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A대형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가 아무런 제재없이 대규모 행사에 참석해 1천여명을 접촉했다고 발표하자 해당 병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발표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의사 스스로 증상이 나타나자 마자 자체적으로 격리에 들어가는 등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는데도 마치 의사와 병원이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행위를 한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A대형병원 관계자는 5일 "아무렴 의사가 변호사(박원순 시장)보다 메르스에 대해 무지하겠냐"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마자 대응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박 시장의 논리라면 찾아오는 모든 환자를 의심해야 한다"며 "또한 전국의 의사들은 혹시나 감염됐을 수 있으니 모조리 자체적인 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A대형병원 의사가 메르스로 인해 격리 통보를 받고도 1천여명 이상이 참석한 행사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해당 병원의 안일한 조치로 수많은 밀접 접촉자를 만들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에 대해 복지부는 서울시에 이미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협조를 구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가 복지부에게 화살을 돌린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핑퐁싸움 속에서 해당 병원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환자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공포에 휩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A대형병원은 소속 의사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의료기관으로 낙인 찍힐 위기에 처하면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도 않은, 또한 증상도 없는 의사까지 격리시켜야 한다면 우리 병원은 응급실은 물론 외래를 본 모든 교수들이 격리돼야 한다"며 "병원 문을 닫으면 만족하겠다는 뜻인가"로 꼬집었다.
그는 또한 "그렇다면 서울 시내 대형병원 대부분이 문을 닫고 진료를 보지 말아야 한다"며 "그 후에 서울시가 나서서 환자를 진료하면 되겠다"고 비꼬았다.
특히 A대형병원은 복지부와 서울시의 정치 싸움으로 병원이 회복하기 힘들만큼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래 싸움에 엄한 새우등이 터지는 꼴"이라며 "우리 병원이 전국민이 아는 기업 산하 병원이라는 점에서 타겟이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일각에서 공식 대응을 예측하고 있지만 그럴만한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며 "이미 해당 의사가 논리적으로 반박한 상황에서 그룹이나 병원에서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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