결과, A씨는 흉기를 숨기고 병원에 들어와 다른 환자를 진료 중인 의사를 기습했다는 것.이렇게 피해 의사는 총 6개의 자상을 입었는데, 목으로 향하는 칼날을 피하려다가 승모근을 깊게 찔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아직도 출혈이 멈추지 않고 있고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는 명백한 살해 의도를 가진 범행이라는 것. 범행 이유가 된 처방 역시 통상적인 것이어서 여기 왜 불만을 가진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황 회장은 "이 환자분은 명백한 살해 의도를 가졌다. 흉기를 숨기고 진료 접수도 하지 않고 바로 진료실로 들어왔다"며 "다른 환자를 진료 중인데 흉기를 꺼내 무차별적으로 찌른 것이다. 그것도 칼이 15도 휠 정도로 강도가 셌는데, 목을 찌르려는 것을 피해 승모근이 찔리고 칼을 막으려다가 오른손 인대가 절단됐다"고 설명했다.이어 "워낙 상처가 깊고 손상된 혈관이 많아 출혈이 멈추지 않고 있다. 오른손 같은 경우는 인대가 끊어져서 사용하는 데 많은 장애가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굉장히 격양되고 억울해하는 상황인데 자신이 이런 공격을 받는 게 대한민국 사회의 의사 불신 때문이라고 호소하더라"라고 전했다.황 회장은 이 같은 범죄는 의사 개인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 전체 의료에 대한 테러라고 비판했다. 또 이렇게까지 의사에 대한 불신이 심해진 원인으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료계·정부 갈등을 지목했다.정부가 의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의사에 대한 국민 신뢰가 매우 떨어졌다는 우려다. 만약 의사와 환자 간 신뢰 관계가 견고했다면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황 회장은 "이번 사건과 의대 증원 사태는 분명히 연관관계가 있다. 명백히 치료 결과가 나쁜 게 아니고 수술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라며 "그랬다고 해도 해선 안 될 범죄다. 단순히 처방 내용에 대한 불만으로 살해 의도를 가진다는 것은, 지금의 의정 갈등 상황과 의사를 불신하는 사회 현상을 저변에 깔지 않곤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이런 상황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엔, 정부의 책임도 있다"며 "이는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국민 불신이 만든 살인 미수 사건이고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테러다. 이 같은 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을 전제로 한 입법을 요구해야 하고, 관련 사건을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리는 사례가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으로 의료계 투쟁 동력이 반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이 같은 절체절명이 상황에서 사태 해결에 앞장서야 할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일방적인 의사결정으로 내부 비판받는 상황이다. 앞서 의협은 지난 18일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오는 27일 무기한 휴진을 갑작스럽게 발표했다.하지만 이 발표와 관련해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는 시도의사회 반발이 나오면서 내부 파열음이 커지는 상황이다. 27일이 무기한 휴진 일로 정해진 것과 관련해 의협 집행부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보는 시도의사회장들은 석연치 않은 모습이다.특히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과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김택우 회장은 오는 21일 의협 임현택 비공식적 면담을 진행하는 등 제동에 나섰다. 여기서 독단적 의사결정을 지양할 것을 요구하고 27일 무기한 휴진을 재검토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더욱이 이날 구성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올특위)' 역시 그 구성이 일방적으로 정해진 것이 드러나면서 비판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은 전날 올특위 구성을 발표하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 위원 참여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는데, 관련 브리핑이 시작되기 4분 전에야 공문이 도착했다는 것.이와 함께 의대협은 올특위에 불참하겠다고 밝혔으며,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미 불참 입장을 밝힌 바 있다.시도의사회 위원 구성은 더 문제다. 황 회장은 올특위가 구성되고 본인이 위원을 들어갔다는 것을 브리핑 후 기사를 본 뒤에 알았다고 전했다. 시도의사회와는 올특위 구성이나 향후 방향성 등과 관련해 아무런 사전 논의가 없었던 것.또 이른 특위는 첫 회의나 그 이전에 논의해 위원장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마저도 일방적으로 정해졌다. 무엇보다 황 회장은 첫 회의 날인 22일 선약이 있고, 이날 회의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다.이와 관련 황 회장은 "의료계 내부서라도 의견 수렴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집행부에서 결정하고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은 투쟁 동력을 반감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 27일 무기한 휴진 역시 이를 소통하는 방식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이런 부분들이 올특위에서 조금이라도 바뀌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이어 "위원장은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를 집행부에서 결정해 내려주면 다른 위원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상임이사회서라도 논의했으면 나았을 테지만 올특위 자체나 그 구성에 대한 논의조차 없었다. 이런 과정 없이 이렇게 결정해버린 것 자체가 근본적인 변화는 없지 않나 우려스러울 따름"고 전했다.
