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식대수가 인상 방안이 영양사 인력가산을 전제로 적정성 평가 형식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손영래 과장은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환자급식 품질 확보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일반식 인력가산 간소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영양사 고용 효과를 세밀히 분석해 세부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보건복지위)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인력가산 폐지 우려에 따른 병원영양사회 등 전국 의료기관 영양사들의 날선 비판이 제기됐다.
병원영양사회 김혜진 회장(여의도 성모병원)은 "복지부가 식대수가에서 영양사 가산 폐지 시 병의원에 고용된 영양사 1500~2000명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피해는 환자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식대수가는 일반식 3390원, 치료식 4030원으로 영양사 가산액(의원급 1명 이상, 병원급 2명 이상) 550원을 2006년 급여화 이후 9년째 동결 상태이다.
김 회장은 "복지부 개선안을 보면, 치료식 영양관리료 신설수가가 영양사 1인당 조식과 중식, 석식을 합쳐 500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영양사 인력배치 근거가 없어져 대량해고 우려와 더불어 환자 식사의 안전과 질을 유지할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혜진 회장은 "상대가치점수 인건비 산정 시 간호사(RN) 인건비와 동일하게 4000원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상영양학회 이승민 총무이사는 "토론회 자료집에 있는 치료식 영양사 1인당 500원이 오타인 줄 알았다. 이 금액으로는 인력채용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매년 4000~5000명 신규 영양사가 배출되는 상황이다. 현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역행한다"고 꼬집었다.
효자병원 이지은 영양실장은 "영양사 인력기준을 식대수가 산정조건으로 명시하고 치료식 영양관리료를 해당 요양기관 소속 영양사로 규정해야 한다"면서 "영양사 수가가산을 1인당 1일 4000원으로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사들의 대량해고 우려감이 고조되자 복지부는 해명에 나섰다.
손영래 보험급여과장은 "식대수가 개선방안은 검토 중으로 아직 확정 못했다"면서 "복지부도 영양사들의 우려를 검토한 결과, 인력가산을 폐지하면 약 800여명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래 과장은 "정책 변화에 따른 영양사 해고 사태 발생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영양사 1인당 수가가산 500원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며 확정방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복지부의 고민은 가산제도에 따른 식사 질 문제이다. 적정성 평가와 유사한 방식의 식사 질 평가를 검토하고 있다. 식사 만족도 조사 등 가감지급 이행을 마련할 시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양사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한 영양사는 "현재 위탁급식 하는 상황으로 식사 질 관리가 힘들다"면서 "위탁사 대부분 대기업으로 적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식대가 인상되면 뭐가 달라지냐는 환자들의 목소리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우려감을 전했다.
손영래 과장은 "위탁급식과 직영급식의 식사 질 문제는 논쟁이 있다"고 말하고 "현재 검토 중인 식대수가 인상은 치료식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손 과장은 이어 "일반식 뿐 아니라 치료식과 특수식 식대수가를 재조정 중에 있다"면서 "초안이 완료되면 영양사 등을 참여시켜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복지부는 하반기 식대수가 인상방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9년째 동결된 식대수가 대폭 인상을 기대하는 의료기관과 고용 유지를 위해 인력가산에 초점을 맞춘 영양사들의 시각차를 복지부가 어떻게 좁혀 나갈지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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