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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 교수·분만 개원의 일냈다…"SNS로 고민 해결"

손의식
발행날짜: 2014-04-15 06:15:21

전북대병원 김진규 교수 주도 밴드 구축 "신생아 전원 롤모델"

[사례] 지방의 A 산부인과의원. 한 산모가 태아를 출산했다. 그러나 자연질식분만 도중 난산으로 인해 흡입분만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신생아는 경막하출혈(Subdural hemorrhage)이 발생한 상태. 해당 원장은 신생아를 급히 전원시키기 위해 인근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통화 중이었다. 겨우 통화가 됐지만, Bed가 없다는 대답뿐. 어쩔 수 없이 원장은 신생아를 구급차에 태우고 다른 지역에 위치한 대학병원을 향해 곡예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은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지방에서 분만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의사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만한 상황이며, 수도권 대도시에서도 무시할 수만은 없는 문제이다.

그런데 지방의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SNS를 활용해 지역 내 산부인과 개원과와의 신생아 전원 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진규 교수, SNS 활용 개원가와 신생아 전원 체계 구축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진규 교수가 주인공이다.

김진규 교수는 지난해 8월부터 전주 시내 산부인과 개원의들과 함께 '밴드(Band)'라는 SNS를 활용해 신생아 전원체계를 구축했다.

김 교수가 만든 '전북대 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 신생아 집중 치료 시설)'이라는 이름의 이 밴드에는 50여명의 의료인이 참여하고 있다.

구성원은 김 교수와 전북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 전문간호사를 비롯해 지역 내 산부인과 개원의, 인접 지역의 산부인과 개원의 및 종합병원 봉직의 등이다.

김 교수가 '전북대 NICU' 밴드를 시작한 이유는 기존 신생아 전원의 어려움 때문이다.

김 교수는 14일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부임하고 보니 미숙아 출산이 예상되는 지역 내 산모들이 마땅한 병원이 없어 멀리까지 가서 분만하고 있었다"며 "산모와 아이에게 안 좋은 상황이 안타까워 밴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원 이후 산모들이 애기 상태에 대해 궁금해 하다 보니 전원을 보낸 의원에서 해당 대학병원으로 전화를 자주 한다"며 "대학병원 입장에서 인력은 부족하고 전화는 많이 오다보니 불친절하게 되고 의료기관 간 반감까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격리병상·인공호흡기, 전원 환자 예후 매일 업데이트

김 교수에 따르면 '전북대 NICU' 밴드는 신생아 전원과 관련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안전하고 신속한 전원을 가능하게 했다.

김진규 교수와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수간호사는 매일 신생아집중치료시설의 가용 시설 및 장비현황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특히 매일 오전에는 김 교수가 직접, 오후에는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간호사가 '전북대 NICU' 밴드에 격리실 여유 병상 수와 인공호흡기 여유 대수 등을 업데이트 한다.

때문에 산부인과 개원의가 대학병원에 별도로 전화하지 않아도 전북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의 여유 병상 등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매일 아침 김 교수가 전원 받은 신생아의 예후와 경과기록을 엑스레이 등 관련 자료를 첨부해 올림으로써 전원을 보낸 의원에서 신생아의 현재 상태를 한눈에 자세히 알 수 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해당 신생아의 개인식별 정보를 제거한 후 김○○라는 식으로 기재하고 있다.

김 교수는 "매일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개원가에서 따로 전화할 필요도 없이 바로 전원을 보낼 수 있다"며 "특히 정보제공이 잘 돼 산부인과 개원의들도 산모에게 설명하기 좋고 라뽀(rapport) 형성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SNS를 이용하다 보니 직접 관계가 없는 의사들까지 무기명 신생아 환자의 예후와 경과를 알게 돼 교육적인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밴드를 사용하다 보니 서로 공부를 하고 논의하는 효과도 얻고 있다"며 "전원을 보내야 하는 증상과 시기 등에 대한 교육적 측면도 있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를 늦게 전원 보낼 경우 모상건막하 출혈(subgaleal hemorrhage)으로 인한 모탈리티(mortality)는 25%에 이른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출처:서울대병원 홈페이지>
그러나 김 교수가 관련 케이스를 밴드에 올린 이후 관련된 전원 환자 6명 중 모탈리티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

그는 '전북대 NICU' 밴드가 국내 신생아 환자 전원체계의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전북대 NICU 밴드는 국내 신생아 환자 전원체계의 롤모델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문제는 밴드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은 인력이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병상 관리를 네트워크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네트워크 관리를 하고 있다"며 "신생아에게 심장기형이 있어 수술이 필요할 경우 심장수술 병원의 병상 수 등이 네트워크화돼 있어 신속한 전원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는 그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주시 산부인과 개원가 "김진규 교수, 신생아의 구세주"

한편 전주 시내 산부인과 개원가는 '전북대 NICU' 밴드를 통해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솔빛산부인과 박찬수 원장은 "김 교수가 오기 전에는 신생아 때문에 힘들어 분만 산부인과를 접어야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며 "전원을 보내려고 해도 케어를 못하겠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신생아를 멀리 광주까지 보낸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박 원장은 "박 교수가 전북대 NICU 밴드를 만든 이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특히 난산 후 태아가 많이 지쳐있는 등의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전라북도 신생아에게는 구세주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매일 일정 시간이 되면 전원받은 환아에 대해 치료내역뿐 아니라 경과 등에 대해 김 교수가 자세한 설명을 올리고 있다"며 "전라북도의 신생아 환아에게는 구세주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김진규 교수는 매일 밴드에 전원 환아에 대한 예후 및 경과를 관련 자료와 함께 업데이트하고 있다.
'전북대 NICU' 밴드가 분만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산부인과 개원의도 있다.

전주에덴산부인과 김재연 원장은 "밴드를 통해 경막하출혈(subdural hemirrhage) 신생아 환자를 케이스별로 공유하고 디스커션하고 있다"며 "격막하출혈이 발생한 신생아가 늘었다는 것은 분만을 어그레시브하게 받았다는 증거라는 측면에서 분만 산부인과 개원의들이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도 됐다"고 설명했다.

열악한 국내 전원 체계 '롤모델' 제시, '전국화' 요구 높아

이같은 밴드가 전국화될 경우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원장은 "국내 열악한 전원 체계를 감안할 때 전북대 NICU 밴드를 전국화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밴드 안에 전북권, 전남권, 경북권, 경상권 등으로 구분해 활성화 시킬 경우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역시 '전북대 NICU' 밴드와 같은 환자 전원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관계자는 "정부에서 임신·출산·육아 등과 관련한 종합정보제공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등과 관련한 정보는 없다"며 "신생아 전원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경우 비용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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