2024-06-21 05:30:00병·의원

의-정 갈등 국제 공론화 조짐…국제학술지도 조명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의대 증원, 필수의료패키지, 필수의료 인력 부족 등의 해법을 두고 의-정 갈등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학술지 LANCET에 이와 관련한 기고글이 게시됐다.필수의료를 포기하는 문제의 본질은 극도로 낮은 보험수가에서 시작됐지만 정부가 이를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파국에 이르렀다는 것.미국 피츠버그대 윤주흥, 부산 동아의대 응급의학과 권인호 등의 연구진이 작성한 '위기에 처한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LANCET에 15일 게재될 예정이다(doi.org/10.1016/S0140-6736(24)00766-9).연구진은 "사실상 모든 국민이 국민건강보험공단(NHIS)의 가입자인 한국은 의사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보험료가 매우 저렴한 고품질의 의료 구조를 확립했다"며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99명, 영국은 인구 10만 명당 200명 정도로 낮은 사망률과 한국은 연간 14.7명, 영국은 연간 1.7명으로 높은 외래 진료소 방문 비율과 같은 높은 효율성으로 다른 나라의 롤모델이 됐다"고 밝혔다.이어 "올해 2월 한국 정부는 2025년부터 연간 2000명의 의사 수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현재 졸업생 3058명에서 67% 증가한 수치"라며 "이러한 의사 수의 증가는 의대생들의 증원으로 달성하게 된다"고 말했다.국제학술지 LANCET에 게재된 위기에 처한 한국의 의료 시스템 기고글. 이에 약 9000명(71%)의 전공의와 동료 의료진이 사임했으며 2024년 5월 30일 현재 9630명(92%)의 전공의가 집단 사직한 상태다.연구진은 "현재 사직과 같은 시위의 근본적인 동기는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한국 의료 시스템의 심각한 해결되지 않은 결함에서 비롯됐다"며 "평균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1차 진료소 방문당 1.82파운드(한화 약 3200원)를 본인부담금으로 지불하며, 약 6.70파운드(1만 1782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상한다"고 말했다.이어 "응급실 삽관 시술 비용은 6파운드의 추가 비용을 포함해 약 31파운드(5만 4518원)에 그쳐 중환자실은 사용된 의료자원의 약 60%를 보상받고 병원은 40%의 손실을 입는다"며 "낮은 수가는 많은 병원을 재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이런 극단적인 저수가 정책 때문에 한국의 여러 병원들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고, 이 때문에 병원들은 필수적 의료와 중증 의료를 포기하게 된 것인데 정부는 "의사를 많이 뽑으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으로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연구진은 "게다가 한국의 의사들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더 큰 법적인 위험을 짊어진다"며 "한국의 의사들은 일본보다는 15배, 영국보다는 566배나 높은 확률로 형사 고발을 당하는데 그 이유는 법조인들과 국민들이 의료의 생물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연구진은 "2020년에 한 대학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있었던 사망사건으로 의사들과 간호사가 구속 수감 당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런 무분별한 형사 고발이 이어지면서 젊은 의사들은 위험도가 높은 전공을 선택하지 않게 됐다"며 "사직을 한 전공의들에게 정부는 행정적, 법적 제재를 가해 그들의 면허를 정지시키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이어 "정부가 의사들은 사직할 법적 권리가 없으며, 헌법으로 보장된 직업 선택의 권리 또한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며 "젊은 의사들이 사직을 하고 정부에 반기를 들게 된 데는 이처럼 의료 보상 시스템의 문제와 의사의 안전이 보호되지 못하는 문제가 크다"고 설명했다.다른 국가들의 모범이 됐던, 효율적이고 환자 친화적이었던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이런 점들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상 소멸될 게 이들의 판단.연구진은 "현재 한국의 젊은 의사들의 항의는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는 의료 보상 제도를 개편하고 의사들의 기본권과 안전을 되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요구"라며 "한국 정부가 시행해온 의료 시스템은 과감한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2024-06-14 11:57:33학술

의·정갈등 속 '결렬'된 의·병협 수가협상…쟁점은?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2025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환산지수 수가협상) 결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만 '결렬'을 맞이한 채 끝났다.협상 결과 2025년도 평균 인상률은 1.96%로 추가소요재정(밴드)은 1조 2708억원이었으며, 협상이 타결된 유형 및 인상률은 치과 3.2%, 한의 3.6%, 약국 2.8%, 조산원 10.0%, 보건기관 2.7%로 나타났다.하지만 의사협회는 협상 초반 단계인 2차 협상에서 일찍이 '결렬'을 선언하고 자리를 떠났다. 대한병원협회 공급자 단체 중 가장 마지막까지 협상을 진행하며 장고의 시간을 가졌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그 배경에는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수차례 도입을 강조했던 '환산지수 차등적용' 도입에 있다.올해 수가협상은 대한병원협회가 오전 3시 30분경 결렬을 선언하며 마무리돼 예년에 비해 일찍 종료됐다. 특히 의사협회가 협상 2차례 만에 결렬을 선언하고, 치과의사협회 등이 빠르게 타결에 성공하며 다른 공급자 단체들 또한 속도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밴드 선공개는 협상 진행 어려움 초래…향후에도 계획 없다"올해 수가협상은 대한병원협회가 오전 3시 30분경 결렬을 선언하며 마무리돼 예년에 비해 일찍 종료됐다.특히 의사협회가 협상 2차례 만에 결렬을 선언하고, 치과의사협회 등이 빠르게 타결에 성공하며 다른 공급자 단체들 또한 속도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건강보험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올해 수가협상은 의료계의 경영난과 가입자 부담 등으로 인한 간극이 커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협상이 됐다"고 입을 열었다.이어 "하지만 수가협상단원으로 3차례 수가협상에 참석해 본 결과, 한 유형이 결렬되면 그 재정을 타 유형에 배분하는 사례가 있어 밤샘협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다"며 "올해는 결렬 사태가 발생해도 재정을 절대 다른 유형에 배분하지 않겠다고 서로 약속하고 시작해 다른 해에 비해 일찍 타결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다만 공급자단체가 수가협상 초기 단계부터 주장했던 추가소요재정 선공개는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공단은 향후에도 협상 시작 전 밴드를 공개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건강보험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올해 수가협상은 의료계의 경영난과 가입자 부담 등으로 인한 간극이 커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협상이 됐다"고 입을 열었다.김남훈 이사는 "밴드가 먼저 제시되면 공급자 단체간 눈치를 보게 돼 협상을 추진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협상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어 한 번도 추가소요재정은 먼저 공개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또한 공단은 환산지수 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모든 유형에 적용되는 '기본 밴드'와 필수의료에 한해 활용되는 '추가 밴드'를 나눠 제시했다.추가 밴드는 수술이나 처치 등 원가 보상이 낮은 행위유형 조정에 활용할 것을 권고해, 실질적으로 의료 행위별 환산지수를 차등적용하겠다는 의미.특히 건보공단은 환산지수 차등적용이 건강보험 종합계획에도 고시된 내용으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도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강조했다.