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장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봉직의 B씨가 병원을 그만두고 나가면서 담당 환자들의 전화번호를 가져나간 것.
나가자마자 인근에 개원을 한 봉직의 B씨는 환자들에게 개원 안내 문자를 보내는 등 '상도'에 어긋한 행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병의원의 환자 정보 유출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진료 과정에서 수집한 이메일과 전화번호가 CRM(고객 관리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되는가 하면 무단으로 유출한 환자 정보를 개원 후 환자 유인에 활용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위반 사례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2일 의료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등에 문의한 결과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한 병의원의 문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병의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쟁 사례는 봉직의나 동업자, 교수가 해당 병원을 떠나면서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가져가는 경우다.
최근 D의원 원장도 동업자 관계에 있던 E씨와 이런 일로 얼굴을 붉혔다.
E씨가 동업 관계를 깨고 나가는 과정에서 무단으로 환자 정보를 가져나가 개원 홍보 목적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D원장은 "E씨가 나가자 마자 환자들에게 연하장을 보내 개원 인사를 했다"면서 "병원 환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등 피해가 컸지만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의료소송 전문 법무법인 서로 김계환 변호사는 "환자 정보의 무단 인출 때문에 얼마전 소송 직전까지 간 사례가 있다"면서 "개원가의 생존 경쟁과 더불어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고 있어 환자 정보를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진료 목적으로 수집한 이메일과 전화번호 등의 환자 정보를 제3자에게 유출하면 의료법 위반"이라면서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 안내 이메일 등을 보내는 것도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무단으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특정 다수에게 홍보 안내를 하는 것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최근 판례가 있다"면서 "페이 닥터와 계약할 때 환자 정보의 관리 규정과 위반 사항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환자 정보는 경영상 가치있는 정보로서 페이닥터 계약서에 환자 정보 권한 소재를 표기하고 비밀 관리 책임자, 비밀유지 확인서를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확인서에 명시된 사항을 위반할 때에는 영업비밀 침해, 사진 게재금지 가처분 신청,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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