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한의계 정책협의체가 공식 출범했다.
규제 기요틴으로 촉발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뿐 아니라 의료일원화라는 굵직한 이슈들이 이해관계로 얽혀있어 가시적인 성과물을 도출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3일 의-한의계 정책협의체가 공식 출범하고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오전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협의체 구성은 사실상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역제안'으로 성립됐다.
앞서 복지부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의협, 한의협 측의 자문위원 추천을 요청했지만, 의협 비대위는 의료일원화를 포함한 한방문제 전반에 대해 논의할 전방위적인 협의체 구성을 역제안한 것.
비대위의 제안대로 공식 협의체 구성원은 의협 1명, 의학회 1명, 한의협 1명, 한의학회 1명으로 구성됐다.
정책협의체의 공식 명칭은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 이날 회의를 포함해 복지부는 향후 회동마다 옵저버의 자격으로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참석자에 따르면 2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회의는 상견례 성격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협의체는 한의학계 현안을 전문가 당사자끼리 논의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키로 결정했다"며 "의협은 협의체를 통해 의료일원화를 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는 "의협 입장에서는 협의체의 구성 목적에 맞게 한의학계 현안을 논의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며 "결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 범위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를 다루지는 않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와 한의협의 셈법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복지부는 규제 기요틴으로 촉발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복지부로서는 이번 협의체를 통해 의협, 한의협이 현대의료기기 문제 건을 조율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아무래도 복지부로서는 자신들이 처리하기 곤란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 범위가 이번 협의체를 통해 조율되기를 기대할 것이다"며 "복지부가 현대의료기기 논의를 의제로 올리려고 시도한다면 협의체는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협의체 운영을 의료일원화로 한정하겠다는 게 의협 측 입장. 반면 한의협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범위와 폭의 결정도 논의 대상이라는 입장이어서 협의체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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