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출신 교원 비율이 90%를 넘나들 정도로 수 십년간 강한 순혈주의를 지켜오던 가톨릭의료원이 전공의 총 정원제를 통해 이를 해소하고 있다.
8개 부속병원의 전공의를 한번에 선발해 정원이 크게 늘어나자 순혈주의를 우려하던 타 의대 출신 인턴들이 거부감없이 의료원으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의료원에 따르면 최근 인턴과 레지던트 모집에서 타교 출신 지원자들이 본교 출신을 앞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18일 "전공의 총 정원제 시행 이후 전국의 다양한 의대 졸업생들이 가톨릭의료원으로 모이고 있다"며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매우 긍정적인 효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본교 출신이 80%에 달하던 인턴은 2014년 본교 출신이 112명, 타교 출신이 152명으로 타 의대 졸업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전공의 모집도 마찬가지. 총 232명의 전공의 중에서 본교 출신은 91명에 불과하다. 타교 출신이 141명에 달한다는 의미다.
임상과 별로도 타 의대 출신 전공의들이 거의 모든 년차마다 배치돼 있다.
내과의 경우 1년차에 31명, 2년차에 30명, 3년차에 34명, 4년차에 29명이 타교 출신으로 매년 30명 이상을 채우고 있다.
가톨릭의료원의 간판 과목인 안과도 년차별로 5~7명씩 고루 수련을 받고 있다. 정형외과도 마찬가지. 1년차에 8명을 비롯해 4년차에 6명까지 꾸준히 타교 출신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출신대학들도 다양하다. 현재 레지던트 1년차를 보면 가톨릭의대를 제외하고는 부산의대와 충남의대가 10명이나 되며 원광의대와 전북의대 8명, 전남의대 7명, 계명의대 6명 등 지역별로도 다양하다.
이러한 성과는 가톨릭의료원의 노력이 이뤄낸 결과다. 가톨릭의료원은 무려 7년간 의료원장을 비롯한 보직자와 주임 교수를 모두 공개 모집으로 선발하며 순혈주의 타파에 힘써왔다.
또한 타 의대 출신 교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본교 출신 교원 비율을 80%까지 낮추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공의 모집 또한 마찬가지다. 전국 의대를 돌며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홈페이지를 통해 1대 1 맞춤 상당까지 제공하며 우수 인재를 모집하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전공의 총 정원제를 통해 타 의대 우수 학생들이 의료원에 모이는 뜻밖의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방면의 인재들이 문턱없이 가톨릭의료원을 노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공의 총 정원제란 전공의 정원 감축과 수련병원간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간 사업으로 동일 재단, 지역의 병원을 묶어 그 총 정원으로 전공의를 선발한 뒤 순환 교육하는 방식이다.
가톨릭의료원은 현재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8개 산하 병원의 전공의 정원을 통합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공의 총 정원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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