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속의 화초로 자라나기 싫다면 세상에 당당히 도전하라."
고 이종욱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2005년 10월 모교인 서울의대 초청강연회에서 한국 의사들에게 던진 화두이다.
이종욱 총장의 메시지는 강연장을 가득 매운 의대생과 교수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그는 "무엇을 하든지 돈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지 말았으면 한다. 열심히 공부해 한국의 최고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경제적인 면을 가치판단에 최우선으로 삼는 것은 낭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의사들이 꾸며놓은 곳에 안주해 편안한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경향이 있으나, 신념이 있다면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과 직업 등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진료실을 벗어난 자유로운 삶을 제언했다.
이 총장이 작고한지 10년이 지난 2015년 대한민국 의사들은 그의 물음에 여전히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의료계는 의료법과 건강보험법, 행위별 수가, 포괄수가,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 리베이트 쌍벌제, 현지조사 그리고 수많은 고시 등 정부의 그물망 안에서 발버둥치는 상황이다.
정부와 여당은 시민단체와 환자단체의 높아진 목소리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을 매년 쏟아내는 반면, 공급자단체를 겨냥한 압박책과 설익은 당근책으로 건강보험 제도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대 교수와 봉직의, 개원의 등 의사 대다수가 병원과 진료실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종욱 총장 강연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는 평소와 다른 의대생들과 교수들의 눈빛을 경험했다.
국제기구 수장이라는 단순한 호기심 보다 동료 또는 선배 의사들과 다른 삶을 살면서 큰 거인으로 성장한 이 총장을 향한 존경심이 깊이 배어있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주최 이종욱 사무총장 그림 공모전 대상 수상작.(수상자: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권다혜 학생)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진료과별 개원의협의회 등 의료단체 수장 임기 시작부터 여론몰이 식 비판과 성토가 난무하는 게 현실이다.
경영압박에 시달리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 원장들도 노조와 교직원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혹자는 '의료계에 존경할 어른이 없다', '젊은 의사들이 이기주의화 됐다'고 말한다.
이종욱 총장이 생존해 있다면 한국 후배의사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의료계 어른과 스승은 시나브로 사라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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