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아이디어 하나로 기존의 복강경 신장 절제술의 수술 시간을 30%나 줄인 독창적인 수술법이 나와 주목된다.
사진 왼쪽부터 홍성후, 김강섭 교수
클립 하나로 170분에 달했던 수술 시간을 140분 내외로 줄인 것. 또한 온허혈시간도 10여분 이상 감소했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홍성후, 김강섭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실로 봉합한 신장암 복강경 수술 환자 28명과 2011년부터 2013년도까지 클립으로 봉합한 환자 51명을 비교 조사했다.
그 결과 클립으로 봉합한 환자의 수술시간은 22분, 온허혈시간(WIT : warm ischemia time)은 11분이나 단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복강경 부분 신장 절제술시 출혈을 멈추는 작업 시간인 온허혈 시간이 길어지면 수술 후 신장기능의 감소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혈이 1시간 길어질 때마다 급성신부전 발병 위험 또는 신기능 저하 위험이 5~6% 높아진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다.
이로 인해 최근 신장암 수술시 신장 전체를 절제하기 보다는 복강경을 이용한 신장 부분절제술이 보편화 되고는 있는 상황.
하지만 숙련된 비뇨기과 의사조차도 짧은 온허혈 시간동안 암을 제거하고 출혈을 완벽하게 잡아 신장의 기능을 최대한 보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홍 교수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바로 클립 봉합술이 그것.
기존의 수술법은 복강경 수술 기구를 이용해 암덩어리를 잘라낸 뒤 절제면을 봉합 후 3번 매듭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온허혈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새로운 봉합술은 30㎝ 정도의 긴 실로 한꺼번에 봉합한 상태에서 차례차례 실을 하나씩 잡아당겨서 클립으로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온허혈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실제로 기존의 방법으로 수술한 환자의 수술시간은 170분, 온허혈시간은 32.3분에 달했으나 새로운 방법으로 수술한 환자의 수술시간은 148.7분, 온허혈시간은 21.5분으로 크게 단축됐다.
특히 이 수술법은 클립을 끼워 실이 한꺼번에 풀릴 위험성을 줄이고 시간도 단축되어 획기적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복강경에 익숙하지 않은 비뇨기과 의사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방법이라는 점에서 향후 수술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홍성후 교수는 "복강경 부분 신장 절제술은 봉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이 넘으면 신장기능이 크게 나빠진다"며 "이로 인해 비뇨기과 의사들끼리도 '시한폭탄을 안고 수술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클립 하나 만으로 수술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로 증명됐다는 점에서 향후 수술법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복강 내시경 수술학술지인 Journal of Laparoendoscopic & Advanced Surgical Techniqu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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