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병원 홈페이지에 '로그인' 절차 없이 '치료경험담'을 볼 수 있도록 한 의원에 대해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부장판사 박정화)는 최근 안과의원을 개원하고 있는 조모 원장이 해당 지역 보건소를 상대로 청구한 업무정지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조 원장은 2003년 11월 안과의원을 개설해 운영해 왔다.
그러던 중 2010년 경 병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환자의 치료경험담이 의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민원이 전자민원 창구 등을 통해 접수됐다.
그러자 보건소는 2010년 6월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과 같이 '치료 후기' 또는 '치료경험담'을 로그인 등 별도의 제한없이 공개할 경우 의료법에 위반되니 시정조치하라"고 행정지도했다.
보건소는 조 원장이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았고, 관련 민원이 재차 제기되자 지난해 4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서울종로경찰서에 고발하는 한편 복지부에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상신하고 나섰다.
보건소는 조 원장이 지난해 8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자 행정처분기준에 따라 업무정지 15일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치료경험담은 작성주체가 소비자, 즉 환자이고, 그 내용 역시 단순한 감사의 표현 내지 의료서비스에 대한 감상 등에 불과하다"고 환기시켰다.
또 그는 "매체의 특성상 그 효과가 제한적인 인터넷 홈페이지에 로그인 장치 없이 치료경험담을 볼 수 있게 했다는 사정만으로 광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법원은 조 원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홈페이지상 치료경험담 작성자가 환자라는 사실만으로 원고를 치료경험담을 통한 광고행위의 주체가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치료경험담과 병원 측의 주석 내용을 보더라도, 대부분 긍정적인 치료효과, 최신기종의 장비, 정밀한 검사와 분석 절차 등 병원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사항과 관련 있어 소비자의 선택을 유인하는 광고의 성격을 가진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법원은 소비자가 이 사건 홈페이지 상의 치료경험담을 보고 병원을 선택할 여지가 충분해 의료법의 규제를 받는 의료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4일 "환자가 자발적으로 병원 홈페이지에 치료후기를 게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로그인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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