김남훈 "그동안 환산지수가 모든 행위에 일률적으로 인상돼 필수 의료 분야 및 저평가 행위 유형에 대한 보상 격차가 심화되는 문제가 있어왔다"며 "수가협상에서도 환산지수의 획일적 인상 구조를 탈피하려 했지만, 의협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병협은 상대가치 점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어 "유형별로 원가 보존율이 다른 상황에서 환산지수를 일괄적용한다면 왜곡 현상이 더욱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며 "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02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는 6월 개최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되고, 이를 통해 의결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의원급은 기본 밴드 1.9%와 함께 추가 밴드 0.2%를 제안받았다. 총인상률을 계산하면 2.1%로 지난해(1.6%)에 비해 선방한 수치였다. 추가소요재정 또한 3246억원으로 지난해 2490억원에 비해 상승했다.■ 병원 밴드 5774억원 배정…'전공의 이탈 경영난' 반영 없어하지만 결국 정부는 의사단체에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설득하지 못하며 협상은 결렬로 돌아갔다.의원급은 기본 밴드 1.9%와 함께 추가 밴드 0.2%를 제안받았다. 총인상률을 계산하면 2.1%로 지난해(1.6%)에 비해 선방한 수치였다. 추가소요재정 또한 3246억원으로 지난해 2490억원에 비해 상승했다.하지만 의사협회는 밴드를 별도로 나눠 지정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3년 연속 수가협상이 결렬되는 사태를 맞았다.공단은 재정위 부대의견으로 의원 유형의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은 수가협상된 다른 단체와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단 측이 최종 제시한 인상률인 1.9%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건의한 상황.대한의사협회 최성호 수가협상단장은 "의협은 협상 초기부터 환산지수 차등적용 불가를 주장하며 공단 측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공단은 계속해서 답변을 피해 왔다"며 "환산지수 차등적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협상에 임할 수 없어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이어 "전국 각지에서 1만여명의 의사들이 한국 의료에 사망 선고를 내리며 애도를 표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음에도 곧바로 이어진 수가협상에서 의사사망 확인 사살까지 감행한 정부의 만행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공단은 협상 마지막 날까지 의료계 목소리를 외면하며 재정운영위원회의 하명을 전하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병원협회 또한 공급자 단체 중 가장 오랜 회의를 이어갔지만 협상 타결은 실패했다. 공단이 제안한 인상률은 기본 1.6%에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위한 추가 밴드 0.1%를 더해 총 1.7% 수준이다.추가 소요재정은 5774억원을 가져가며 지난해 6413억원보다 감소했다.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전공의 대다수가 병원을 떠난 현 사태는 올해 수가협상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김남훈 이사는 "오는 2025년도에 적용할 수가는 2023년도 진료 실적을 기준으로 2024년에 협상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현재 전공의 집단 행동에 의해 발생한 진료비 차질 문제 등은 정확한 계측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올해 수가협상에 대해 "수련병원 중심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큰데 빠른 시일 내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 내년도 추가 인상이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이어 "우리는 현재 병원들이 처한 경영난과 의정 갈등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1.6%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에는 도저히 못 미치는 숫자"라며 "특히 절대적인 환산지수 인상률 부족을 실감했다"고 지적했다.건보공단은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렬을 선택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를 향해 '페널티 부여'를 추진할 계획이다.김남훈 이사는 "환산지수 차등적용은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제시돼 있는 내용인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에 페널티 부여를 권고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환산지수 차등적용을 둘러싼 의사단체와 정부의 의견 갈등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김남훈 이사는 "오는 2028년까지 적용되는 건강보험 종합계획은 환산지수 일괄적용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차등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내년에도 이와 유사한 갈등이 지속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수가협상 종료 후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바람직한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환산지수 차등화 또한 해당 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나눠보겠다"고 강조했다.
2024-06-03 05:35:00정책

김윤 1호 법안은 필수·지역의료 "나를 도구로 활용해달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100일 넘게 이어지는 의료계·정부 갈등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회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같은 논의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당부다.31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국회 의료전문지 기자단과 당선 기념 간담회를 열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료계·정부 갈등 상황에 해법을 제시했다.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국회 의료전문지 기자단과 당선 기념 간담회를 열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료계·정부 갈등 상황에 해법을 제시했다.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서 훈수를 두다가 선수로 뛰게 됐다며 어깨가 무겁다는 소감을 전했다. 국회의원으로서 환자·의료인 모두가 행복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다.이와 관련 김윤 의원은 "이제 국회 안에서 동료 의원들의 뜻을 모아 당론으로 만들고 여당과 협력해 시민·환자단체, 의사들을 비롯한 의료계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타협·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하나씩 적응해가고 있지만 어깨가 무겁고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긴 한다"고 말했다.이어 "다만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진심을 가지고 성의있게, 모든 이를 설득해나가고 함께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탈출구 없는 의대 증원 갈등…"전화위복 삼아야"의대 증원 사태와 관련해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의·정 갈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됐음에도 상황이 기존보다 나빠지거나 나아진 것이 없다면 불행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당부다.그는 의대 증원이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발표되기 이전에, 의료계가 미리 논의에 참여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이 아쉽다고 했다. 정부 역시 느닷없이 2000명 의대 증원을 내놓고 고집해 갈등의 골을 키웠다는 지적이다.김윤 의원은 "단적인 감정은 안타까움이다. 의료계는 2020년 이후 의대 정원과 관련해 전혀 의견을 내지 않았고, 결국 우리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증원 이뤄졌다"며 "전공의나 의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이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참여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한다"고 말했다.이어 "정부 역시 느닷없이 2000명이라는 숫자를 내놓고 이를 고집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싶다. 