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의 일당정액제를 유형별 분리한 수가체계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도 높게 제기됐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노인요양병원협회(회장 박용우) 주최로 11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노인의료의 미래, 요양병원 역할' 춘계세미나에서 "전국 1400개 요양병원에 일당정액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현 수가체계는 말도 안 된다. 고도행위에 수가를 더 주는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유한대 남상요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과 스웨덴 등 선진국의 노인의료제도를 설명하면서 노인병원과 재활병원, 치매병원, 암전문 케어병원 등 종별 및 수가 분리 등을 제언했다.
종합토론에서 정형선 교수는 "노인의료는 케어와 수가, 복지, 의료, 인력 및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이 얽혀 있다"면서 "복지부는 2008년 일당정액제 방식으로 요양병원을 집어넣었다. 문제는 병원 수가 1400개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어떻게 모든 병원 기능과 의료서비스가 단일화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건강보험 체계에서 수가조정 능력이 절대적이다. 현재 가능한 방안은 수가체계를 이용한 병상 체계를 개편이다"라고 전제하고 "남상요 교수가 발표한 급성기와 아급성기, 생활기 등 유형별 분리가 필요하다. 수가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서 고도행위에 수가를 더주는 수가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은 "지방 급성기 병원의 자문을 해보면 고령환자 진료로 고민이 많다. 요양병원 인력과 시설 등 지역별 차이를 둬야 한다"면서 "일률적인 인증제 역시 의료단체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갖춰 썩은 사과를 골라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요양병협 조항석 정책위원장(연세노블병원장)은 요양병원 규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요양병원 규제 일변도, 수가개선 방안도 재정절감 방향"
조항석 위원장은 "장성 방화사건 이후 당직의료인과 의무인장, 에이즈 환자 강제입원, 4~5인실 보험 적용 제외 등 규제 일변도로 가고 있다"면서 "정부의 수가개선 방안은 현장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재정절감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위원장은 "요양병원의 올바른 역할과 기능을 위해 인센티브와 규제 최소화, 간병비 지원 그리고 대규모 연구과제와 시범사업이 시급하다"며 "단편적 수가개편이 아닌 노인의료와 복지에 치중한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복지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요양병원과 지역사회 네트워킹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수가를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통해 기능 재정립을 유도할 것"이라면서 "강제적 방식으로 모든 게 해결될지 의구심이 든다. 중장기 계획을 기반으로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통령 과장은 "노인환자는 복합질환을 지닌 만큼 별도 진료서비스 체계와 보상이 필요하다"며 요양병원 수가개편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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