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재무 건전성이 파산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회비 납부율 인상책으로 연수교육과 연계하는 카드를 본격 꺼내들 전망이다.
대구시의사회 대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추무진 회장.
의협 추무진 회장은 24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시의사회 제3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저조한 회비 납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수강좌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비 납부율을 올리기 위해 의협이 생각한 방안은 크게 면허신고 연계, 연수강좌 연계 두가지가 있다"며 "면허신고 연계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나머지 방법인, 연수강좌와 회비 납부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서 다음 달에 있을 대의원회 총회에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무진 회장의 이 같은 생각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의협 상임이사회에서도 언급됐던 상황. 대구시의사회 총회에서 가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추 회장의 목소리를 통해 공식화된 것이다.
권윤정 대의원은 "의협 실무는 서울, 경기지역에서 다 하고 있는데 서울, 경기, 인천 회비 납부율은 30%에 불과하다. (회비를) 내는 사람만 맨날 내도록 하지말고 회비를 낼 수 있게 독려 좀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날 정기총회에는 추무진 회장이 직접 참석한 만큼 11만 의사를 아우르는 의협 회장에 대한 쓴소리가 잇따랐다.
류종환 대구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이 정기대의원총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류종환 대의원회 의장은 "의료일원화 추진과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안처럼 의사 옥죄기에 발 빠른 정부에 의협은 항상 뒷북 대응으로 질타를 받아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총선 이후 정부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원격의료 법안, 서비스발전기본법 통과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많다"며 "선제적으로 대책반을 구성해 올바른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의장은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슈틸리케'식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적재 적소에 사람을 쓸 줄 아는 슈틸리케 같은 지도자를 원한다"며 "슈틸리케는 경기 중 비가 쏟아져도 우의를 입지 않고 선수와 함께 뛴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처럼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몸을 던지는 지도자가 있을 때 회원도 위험을 감수하고 지도자를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수흠 의장
축사에 나선 의협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도 비정상적인 의료 현실에서 한마음으로 모이기 위해서는 중심이 필요하다고 보탰다.
임 의장은 "중심은 의협이 돼야 한다"며 "의협 회장이 씩씩하게 중심 잡힌 모습으로 회원을 이끌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꼭 그런 모습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각 지역 대표자도 의료현안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히 숙지하고 회원한테 려야 한다"며 "스스로 공부도 하고 회원의 의지를 적극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비단 대구시의사회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 협의회는 24일 "최근 의협 분위기는 회원에게 외면당하며 침몰하는 배처럼 기울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기간에 시도의사회마다 차기 국회의원 후보들과 관계를 쌓아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시점에 의협 집행부가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대국회 업무가 우려스러울 만큼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도의사회장단 협의회는 의협 집행부 임원진은 일괄 사임 후 재신임을 통해 전면 개편하고 의정협의체를 부활해 체계적인 대국회, 대정부 활동을 전개하라고 요구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추무진 회장은 정치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집행부는 정치적으로 어느 한쪽으로도 쏠리지 않도록 균형 잡는데 노력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강청희 상근부회장이 국회의원 출사표를 공개적으로 했다"고 상황을 설명하며 "강 부회장 본인이 많은 노력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도의사회장단의 건의를 받고 인적 쇄신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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