합리적인 숫자를 놓고 서로가 협상하고 설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라며 "극심한 갈등이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제도·절차·정책들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국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 방향성엔 동의하지만, 국민 이해나 의료계 동의를 얻어내기엔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그는 "필수의료 패키지가 제시한 4가지 방향성과 구성요소는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일차 의료, 건강증진, 공공의료 등에서 다소 한계와 약점 있다"며 "내용과 구체성에서도 부족한 점이 있고 무엇보다 입체적이지 않다. 일례로 의대 증원의 역시 어떻게 지역의료와 연결할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이어 "입체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명시적이고 개량적인 정책 목표가 설정될 수 있다. 5년 뒤나 10년 뒤 어떻게 개별정책들의 최종 목표치를 조정할지 의문이다"며 "이 같은 정책을 보고 이해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싶다. 이에 동의하는 의사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일차 의료 강화 등의 부분도 근본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해결 위해 국회 개입 필요 "의사 목소리도 반영해야"그는 현재의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나 의료계만으로 타협이 이뤄지기엔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졌다는 우려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국회 개입 방식과 관련해선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한 의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합의해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의사결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김윤 의원은 이를 위해 의사와 국민 모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공론화 특위 등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의사들이 특위 참여에 반대하는 이유는 본인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이다.이를 불식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과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위원구성·운영방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또 당 지도부 역시 이 같은 특위 구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그는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회가 나서 탈출구를 만들고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 싶다. 정부나 의사 양쪽 모두 물러서거나 대화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 계획을 만들고 의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특위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향후 주력할 1호 법안으로 지역·필수의료를 꼽았다.이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해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여·야가 합의하는 의사결정이어야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그래야 관련법들도 쉽게 통과된다"며 "범국회 차원에서의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표가 영수 회담에서 제안했던 것처럼, 사회적 합의를 통한 장기적인 의료 개혁을 국회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전했다.■1호 법안은 지역·필수의료 "의사 반발 풀어 나갈 것"향후 국회에서 추진할 1호 법안과 관련해선 지역·필수의료를 꼽았다. 이는 전공의 등 인력이나 의료사고·공공의료 등 모든 것을 아울러야 하는 만큼, 단순히 하나의 법안이 아니라 패키지 형태의 입법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간호법, 비대면진료, 공공의대, 지역의사제와 관련해선 모두 필요한 법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간호법과 관련해선 방사선사·물리치료사 등 다른 직역들도 별도의 독립법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을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직역의 업무 범위를 자율적으로 정하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김윤 의원은 "중요한 것은 손에 잡히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다. 법안을 발의하는 것보다 통과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필수의료 문제는 의료정책을 크게 바꿔야 하는 것이기에 여러 이해당사자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에 대한 의사 사회의 반발을 풀어나가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전했다. 하루아침에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진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의사들의 마음이 풀어질 것이라는 기대다.다만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6월 대규모 투쟁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선 재고를 촉구했다. 당장 직접적인 대응보다 국민과 환자, 의사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때라는 당부다.그는 "타협하고 조정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자리로 온 만큼,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의사 사회가 본인에게 가지고 있는 부정적 감정과 인식을 해결해 나가는 게 숙명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루아침에 이뤄지진 않겠지만, 하나씩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 진심을 가지고 반복해 최선을 다하면 의사들의 마음도 좀 풀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이어 "국민과 우리 사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의료인들이 오랫동안 원했음에도, 이뤄지지 않았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숙제"라며 "의료계에 본인을 도구로 잘 활용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본인과 민주당을 통해 이제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이번 국회에서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024-06-03 05:33:00병·의원

사직 전공의와 휴학 의대생이 돌아오는 길

메디칼타임즈=미래의료포럼 상임위원 조병욱 보건복지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대정원 증원은 과거 일이라면서 이제 지난 일이니 지금부터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고 제의했다. 그렇다면, 지난 100일간 전공의 공백으로 인해 정부가 투입한 1조 원은 전공의에게 지원되어야 했을 금액이니 전공의 급여부터 조정하고 시작해 보자.100일간 1조 원은 한 달에 약 3333억 원으로 1만 명의 전공의 공백이 있었으므로 대략 전공의 1인당 월 3000만 원 정도 급여 인상을 한 후 논의를 시작해 보는 것이 좋겠다. 이게 웬 억지 주장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으면서 사직의 진의가 없다고 근로를 강요하는 것보다는 타당하다.대전협 비대위 박단 위원장이 최근 SNS를 통해 밝힌 것처럼 전공의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지 않아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에도 그래왔고, 최근까지도 지속되어 왔지만, 그들이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현장을 떠난 것은 아닐 것이다.전문의가 된 선배들은 견뎌왔는데 그들은 MZ세대라서 그렇지 않은 것인가? 아니다. 오히려 더 분별력 있고 현명하게 판단하는 그들이다. 2020년 그 아픔을 겪고서도 돌아와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수하고 있어 왔던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왔던 희망의 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지난 2월 기습적으로 발표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발표는 전공의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지켜오던 그것을 짓밟아 버렸다.