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주 건강보험정책관.
최희주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관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현 제약산업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 누군가는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양평 코바코연수원에서 열린 복지부·제약업계 합동위크숍 인사말에서다.
현 제약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한 최 국장의 이런 발언은 사실상 '반값 약값'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어서 제약업계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최 정책관은 "제약업은 최근 수년간 어떤 산업보다 성장률이 높았다. 하지만 영업방식이나 산업구조, 연구개발 등의 측면을 바라보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어 "아직도 굉장히 낡은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약제 등재 시스템만 봐도 R&D로 (품질 경쟁을 하기보다는) 등재 순서 1등에 목숨을 걸고 있다. 그간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한계점을 지났다고 본다.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약산업의 해묵은 리베이트 관행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가했다.
최 정책관은 "최근 경희대 사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5억원의 리베이트를 교수들이 나눠 가지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만 봐도 시행했더니 1원 낙찰이 바로 들어온다.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경희의료원 순환기내과 교수 2명은 리베이트 분배 문제로 몸싸움을 벌였고, 이중 한 교수가 상대방을 해임해 달라고 탄원서까지 내는 사건이 발생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또 최 정책관은 "제약업은 아직도 투명하지 않다. 바코드가 안되는 시장은 이곳(제약업) 밖에 없다. 소고기가 팔릴 때도 추적이 가능하다. 그러나 제약은 아니다. 유통 선진화를 추진한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누군가는 변화를 시작할 때가 왔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사실상 예고한 '반값 약값'을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희주 정책관은 끝으로 "물론 정부도 반성할 측면이 많다. 낮은 R&D 지원 등이 그것이다. 정부도 이를 깨닫고 혁신형 제약사 육성 등 반안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 제약산업의 과제는 투명성이다. 많은 협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현장에 참여한 제약사 관계자들은 최 국장의 이런 발언에 "시작부터 큰 난관에 봉착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회사 임원은 "경희대 사태를 운운하는 것 보니 도덕성 측면을 걸고 넘어질 것으로 본다. 이번 워크숍에서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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