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조사 대상 의료기관 중 절반 이상이 하위 등급인 4~5등급으로 분류됐다. 대부분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이번 적정성 평가 대상은 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중환자실 입원 진료분으로, 10건 미만인 기관 등을 제외한 총 263기관(상급종합병원 43기관, 종합병원 203기관)에 대해 실시했다.
또한 각 평가지표별 결과를 종합해 평가대상 의료기관을 1~5등급으로 구분했다.
이에 따른 평가 결과, 1등급으로 분류된 의료기관은 ▲강북삼성병원 ▲경희대병원 ▲고려의대부속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등 11곳이었다.
43개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는 1등급 9곳, 2등급이 31곳, 그리고 3등급이 3곳이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조선대병원 등은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는 가장 낮은 3등급 의료기관으로 분류돼 개선의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평가 대상인 263기관 중 절반 이상인 134기관이 하위 등급인 4등급(90기관)과 5등급(44기관)으로 분류됐다.
134기관 모두 종합병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위등급으로 분류된 상당수의 종합병원이 전담전문의를 배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의료법령 등 규정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를 두는 것이 의무사항이지만, 종합병원은 강제사항이 아니다.
더불어 연간 실제 사망자수와 중증도에 따라 계산된 연간 예측 사망자수의 비율인 '표준화사망률'을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은 122개소(46%)로 나타지만, 종합병원의 평가유무는 36.5%에 불과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갔다가 48시간 이내에 중환자실 재입실한 환자 비율은 평균 1.3%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큰 차이는 없었다.
이에 대해 A 중소병원 원장은 "전담전문의 여부를 평가지표에 포함시켰다. 즉 상급종합병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며 "더구나 의료법 상 종합병원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를 배치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 이를 평가지표에 포함시킴으로서 전담전문의가 의무화인 상급종합병원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받게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B 중소병원 원장은 "첫 번째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인 만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좀 더 평가지표를 구체화한 뒤에 보다 정확한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지표 자체가 상급종합병원과 수도권 쏠림 현상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평원은 이번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가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는 점일 인정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중환자실에 입실한 환자들의 표준화된 중증도가 없어 사망률이나 감염률 등 주요 지표를 적용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며 "이번 평가지표는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2차 평가는 중환자실의 질적 수준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학회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하면서 지표 등 관련 기준을 개선·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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