갈 곳을 잃은 전공의들의 미래의사 인력 공급을 늘리는 이유는 필수의료 패키지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그 목적은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의료 체계의 변화를 위한 것이다.필자의 과거 글(지불제도 개편이 미래의료에 끼치는 영향)에서 설명하였듯, 정부의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의 지불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1차 의료의 진료 수준을 일반의 수준으로 한정하고 그 수준의 보상을 한다.개원 시장에서 전문의 자격이 가지는 상대적 비교 우위를 사라지게 하는 것으로 전문의들이 개원이 아닌 2차 의료기관 즉,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봉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필수의료 의료인력을 공급하고 더 나아가 지역의료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보상의 적정성이 보장이 된다면 선순환이 되겠지만, 지금까지의 의료정책이 그래왔듯 당연히 그럴리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미 시행 중인 입원전담의제도나 소아응급의료센터 촉탁의 지원사업 등에 책정된 인건비나 지원금을 보면 과연 이 분야에 종사를 하라는 것인지 하지 말라는 것인지 그 진의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대한민국에서 다른 국가와 달리 유독 전문의 취득 비율이 높은 이유는 바로 무너져 버린 의료전달체계와 건강보험으로 인한 손쉬운 의료접근성 때문이다. 의료소비자가 낮은 본인부담금으로 의료이용률이 높고, 높은 이용 횟수에 따른 선택에 대한 차별성을 두기 위해 공급자는 전문의 자격이라는 차이를 가지려고 한다.그리고 최근 20여 년 사이에는 분과 전문의라는 세부 분과까지 더해져 그 차별성을 더해가고 있다.이러한 분과전문의 와 같은 차별화 전략은 1차 의료기관과 같은 의원급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상급종합병원과 같은 3차 의료기관에서는 한정적 업무 범위로 인해 상대적 의료인력 부족이라는 폐해를 가져온 것이다. 그래서 지난 아산병원 뇌출혈 간호사 케이스가 발생한 것이다.전공의들이 전문의를 취득하려는 희망의 끈은 개원이든, 취업이든 어느 한쪽에라도 전문의로서 차별성을 가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필수의료 패키지는 전문의로서 개원은 아무런 의미가 없도록 만들어 버렸고, 그렇다고 취업을 하더라도 적정한 보상을 받을 수도 없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겠다고 하며 교수들에 대한 충분한 예우, 그리고 전문의 고용을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정작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운 현재 정부가 보여준 정책은 사직서 수리금지, 진료유지명령, 간호법 제정, 간호사 PA 투입, 매월 수백억 적자에 대한 몇 십억 지원 및 건보 청구액 선지급이다.이제는 교수들이 바뀌어야 한다.지난 100일 동안 전공의들은 그들의 스승인 교수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병원을 뛰쳐나와 정부를 압박을 하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고, 아니면 병원 경영진을 상대로 교수들의 대우를 높여 달라고 전문의들을 고용해 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박단 위원장이 언급했던 '두 개의 축'처럼, 분명히 경영진의 병원장 또한 그 어느 전공의, 그리고 어떤 전문의의 스승인 교수님이었을 것이다.하지만 전공의의 빈 자리에 '의사'대신 'PA'를, 인력 대신 초과근무 당직을 요구하고, 심지어 경제적 형편이 너무 어려워 수련을 포기하고 당장 다른 병원에서 일을 하겠다는 제자의 눈물 어린 읍소까지 외면하고 사직 처리를 해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입원 전담의가, 응급실 촉탁의가 전임 교수보다, 병원장보다 급여가 높을 수는 없다고 공개 석상에서 발언할 것이 아니라 교수들의 급여를 정당한 보상 수준으로 올려주고, 연구와 교육 또한 철저히 보장해달라고 요구를 해야 할 것이 아닌가.도제 제도로 운영되는 수련 체제에서 전공의들이 바라는 스승의 모습은 환자들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대우 또한 배우고 따라가는 것이다.시대가 바뀌었다. 과거에는 학업 도중 군대를 가거나 휴학을 하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다. 지금은 군의관 보다는 공중보건의를 택하기 위해 의사면허 취득 후 군대를 가거나, 아예 의과대학 재학 중 병사로 군입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수련 도중 육아 휴직을 하거나 출산 휴가라는 것도 최근 들어 가능해진 것이다. 반드시 전문의 취득을 해야만 한다는 인식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기존의 해오던 타성대로 가만히 있으면 전공의가 들어오지 않는다. 전문의로서 미래가 없는데 굳이 수련받는 피교육자 신분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전공의를 할 이유는 없다.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미래를 보여주어야 한다.의대 정원 증원도 확정되어 모집공고가 되어버렸고, 필수의료 패키지 또한 의료개혁특위가 운영되며 진행되고 있다. 전공의들과 학생들을 무엇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할 것인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이유와 의학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결자해지. 수련과 교육을 담당하는 의사는 바로 교수다. 이제까지는 의정 갈등에 있어서 최후방에서 끝까지 남아 환자를 지켜오던 교수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때가 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미 대한민국 의료의 사망을 선고했다. 죽어버린 대한민국 의료는 의학 교육과 수련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들이 나서야만 살릴 수 있다.교수님들 그동안 환자들 보살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주세요. 그래야 우리의 후배 전공의와 학생들이 수련을 다시 시작하고, 의학을 다시 배울 수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2024-06-03 05:30:00오피니언

마침표 찍은 의대증원…'승자는 없었다'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정부가 의료개혁 일환으로 발표한 의과대학 증원이 지난 30일 교육부 발표로 마침표를 찍으며 27년 만에 성사됐다.2월 6일 발표 후 3달 이상 장기화된 정부와 의료계 갈등 끝에 대장정이 막을 내린 것.지난 100일 동안 의료계는 의대증원을 포함한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격렬히 저항했지만 끝내 저지하지 못했다.젊은 의사들은 정부의 일방적 소통에 실망해 일찌감치 병원을 떠나 개업이나 해외의사 취업 등 각자의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하루하루 전공의 빈자리를 메우며 육체적 피로가 극에 달한 교수들 또한 고집불통 기조로 의대증원을 마무리한 정부를 향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극심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상급종합병원의 극심한 경영난은 이미 언론을 통해 심각성이 알려졌으며, 여파는 병원을 넘어 제약사와 의료기기사 등 의료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환자 역시 속이 타긴 매한가지다. 대학병원 대다수는 전공의가 없어 수술과 외래 진료 등을 대폭 감소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들은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의료계 저지를 뚫고 의대증원을 관철시킨 정부 또한 내상이 크다.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증원 발표 후 지지율이 39%까지 오르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듯 보였다.하지만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며 환자 피해가 늘고 국민적 피로감이 커지면서 총선 직후 지지율은 23%까지 떨어졌다. 22대 총선 역시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비례대표 18석으로 총 108석을 얻어내며 사실상 패배했다.의대증원 정책은 가까스로 관철시켰지만, 의료계를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여전히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향후 젊은 의사들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또한 정부의 큰 숙제다.정부와 의료계 모두 의대증원과 관련해 자신들의 고집을 꺾지 않으며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정책의 정당성과 근거는 사라지고 단순히 '이기고 지는' 승패게임만이 남았다.하지만 패배한 의사단체는 물론 승리한 정부 역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던 국내 의료수준이 흔들리며 의료시스템에 치명적 영향을 주고 있다.정부와 의료계는 수십 년간 쌓아 올린 'K의료' 위상을 다시 높이기 위해, 각자 '저지선'이라 생각했던 기준을 깨고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에 힘을 모으기 바란다.
