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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보험급여과장 유럽 탐방, 지불체계 개편이 이유?

이창진
발행날짜: 2015-10-19 05:15:40

정부 "일상 출장 확대해석 경계"…의료계 "특명 가능성 높다"

정부가 유럽 국가의 진찰료 지불체계 현장 방문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손영래 보험급여과장이 최근 유럽 주요 국가를 방문해 기본 진찰료 체계 등을 중심으로 보험급여 체계 전반을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방문은 보험급여과 손영래 과장과 진찰료 및 입원료 담당 사무관 및 심사평가원 직원 등이 함께 것으로 일주일간 유럽 주요 국가를 둘러보고 18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일상적인 방문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 진찰료 점검 등이 방문 목적이라는 점에서 의원급과 병원급 고질적 문제점인 초재진료와 입원료 등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초재진료는 의원급과 직결된 의료비용으로 '개원의 대다수가 진찰료로 먹고 산다'는 말이 나오는 게 한국 의료의 현실이다.

2016년도 환산지수 계약에 따라 현재 의원급 초진료는 1만 4410원, 재진료는 1만 300원이다.

병원급의 경우, 기본 진찰료 중 하나인 입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선 상태이다.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이 지난 12일 발간한 '2014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도 관련 데이터가 명시되어 있다.

의원급의 요양급여비용 점유율 중 진찰료가 53.0%를 차지했으며, 중소병원(요양병원 포함)의 입원료도 22.1%에 달했다.

진찰료와 입원료 종별 점뮤율을 담은 2014년 건강보험 통계 지표.
문제는 초재진료와 입원료 모두 원가의 7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의원과 병원, 대형병원 모두 경영수지를 위해 진료와 입원 외에 처치와 검사, 수술 및 비급여 등 수익 중심 진료실적에 얽매인 경쟁구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9년 26%를 차지한 진찰료 점유율은 2011년 24.1%에서 2013년 22.9%, 2014년 22.5%로 급감하고 있으며, 입원료 역시 2009년 12.7%에서 2011년 12.8%, 2013년 12.9%, 2014년 11.5%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단체 관계자는 "올해 초 복지부와 상대가치 2차 개편 논의 시 기본 진찰료가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약간의 수치 변화에 따라 수 조원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다음에 논의하기로 하고 접었다"면서 "보험급여과장 유럽 방문은 상대가치 3차 개편을 앞두고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수가 핵심인 의원급 초재진료는 수 년 전부터 개선을 요구한 사항"이고 전하고 "보험급여과장의 유럽 방문이 진찰료 개선에 국한된 것인지, 주치의제 등 또 다른 목적인지 향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손영래 보험급여과장.
복지부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한 공무원은 "보험급여과장의 유럽 방문은 이미 예정된 일정으로 일상적인 해외 출장에 불과하다"면서 "진찰료는 방문 목적일 뿐 유럽 진찰료 체계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의료계 시각은 다르다.

연일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한 보험급여과장의 일주일간 업무공백은 윗선의 지시 등 뚜렷한 목적 없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보험 분야에 정통한 의료계 인사는 "손영래 과장이 특별한 지시를 받고 유럽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대가치 2차 개편에서 못한 현안을 건강보험 누적흑자 상황을 활용해 초재진료와 입원료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의원급 경영의 사실상 70% 이상을 차지하는 초재진료가 원가의 75%에 불과하다는 것은 복지부도 잘 알고 있다. 정부가 개선 작업을 미룰수록 의원급 고사는 가속화 될 것"이라면서 "수 조원 재정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정권 차원의 결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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