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월별로 제공하던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현황, 요양기관 종별 현물급여비 청구 지급현황 등 '재정현황'을 분기별 공시로 바꿨다.
하지만 공시 방식을 변경한 시점이 코 앞으로 다가온 수가협상과 맞물리면서 공급자 단체들은 공단이 자료를 숨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해 2분기 건강보험 재정현황을 공개했다. 기존의 월별 재정현황 공시와 다른 방식이었다.
공단은 앞으로 분기별 공시를 할 계획이며, 자세한 사항은 재무상태표 및 수지계산서, 건강보험 주요통계 및 통계연보를 참고하라고 전했다.
공단 관계자는 16일 "공단 홈페이지에는 재정현황 항목이 두개 있다. 제목은 같지만 기준이 달라 자료를 인용할 때 혼란을 부를 수 있어 하나로 통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단 홈페이지에는 정보공개-경영공시로 접속해 볼 수 있는 '재정현황'과 정보공개-통계자료실에서 볼 수 있는 '재정현황' 두가지가 있다. 공시가 바뀐 부분은 후자.
지금까지 월 단위 공시는 단순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보험료수입, 보험급여비, 수지차, 누적적립금을 제시했다. 또 요양기관 종별 현물급여비 청구, 지급현황 정보도 제공했다.
현물급여는 말 그대로 현금 제공이 아닌 진찰 검사 치료재료의 지급, 수술 등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종류에는 요양급여, 건강검진 등이 있다
앞으로 이 부분들이 경영공시, 건강보험 주요통계와 같이 분기별 재정현황으로 공시된다는 것이다.
공급자단체 당혹 "건보 재정상황 정확히 알기 어렵다"
갑작스런 공시 변경에 대해 수가협상을 앞 둔 공급자 단체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지금 병원계는 경영난에 봉착해 있는데 월별로 제공하던 종별 지급현황이 안나오니 건강보험 재정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지금 홈페이지에는 월별 통계가 4월까지만 나왔는데, 4월분도 6월에서야 게시됐다"고 지적하며 "통계를 보면 건보 수입이 많이 증가한 것 같은데 지출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공단 측이 당기잉여금을 흑자분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공단의 일방적인 공시 변경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공시자료는 수가협상 전략을 짤 때 중요한 부분인데 공급자, 가입자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공시를 바꾸니까 수가협상을 앞두고 자료를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월 단위 공시는 2년전 건보재정에 위기가 왔을 때 어려운 상황을 공감하고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협조를 받기 위해 해온 것이다. 최근 재정관리실장이 교체되면서 원래대로 돌아간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월 단위 공시에 의존해 건보재정이 2조, 3조가 넘게 흑자가 났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하루에 1500억원 넘게 급여비가 지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2조원 넘는 흑자는 며칠만 유지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환기시켰다.
이어 "단순 수치상으로는 흑자지만 법으로는 반년치 재정을 비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흑자라고 해서 수가를 바로 인상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번 공시 변경은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주요 일간지에 공단의 방만경영을 지적하는 전면광고를 의식해 취한 조치로 보여진다.
공단 관계자는 "월별로 제시되는 재정현황은 말 그대로 현금흐름 기준이다. 현금흐름은 그때 그때 다르기 때문에 단순 인용을 하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단과 이해관계가 얽힌 단체들이 공시자료를 본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신뢰성 높은 자료를 게시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의협은 현금흐름 기준 2009년도 재정상황을 인용해 공단에서 1년에 쓰는 관리운영비가 1조 388억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현금흐름기준 재정상황에는 보험급여비를 제외한 모든 지출을 '관리운영비 등'으로 표기하기 때문에 '등' 부분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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