2024-06-03 05:30:00오피니언

내년 수가협상 의‧병협 '결렬'…약사회‧치협‧한의협 타결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2025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환산지수 수가협상)의 윤곽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협상 초반 일찌감치 결렬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났으며, 대한병원협회는 새벽까지 '밤샘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을 선택했다.반면, 대한약사회는 2.8%, 대한치과의사협회는 3.2%, 대한한의사협회는 3.6%의 인상률에 합의하며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이날 병원협회는 공급자 단체 중 가장 오랜 기간 회의를 이어갔지만 협상에 이르지 못했다. 공단이 제안한 인상률은 1.6%, 부대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1.7%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병원협회는 공급자 단체 중 가장 오랜 기간 회의를 이어갔지만 협상에 이르지 못했다.공단이 제안한 인상률은 기본 1.6%에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위한 추가 밴드 0.1%를 더해 총 1.7%인 것으로 알려졌다.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우리는 현재 병원들이 처한 경영난과 의정 갈등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1.6%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에는 도저히 못 미치는 숫자"라며 "특히 절대적인 환산지수 인상률 부족을 실감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지금 상황에서 공단 측이 제시한 부대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결렬을 택했다"며 "지금은 거시적인 계획 아래 환산지수보다는 상대가치점수를 우선해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끝으로 회원들을 향해 "수련병원 중심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큰데 빠른 시일 내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 내년도 추가 인상이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충분한 회복을 위한 여건을 마련해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크다"고 토로했다.대한의사협회 또한 2차 협상을 끝으로 결렬을 선언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의사협회가 수가협상 초기부터 주장하던 '환산지수 차등적용' 도입 불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의사협회 측에 따르면 이날 공단은 1차 협상에서 지난해와 같은 인상률인 1.6%를 제안했지만,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1.9% 인상과 함께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위한 추가재정 0.2%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최 단장은 "공단은 1.9% 인상과 함께 플러스 0.2%를 제안했는데 이 부분은 어디에 적용될 것인지 등이 전혀 밝혀지지 않아 사실상 차등지수로 봐야 한다"며 "환산지수 차등적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협상에 임할 수 없어 결렬을 선언했다"고 말했다.대한약사회 역시 협상에 성공했지만 구체적인 인상률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1.7% 인상)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치협‧한의협 "만족할 수준 아니지만 밴드 고려해 협상"치과의사협회는 인상률 3.2%를 받아들이며 2차 최종협상에서 가장 빠른 타결 소식을 전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뒤이어 협상에 성공했다. 인상률은 3.6%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들은 모두 인상률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치과의사협회 김수진 보험이사는 "공단 측이 초반부터 밴드 규모를 크게 잡을 계획이 없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우리의 위치 등을 고려해 아쉽지만 받아들였다"고 소감을 밝혔다.대한한의사협회 정유옹 회장 또한 "당연히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이어 "양방은 6000개의 행위가 있지만 한방은 60여개 정도밖에 되지 않아 보장성 강화를 위해 미래를 논의하는 방향으로 얘기했다"며 "이러한 부분이 좀 더 보완될 수 있도록 향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대한약사회는 2.8%의 인상률에 도장을 찍으며 합의에 성공했다.약사회 박영달 수가협상단장은 "물가인상으로 인한 인건비나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더 큰 폭의 인상이 필요했지만 전체적인 밴드 규모와 상대가치 등을 고려해 협상에 임했다"며 "회원들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어려움을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이어 "향후 약사회는 90일 이상 조제료 기준 신설, 복약지도 세분화, 다제약물관리사업 등 새로운 상대가치 점수를 마련해 상대가치 점수 총량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6-01 05:02:31정책

전공의 사직 100일…환자단체 "의-정 대치 속 피해 속출"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공의 사직 100일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정부와 의료계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환자단체가 유감을 드러냈다.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전공의 집단행동 100일 째로 의정 갈등 장기화의 조속한 해결을 원한다고 29일 밝혔다.환자단체연합회는 29일, 전공의 사직 100일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의정 갈등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6일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배분 결정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 대해 기각·각하 판결을 내린 후에도 의료계와 정부는 여전히 대치 상태. 정부는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의대 증원을 확정, 강행하고 있으며 의료계는 이에 맞서기 위해 대법원 상고 및 촛불집회를 추진 중이다.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계와 정부를 향해 소모적 강대강 대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자체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응급, 중증외상, 중증소아, 분만, 흉부외과 등과 같이 의료사고 위험이 높고 근무 환경이 열악하며 개원의에 비해 수익이 적은 필수의료를 살릴 방법을 찾아 의대증원을 시행하라는 요구다.또한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나 계속적인 집단행동만을 주장할 게 아니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좋은 의료환경을 만들 방법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00일 동안 정부와 의료계 양측의 어려움을 공감하지만, 환자를 위해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들은 의대증원만으로는 좋은 의료환경을 만드는 일을 할 수 없는데 정부와 의료계의 일방적인 주장 속에서 그 외의 논의가 묻혀버리고 환자 피해가 이어지는 작금의 상황은 두고 보기 힘들다고 호소했다.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인력이 적절히 투입돼야 하지만 그에 앞서 해결돼야 하는 것은 환자들이 피해나 불편없이 안정적을 치료 받는 것"이라며 의료공백 사태가 마무리 돼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 유례없는 의·정 갈등 장기화 사태 속에서 환자들이 직접 거리에 나서야 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라며 "정부와 의료계는 의료정상화를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진정한 의료개혁 논의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4-05-29 10:38:38병·의원
초점

전공의 이탈 '100일' 맞은 의료계…의·정 모두 '장기전' 대비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2월 20일.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본격적으로 병원을 집단 이탈한지 100일이 가까워지고 있다.교육부의 최종 발표만을 앞두며 의대 증원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이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은 전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의료계 앞날은 여전히 안개 속인 상황.메디칼타임즈가 그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의과대학 증원정책에 대한 타임라인을 정리하고, 향후 의료계 전망을 예측해 봤다.■ 2월 6일, 2000명 의대증원 발표 후 파국 맞은 의정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0월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입학정원 증원 규모에 대한 수요조사를 시행하며 의대 증원 정책을 본격화했다.2주 동안 진행된 수요조사 결과, 전국 의과대학들은 2025년 기준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 2월 6일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종료 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을 발표했다.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0월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입학정원 증원 규모에 대한 수요조사를 시행하며 의대 증원 정책을 본격화했다.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는 집단휴진 및 파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하며 정부에 강력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대한전공의협의회는 2월 13일 박단 집행부가 일괄 사퇴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으며, 20일부터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이 본격화됐다.이에 정부는 22일 보건의료재난위기경보를 최상위 단계 '심각'으로 상향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진료개시명령, 업무유지명령 등을 내리며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교육부는 3월에 다시 한번 전국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2025학년도 증원 규모를 신청받았고, 총 3401명을 신청받았다고 발표했다.