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좀처럼 청렴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초 특별팀까지 꾸리고, 새로운 정책을 쏟아냈지만 성적표가 초라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6일 627개 공공기관의 청렴도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준정부기관 73곳 중 심평원과 건강보험공단의 종합청렴도는 평균 8.43점에 한참 못미치는 7.6점, 7.75점으로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업무처리 경험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부청렴도 부분에서도 각각 8.05점, 7.78점으로 역시 5등급이었다.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내부청렴도 부분에서만 각각 3등급, 2등급을 받아 위안으로 삼았다.
특히 심평원은 쏟아부은 노력에 비해 지난해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단순히 수치만 비교하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이는 지난 4월부터 잇따라 터진 심평원 직원의 뇌물 수수 사실이 적발되거나 혐의를 받은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공개한 심평원 정기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심평원 감사실 직원 8명은 한 지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면서 11차례에 걸쳐 145만 1480원 상당의 식사비 등 향응을 수수했다.
심평원은 이들 직원 중 7명 경고, 3명 주의, 1명 인사조치했지만 복지부는 경징계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으로 심평원은 패널티를 받아 청렴도 조사 점수에도 반영됐다.
7월과 10월 잇따라 터진 뇌물 수수혐의도 청렴도 설문조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심평원 직원 3명은 정기간행물을 한 인쇄업체에 맡기는 대가로 뇌물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직원들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며, 현재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9월에는 심평원 부산지원 간부급 직원이 병원장들의 부당행위 묵인, 실사평가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수 천 만원대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렸고, 심평원은 해당 직원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심평원 관계자는 "4월에 터진 사건이 여러 방향에서 다뤄져 10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중삼중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심평원 업무는 기한을 다루는 것이 많다. 인원은 부족하고 처리 기간이 지연되면 민원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한계가 있지만 힘 내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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