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의료의 목적은 좀 더 집중화된 서비스 관리를 통해 일정한 가격내에서 최대한의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또는 일정한 수준의 의료를 최저의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어느 보건의료경제학책에 실려있는 내용이다. 이 내용과 연관시켜 보면 최근 논의 되고 있는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에 몇가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특정 질환의 치료에 있어 행위별 수가제에서 포괄수가제로의 전환은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전지불제도 성격의 포괄수가제는 예산관리의 효율성과 예측성으로 그 장점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단점 역시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련의 논의에서 정부측 주장은 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어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일정한 가격 내에서 최대한의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일정한 가격은 일방적으로 정해진 가격(수가)이므로 이 가격이 어느 정도의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가격인지에 대한 근거나 설명은 없다.
기존의 인정비급여와 관행비급여-엄밀히 말하면 불법인 비급여를 적당히 더해서 정해진 수가이다.
행위별수가방식이 환자의 한계효용보다 큰 한계 비용이 발생하는 지점까지 의료를 사용하는 동기를 제공한다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적절히 연구된 바는 없다.
따라서 얼마나 재정절감에 도움이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개념적으론 포괄수가제와 행위별수가제의 의료비용의 비교가 상당히 쉬워 보이지만 실질적으론 그렇지 못하다.
여기에는 선택편향과 진료의 질이 비교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포괄수가제는 진료비용을 절감할 유인을 제공한다. 직간접적으로 의료의 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의료서비스의 복잡성은 진료의 질을 평가하기가 단순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택편향의 문제 역시 환자들이 무작위로 행위별수가제와 포괄수가제의 치료를 받고 난 후 비교가 가능하다.
현재 시행예정인 강제적 포괄수가제는 결국 진료의 질이나 비용문제에 있어 비교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치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문제점은 포괄수가제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의 박탈에 있다.
환자들은 일정한 가격내에서 일정한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하고 비용을 들여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한다.
포괄수가제의 전의료기관 강제시행 전에 공공의료기관만의 당연시행으로 환자의 선택에 맡겨보면 어떨까.
비교가능한 상태에서 국민의 현명한 선택은 만족도 제고와 의료서비스 질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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