이어 3월 20일 전국 의대 증원 인원 배분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소재 의과대학은 단 한 명의 신규 정원도 배정받지 못했으며 경인 지역에 361명, 비수도권에 1639명이 신규 정원으로 배정됐다.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이 가시화되자,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 또한 집단 사직서를 제출 및 근무시간 조정 및 외래·수술 축소 등을 예고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의료계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윤석열 대통령 또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의대증원 및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남을 가졌다.의정 갈등이 장기화되자 정부는 4월 19일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인원의 50~100% 범위 안에서 자율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이들의 요청에 따라 5월 2일 최종 증원 인원으로 1509명을 결정했다.경상국립대를 포함한 일부 국립대가 의대 증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안을 부결시키는 등 정부에 '반기'를 들었지만, 교육부에 따르면 학칙 개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도 증원된 인원으로 2025학년도 대입 선발 절차는 그대로 이뤄질 수 있다.지난 16일 의료계가 마지막 희망으로 여겼던 서울고등법원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마저 각하 및 기각되며 의대증원 정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의료계는 현재 대법원에 재항고를 진행 중이다.가장 먼저 집단행동에 나섰던 전공의들의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일부 전공의들은 실직 장기화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복귀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증원 확정 발표…전공의·의대생 버리겠다는 정부 의사"의대 증원은 마무리됐음에도 의정 갈등이 봉합되지 않자, 정부와 의료계는 모두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가장 먼저 집단행동에 나섰던 전공의들의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일부 전공의들은 실직 장기화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복귀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증원 추진 당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을 지냈던 이윤성 전 원장은 "지금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은 4년 전과는 다르다"며 "협상을 통해 돌아올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전공의들 역시 의사가 없기 때문에 1년 이상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수도권 의과대학 전공의대표 A씨는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증원을 확정하는 것은 현 전공의와 의대생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는 선택"이라며 "지금 전공의들은 단순히 몇 달 쉬고 돌아간다는 생각이 아니라 수련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의대 증원 정책이 마무리됐다고 전공의가 순순히 돌아오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전문의 자격을 포기해야 하더라도 수련병원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A씨는 "정부는 전공의들이 일반의로 취업하거나 개업하는 방향을 막아뒀지만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전공의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복귀가 아닌 다른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의과대학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정부와 대화에 앞서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없이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부산의과대학생 일동은 "의대생은 서울고등법원 판단에 따라 이번 의대증원으로 정상적인 의학교육이 불가능해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되는 당사자임을 인정받았다"며 "이번 정부의 졸속행정이 의학 교육 부실화와 의료 붕괴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이 증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외에 강원의대와 차의과대, 인제의대, 아주의대, 제주의대, 동아의대, 고신의대, 단국의대 등 또한 '의과대학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학업 중단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30일 교육부 발표로 의대증원이 확정되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결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며 "그렇게 된다면 전공의는 내년까지도 계속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대학병원 10곳 이상 폐업 우려"정부 또한 지속적으로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호소하면서도, 이들의 이탈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이탈한 상태로 영원히 간다면 문제가 심각해지겠지만 한 사이클 쉬어간다고 그 공백 때문에 의료체계에 크게 부담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정부는 우선 전공의 대체인력으로 PA간호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4월 말 기준으로 의료현장에서 근무 중인 PA간호사는 1만1395명이다. 복지부는 PA간호사의 업무 범위 명확화 등 법적 보호를 위해 간호사 업무 범위 등이 포함된 간호사법이 이번 국회 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간호사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통과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국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국회 내 통과될 수 있도록 끝까지 설득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또한 외국인 의사가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마무리하고,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이외에도 정부는 또 대형병원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연말까지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이어갈 생각이다. 현재 정부는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에서 급여비의 30%를 선지급하고 있다.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대책으로 전공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주장은 정부의 착각이라고 지적했다.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30일 교육부 발표로 의대증원이 확정되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결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며 "그렇게 된다면 전공의는 내년까지도 계속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이어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 전문의 배출이 안 되고, 내후년엔 임상강사가 배출 안 돼서 파국이 벌어질 것"이라며 "의대생 역시 8000명가량을 한 번에 제대로 교육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관계자 또한 "정부는 대체 무슨 근거로 내년에 상황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확신하는지 알 수 없다"며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이 그렇게 단기간에 빨리 이뤄질 수 있었다면 그동안 대학병원들이 왜 그렇게 힘들게 전공의에 의존했겠냐. PA 간호사 또한 임시방편으로 절대 전공의 빈자리를 메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어 "전공의 이탈이 길어지며 국내 의료를 책임지는 대학병원들은 유례없는 타격을 입고 있다"며 "현 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된다면 대학병원은 최소 10곳 이상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실제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은 3개월 동안 1000억원의 적자 손실을 입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수도권 대학병원 관계자는 "이번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병원 경영에 큰 타격을 맞아 준비 중이던 분원 사업의 규모를 축소하는 등 여러 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병원 상당수가 하반기에 폐업을 피하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24-05-27 05:30:00정책

