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 진료에 대한 수가가 신설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아직은 미완성으로 보완할 게 많다."
노동영 이사장
대한암학회 노동영 이사장은 21일 암학회 추계학술대회를 맞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기대감과 함께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정부가 책정한 다학제 수가는 적정하다고 보기힘들다. 의료행위량이 많은 한국의 의료현실을 감안할 때 수가를 현실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다학제 통합 진료비와 개선방향'을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도 다학제 진료에 급여가 적용되면서 제도권에 포함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한계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시행된 다학제 진료비는 4명의 의료진이 참여할 경우 11만 3210원, 5명의 의료진이 참여하면 14만1510원으로 아직은 암환자에 한해 적용되지만 추후 다른 질환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서울아산병원 이대호 교수는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다학제 진료의 다양성을 모두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이 가장 문제로 지적하는 사안은 '대면진료'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다.
수가 적용을 받으려면 다학제 참여 의사 4명 혹은 5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환자와 마주보며 진료를 해야한다.
다학제 진료비에는 의료진의 진료 이외에도 대면진료를 위해 필요한 지원 인력 및 시설 등에 대한 비용까지 반영한 것인 만큼 환자와 마주보고 진료를 해야만 청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대호 교수
이 교수는 "현실적으로 의료진 4~5명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게 쉽지 않다"면서 "굳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를 수가로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운영하다 보니 수가 적용 대상을 입원환자로 제한하거나 횟수 제한을 두는 것도 논란거리다.
다학제 진찰료는 상급병원의 경우 입원기간 중 30일에 5회(각 1만700원), 종합병원은 3회(9720원)만 인정하기 때문에 외래환자의 경우 제외된다.
수가 산정 횟수는 원발암 기준 환자 당 3회 이내, 재발암에 대해선 의사 소견서를 참조해 2회 이내로 제한한다.
이 교수는 "입원환자로 국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식적인 명칭을 '다학제 통합진료비'에서 '다학제 통합 협의 진찰료'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수가 산정횟수는 수가 신설에 따른 효과를 추적 연구 및 평가를 통해 재조정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다학제 진료가 병원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제시했다.
그는 "다학제 진료가 지속적인 제도로 정착하려면 각 의료기관이 제도 평가가 가능하도록 수치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병원 내 기구를 상설화, 정례화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환자 설명을 전담하는 '진료 안내자'를 육성하고 표준진료지침을 개발하는 것을 검토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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