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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사 Wakefield, BMJ와 기자에게 소송 제기

김용범 원장
발행날짜: 2012-01-08 20:16:27

MMR 백신 관련 논문 조작 의혹 제기하자 미국 법원 선택

(MedPage Today)
MMR 백신이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국 의사 Andrew Wakefield가 BMJ와 기자, 편집자를 상대로 텍사스 법정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BMJ는 Wakefield가 1998년 The Lancet에 발표한 논문이 "치밀하게 조작된 것"이라는 기자 Brian Deer와 편집장인 Fiona Godlee의 기사를 내보냈다.

Wakefield의 논문에 실린 진단내용과 실제 병원기록을 대조한 결과 연구진이 논문에서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던 12명의 어린이 가운데 5명은 백신 접종 이전에 이미 발달부진 진단을 받았다는 것.

또 대상자들의 의료기록과 부모 인터뷰 등의 분석이 상당 부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Wakefield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지원받았던 50만 파운드는 백신 제조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MMR 백신이 자폐증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증명하려던 변호사들이었다고 폭로했다.

Wakefield는 1998년 발표한 논문에서 어린이 1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MMR 백신이 자폐증과 위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 메커니즘은 증명하지 못해 논문의 신빙성을 두고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Wakefield의 논문에 반대되는 논문이 수 차례 발표됐고, 미국 법원은 2009년 2월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The Lancet 편집자들은 Wakefield의 논문이 여러 면에서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2010년 2월 23일 관련 논문 게재를 취소했으며, 공동저자 12명 대부분이 논문의 결론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또한 영국 의료규제위원회는 연구 과정에서 대상 어린이들에게 불필요한 대장내시경, 요추천자, 뇌조영술, 혈액, 소변 검사 등을 실시하는 등 직업상 심각한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며, 결과들을 의도적으로 부정직하고 오도하는 쪽으로 조작했다는 이유로 Wakefield의 의사자격을 박탈했다.

하지만 Wakefield의 논문이 논란과 백신에 대한 불안을 촉발시켜서, 오랜 기간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따라 영국 각지에서 홍역이 유행하게 되어 Wakefield와 그의 지지자들이 그간 잘 유지되어 오던 '집단면역'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Wakefield는 소장에서 지난해 1월 BMJ에 게재된 기사가 "불공평하고, 부정확하며, 불확실하고, 부당하다"면서 자신의 평판을 깎아 내리기 위해 악의적으로 쓰여진 것으로, 이 때문에 완전히 명예가 실추되고 생계 수단도 잃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기사에서 인용된 일부 아동의 기록은 자신이 논문 작성시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는 것.

또 "논문 발표 당시 BMJ가 백신 개발을 원하는 회사와 금전적 관계가 있었을 것이라 추정하고 조사했지만 입증하는 것을 실패했다"며 그 때 입증하지 못한 것을 2011년 입증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BMJ 측은 성명서를 통해 실제 논란이 벌어진 런던이 아니라 엉뚱하게 미국 텍사스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에 의문을 표했다.

Wakefield는 소장에서 BMJ가 여러 매체를 통해서 지역의 사람들이나 기관에 지속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때문에 소송의 공정성을 위해서 텍사스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전통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에 의한 중상과 모략에 관한 소송들은 영국보다 미국에서 승소하기는 더 어렵다. 그 대표적인 것이 1964년 뉴욕타임지와 설리번 간의 대법원 결정을 보더라도 그렇다.

이 사건은 마틴 루터 킹 박사의 지지자들이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광고에 대해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시의 설리번 경찰서장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사실상 그 광고에는 잘못된 내용이 들어 있었다. 마틴 루터가 7번 체포되었다고 광고에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는 4번 체포되었다. 그 외에도 여러 잘못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광고 책임자는 마감에 임박해 자세한 것을 확인하지 않고 실었다고 실토했다.

이것에는 흑인 인권 단체와 주도자에 대한 존경심이 깔려 있었다고도 말했다. 당시 흑백 차별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송사가 몰려 있어서 뉴욕 타임스와 CBS는 줄소송에 직면해 있을 때였다. 이것이 패소할 경우 천문학적 배상으로 뉴욕타임즈는 문을 닫을 위기였다.

당시 기준으로 볼 때, 그 광고는 분명 명예를 훼손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결국 뉴욕타임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설령 허위 진술일지라도 그 허위성을 저자나 발행인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을 소송자 스스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명예훼손 배상금을 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즉, 발행인이 '알고도 악의적인 의도로 허위 사실을 기제했다는 사실을 고소인이 입증할 수 없다면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번 Wakefield와 BMJ와의 소송은 어찌 될 것이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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