출구 없는 의정 갈등에 의협도 한숨 "조건 거는 건 정부"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료계·정부 갈등이 전공의 복귀 기간을 넘을 때까지 지속되면서 대한의사협회 역시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의료계가 조건을 걸어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인데, 오히려 조건을 거는 것은 정부라는 지적이다.21일 대한의사협회는 대통령실 관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의·정 갈등이 3개월 넘게 지속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대한의사협회는 대통령실 관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의·정 갈등이 3개월 넘게 지속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의협은 전공의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에게 일단 의협을 믿고 현장으로 돌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것. 현재 대형병원이 도산 위기고 일단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면서도 대형병원이 전공의의 값싼 노동력으로 유지해 온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의협 최안나 총무·보험이사는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의협을 믿고 돌아오면 원점에서 의료를 정상화할 모든 논의를 책임지고 하겠다는 호소를 계속하고 있다"며 "일단 환자를 살려야 되지 않겠느냐. 그러려면 전공의들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와야 한다. 다만 이번 기회에 전공의들이 수련생으로서 정당한 수련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부를 향해선 전공의·의대생 복귀를 위해 의료계의 원점 재논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공의 복귀 시한이 지나 이들의 전문의 자격 취득이 불투명해지면서 내년 단 한 명의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휴학 의대생 역시 복귀하지 않으면서 전공의 배출에도 차질이 생겼다.이와 관련 최 이사는 "원점 재논의 없이 무슨 논의를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정부는 의협이 원점 재논의를 조건으로 걸어서 논의할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럼 뭘 논의한다는 것이냐"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혼란이 벌어지는데 이를 그걸 어떻게 막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이어 "전공의들의 복귀 조건은 처음부터 원점 재논의였다. 현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후 의료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많은 의료 제도를 고쳐야 한다. 우선은 당장 힘든 의대 교수들과 환자들, 불안한 국민을 위해 먼저 의료를 정상화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의협 최안나 총무·보험이사가 대통령실 관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서울고등법원이 전공의·의대생·교수 등이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끝내 기각한 것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판결에 앞서 법원은 정부에 2000명 의대 증원에 대한 근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의료계는 정부가 제출한 자료가 보도자료 중심이라며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만약 재판부가 이에 합당한 판결을 내렸다면 의·정 갈등 상황에 출구를 마련했겠지만, 그렇지 않아 유감이라는 설명이다. 의료계로선 이 같은 판결의 결과를 납득할 수 없는 만큼, 항고를 결정했다는 것.이와 관련 의협 성혜영 대변인은 "오히려 의료계는 2000명 의대 증원으로 의료가 붕괴할 것이라는 여러 과학적 근거 자료를 제출했다"며 "정부 측이 제출한 회의록을 통해 의대 증원 정책은 절차적 정당성도 전혀 확보되지 않았음을 알렸다. 그럼에도 기각된 것을 납득할 수 없고 이에 항의하는 것은 국민의 정당한 권리"라고 강조했다.이어 "법원이 판단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사법기관을 존중하긴 하지만 우리도 자위적인 발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반드시 나쁘다고만 해선 안 된다"며 "우리나라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하고, 이를 따를 때만 올바른 국민이라는 식으로 가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오는 22일 의료계 대표자 연석회의를 앞두고 의사단체들의 총의가 의협으로 모이고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정부가 요지부동인 만큼, 의료계 내부에서라도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방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엔 개원의, 봉직의, 교수 등 모든 직역이 동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최 이사는 "지금 의사들만의 문제가 이 나라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는 것을 다들 우려하고 있다"며 "어떻게든지 전공의와 의대생을 현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게 최우선이고 이를 위해 많이들 애쓰고 있다. 현 상황을 정부에게만 맡길 수가 없으니 각 직역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해 빨리 위기를 수습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의협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사직한 상태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의 복귀는 누군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돌아올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당부다.이는 의대생 역시 마찬가지인데, 당장 내년부터 기존 3000명의 의대생과 새로 배출되는 5000명의 의대생 등 총 8000여 명의 학생이 교육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이 정도 규모의 학생을 수용할 방안이 없는 만큼, 의대생이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의협 성혜영 대변인이 대통령실 관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이와 관련 성 대변인은 "2024년에 일어난 의료 대란은 의사들이 일으킨 사건이 아니다. 이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 때문에 일어난 초유의 사태인 것이다"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의대 증원의 단초가 된 필수의료 붕괴 원인이 정부에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현재 필수의료 분야 수가는 원가의 80% 수준인데, 이마저도 평균 인상률이 2%를 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의원 유형 수가 인상률은 1.6%로 같은 해 물가 인상률인 5%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에 의협은 이번 수가 협상에서 10%대 인상을 요구한 바 있는데, 복지부는 비현실적인 숫자라고 맞서고 있다. 또 이날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지난주 시작된 수가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수가 협상에 무관심한 공직자들의 실태를 보여준다는 게 의협의 비판이다.이와 관련 최 이사는 "정부는 의료가 망가진 원인이 의사가 부족해서라며 그 책임을 덮어씌우고 있다. 터무니없이 낮은 수가로는 병원을 운영하거나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없으니 필수·지역의료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수가를 정상화하는 것이 무너진 의료 시스템을 바로잡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의협 채동영 홍보·공보이사가 대통령실 관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마지막으로 의협 채동영 홍보·공보이사는 미복귀 전공의들에 행정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과 관련해, 협회 차원에서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의료계의 원점 재논의 요구가 조건을 건 것이라며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과 관련해 오히려 조건을 건 것은 정부라고 반박했다.이와 관련 채 이사는 "우리가 얘기하는 원점 재검토는 조건이 아니라 서로가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 대화하자는 것이다. 오히려 정부야말로 2000명, 1500명이라며 조건을 걸고 있다"며 "조건 없는 대화는 양쪽이 백지장을 들고나와 대화하는 것이다. 의대 증원이 고정된 수치라고 이야기하면서 의료계만 일방적으로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4-05-21 18:23:05병·의원

서울의대·가톨릭·울산의대 교수들 "한계상황, 진료 더 축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지난 20일을 기점으로 올해 사직 전공의 복귀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의과대학 교수들이 또 다시 진료일정 축소를 예고했다.교수들이 전공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한계에 달했다는 게 의대교수들의 일관된 목소리다.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비대위 총회를 열고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교수 5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공백으로 의료진의 소진이 심각해지고 있어 진료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문항에 64.5%가 '그렇다'고 답했다. '야간당직 횟수를 조정해야한다'는 답변도 36.1%였다.서울의대, 울산의대,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20일 총회를 열고 진료 축소를 논의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폭력적인 의대증원 정책에 항의하고자 5월 31일 휴진을 결의했다.이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전체 구성원 중 60%^이상이 참여한 설문에서 84% 이상이 5월 31일 휴진 결의에 동의했다.가톨릭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휴진을 예고한 31일, '의정 갈등을 넘어 미래의료 환경으로'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전공의, 의대생이 직접 참석해 의정갈등 사태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고 정부의 폭거에 대항하고자 의료계 투쟁 경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이어 대한민국 의료의 개선과제를 논의하고 미래의료를 위해 진정한 의료개혁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도 짚어볼 예정이다.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전공의와 학생이 제자리에 돌아올 수 없게 방치하는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함을 규탄한다"면서 "이는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전반을 흔들고 환자를 위험한 지경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 관련 직종과 직역을 경제적 위기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꼬집었다.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20일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교수들의 업무량을 조정하기로 했다.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증원으로 내년까지 비상진료 시스템 장기화가 예상된다"면서 "교수 당직 후 휴진 보장, 외래 환자 수 조정,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위한 경증환자의 타 기관으로 전원을 추진하는 등 전체적인 업무량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처럼 대형 대학병원 교수들이 진료축소를 예고하면서 진료차질이 지속될 전망이다. 
2024-05-21 09:12:58병·의원
  • 1
  • 2
  • 3
  • 4
기간별 검색 부터 까지
섹션별 검색
기자 검색
선택 초기화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