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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난청 검진 여론전 나선 ENT…정부는 핑퐁게임

박양명
발행날짜: 2016-05-13 05:00:57

교육부 "학생검진 복지부 이관해야"…복지부 "근거가 없어서"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소아청소년 소음성 난청 조기 검진 인프라 구축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의원급 청력 검진 시설 구비 실태조사를 하는가 하면,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소아청소년 소음성 난청 조기검진 중요성 인식 고취를 위한 여론 조성도 하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개원의사회는 12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이지 않는 위험 소음성 난청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소아청소년 소음성 난청 관리와 이해관계가 있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교육부 관계자가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비인후과학회와 의사회는 소음성 난청 검진 조기 발견을 위해 학생 건강검진에 포함시키고, 청력 검진 방식을 바꿔야 하며, 소음성 난청 예방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소아청소년 소음성 난청의 조기검진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했지만 역시나 재정 문제에 있어서는 소극적이었다.

왼쪽부터 조명연 과장, 황상철 사무관, 김영택 과장
교육부는 재정적 문제를 언급하며 학생 건강검진을 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교육부 조명연 학생건강정책과장은 "현재 학생 건강검진 방향은 질환을 찾아내기보다는 잘못된 건강습관을 찾아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그래서 검사 위주의 내용은 많이 줄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청소년 상대 건강검진은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 있어 검진체계가 성인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며 "건강 검진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복지부가 청소년 건강검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음성 난청 검사를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시키더라도 재정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고도 했다.

조 과장은 "소음성 난청에 대한 부분을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수반되는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학생 건강검진 비용은 100% 교육부에서 부담하는데 소음성 난청 추가에 대한 재원을 누가 부담하고,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소음성 난청은 예방 교육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기 때문에 검진이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면 학교나 의사회 차원에서 예방교육을 하고 점진적으로 검진체계 도입으로 갖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시키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복지부 건강증진과 황상철 사무관은 "한정된 재원으로 국민에게 꼭 필요한 검진만 효율적, 효과적으로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소음성 난청 검사가 국가 건강검진에도 적합한 검진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에 따르면 ▲유병률, 사망률, 질병부담이 높고 ▲조기 발견, 치료가 가능하며 ▲검진 방법을 국민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하고 ▲검진으로 얻는 이득이 손해 보다 커야 하며 ▲비용 대비 효과가 높아야 국가 검진에 들어갈 수 있다.

황 사무관은 "학교 건강검진에 소음성 난청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질병의 유병률, 비용 대비 효과성 등에 대한 의과학적 근거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 건강검진을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학생의 개인 정보 문제, 건강보험료, 국가 재정 부담 등 많은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선뜻 답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만성질환관리과장도 소음성 난청을 만성질환으로 분류하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국가 차원의 검진 추가를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해야 할 활동이 있다고 봤다.

김 과장은 "검진의 효율성을 판단할 의과학적, 공중보건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며 "유병률 조사, 원인 규명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음성 난청을 국가건강검진 추가하려면 5가지 조건들 중 검진으로 얻는 이득이 손해 보다 큰지,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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