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협의회 방영주 회장은 연구비 지원 없이 보건산업화를 외치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연구중심병원 제도에 솔직히 실망하고 있다. 연구비 집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연구중심병원협의회 방영주 회장(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은 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연구중심병원 활성화 포럼'(주최:김춘진·이명수 국회의원)에서 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가했다.
2013년 시작된 연구중심병원은 길병원과 경북대병원, 고대 구로병원, 고대 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및 분당차병원 등 10곳이다.
방영주 회장은 "선진국에 비해 의료와 제약 산업, 벤처기업 모두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 싸워야 한다. 보건의료 자원을 모아 붙어보자는 게 연구중심병원 법의 취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 회장은 "한심한 것은 몇 년간 풀어야 할 과제를 조사만 하고 아직도 해결 못하는 점"이라고 전하고 "우리 능력이 선진국에 못 미치는 것은 인정한다, 합치고 모으기 위해서는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주문했다.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 플랫 교수는 정부 지원과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연구중심병원 상황을 설명했다.
복지부도 미진한 지원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 중임을 내비쳤다.
배병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연구중심병원 10곳 중 연구비는 반 밖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에 할 말이 없다. 신의료기술 인센티브와 R&D 가산점 등 제도개선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초기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전하고 "건강보험에서 투입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보건의료 R&D 전략회의도 출범시켰다. 올해 내 결론 낼 때 됐다"며 주무 국장으로서 소신을 피력했다.
배 국장은 "연구중심병원 발전은 복지부만의 일이 아니다. 미래부 등 관련부처와 제약산업이 함께 가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연구중심병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복지부 배병준 국장은 연구중심병원 지원책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 투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 구로병원 송해룡 교수는 "복지부 내 연구중심병원 홈페이지조차 없다. 바이오코리아 행사 때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일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사업화를 주장하는데 기술이전 평가는 의미가 없다. 임상시험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주대병원 박해심 교수는 "우수 인재인 임상 의사를 연구현장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연구의사 양성을 위해 예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정부가 비전과 의지, 방향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분당차병원 차기백 교수는 "연구중심병원 지정 당시 일본 대학병원에서 방문해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현실은 100억원 지원에서 25억으로 내려갔다"며 허탈감을 토로했다.
연구중심병원의 공통 고민인 '연구비 오버헤드'(교수 연구비의 학교 재정 전입액) 문제도 제기됐다.
고대 안암병원 이상헌 교수는 "지주회사를 만들었지만 연구비와 특허료가 법적으로 보장 안된다"며 "연구비 선순환을 위해 범부처에서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는 연구중심병원의 비판에 대한 복지부와 미래부 해명 형태로 진행됐다.
세브란스병원 송시영 교수도 "기술지주회사가 있지만 대학회계로 들어간 예산이 병원으로 못 오고 있다. 지주회사는 자본 잠식상태다"라며 복지부 요청으로 만든 지주회사 실상을 꼬집었다.
이에 배병준 국장은 "이유는 모르겠다. 지난해 관련부처 회의에서 완강한 반대가 있었다"며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미래부 홍순정 과장은 "대학과 병원이 복잡하게 얽혀 풀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연구비 오버헤드는 이공대에 동일 적용하고 있어 연구중심병원만 예외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방영주 회장은 "단순히 연구비 오버헤드 문제가 아니다. 연구 환경을 위해 예산 사용이 어렵다는 의미다"면서 "이외에도 연구중심병원 제도에 폭탄이 있다. 이를 풀지 않으면 모두 몰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복지부는 올해 연구중심병원 지원 예산 170억 원을 상반기 중 7곳을 지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연구중심병원 제도 도입 당시 대학병원 모두 기대감에 부풀어 앞 다퉈 경쟁한 핑크 빛 청사진이 3년이 지난 현재 허탈과 탄식 등 암울한 잿빛으로 변해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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