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우라고 했다. 반신반의하는 일각의 목소리에 절대 내과가 무너질 일은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공의 모집 마지막 날. 설마는 현실로 나타났고 내과는 사상 최악의 날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메디칼타임즈는 2015년도 레지던트 1년차 원서 접수 마감일인 3일 일부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지원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내과 정원을 채운 곳은 찾을 수가 없었다. 빅5로 통용되는 대형병원조차 마찬가지다.
서울대병원은 정형외과가 이미 1.7대 1이라는 수위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안과, 성형외과 등도 이미 정원을 모두 넘겼다.
하지만 29명의 정원을 내건 내과는 마지막 날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미달이 우려됐던 진단검사의학과도 정원을 채운 것과 비교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서울대병원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유명 수련병원들도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곳이 많다.
가톨릭의료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가톨릭의료원은 내과에 50명의 전공의를 뽑고 있지만 지원한 인턴은 25명에 불과하다. 지원율이 50%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진단검사의학과와 병리과 등도 모두 정원을 채운 상태에서 내과 지원율이 50%밖에 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인기과에 버금가던 내과로서는 자존심을 구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형병원조차 이러한 상황이니 대다수 병원들은 아예 초상집 분위기다.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전통 국립대병원들도 내과 정원을 채운 곳은 찾기 힘들고 지방 중소병원들은 아예 단 한장의 지원서를 받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수도권에서는 한림대 성심병원이 7명의 정원을 채웠지만 강남성심, 춘천성심 등은 모두 미달 상태에 있다.
이에 따라 급격하게 무너지는 내과의 문제가 의료계의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흔히 메이저로 불리는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가 동반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과의 위기가 선택진료비 축소 보상방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점에서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내과학회 관계자는 "아직 원서 마감이 끝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분석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학회 차원에서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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