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모든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미국을 뜨는 날이 되었다. 늘 보던 풍경을 떠난다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고 실감도 잘 안 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진짜 떠나는 시간이 되고 나니 생각보다 담담하게 LA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필자의 모습을 보았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다른 학과처럼 긴 방학을 가지게 될 수도 있는 만큼, 4월 말에서 5월 초 경에 학기가 끝나는 미국 대학교의 일정 때문에 생각보다 더 긴 여름방학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탐험에 좀 더 목말랐던 필자로써는 이번 기회가 어딘가를 더 돌아보고 배울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단순히 근방의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가자는 초심이 점점 더 커져서 이제는 약 80일간동안의 여행으로 그 방향을 틀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막상 80일간 배낭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막막하기도 했다. 그 이유를 꼽아보자면 미국에서 나가는 비행기편만 구입해두고 이후의 일정은 열어두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서 떠나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물론 어느 나라를 여행하고 싶은지 어디를 여행할지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결정해 놓은 상태였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미리 계획을 확실하게 안 세워두는 이상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현장에서 가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현지에서 교통편이며 숙소를 직접 구하면 미리 예약하는 경우보다 때로는 저렴한 가격에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에 여행 경비도 상당한 고려변수가 되는 대학생에게는 조금이라도 경비를 아껴보기 위한 차선의 카드로 작용하기도 했고 그것은 필자에게도 마찬가지의 옵션이 되었다.
특히 비행기 편의 경우 항공권 가격이 시시각각 변했기 때문에 적기에 최적의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무작정 다음 목적지인 남미로 떠나게 되었다.
여행 일정은 80일간 남미와 아프리카, 유럽대륙을 거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남미로 넘어가는 항공편 이후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개략적으로 남미에서 약 1달 반, 아프리카는 경유지로 하고 유럽에서 약 1달 정도 있는 걸로 일정을 잡았다.
가장 먼저 멕시코에 다시 들러 멕시코시티와 칸쿤을 둘러보고, 본격적으로 남미 콜롬비아 보고타로 넘어가서 잉카 문명의 발상지인 페루의 쿠스코와 마추피추, 그리고 소금사막이 있는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을 거쳐 마지막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계에 있는 이과수 폭포를 둘러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남미는 대부분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현지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정보를 듣고 미국에서 틈틈이 생활 스페인어 공부를 했었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다. 한 달 정도 공부를 했지만 겨우겨우 스페인어를 더듬거릴 수 있는 정도밖에 안되어서인지 미국을 출발하면서부터 의사소통이 가장 걱정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 닥칠 어려운 일들도 잘 해결해 나갈 거라는 것을 믿으며 멕시코로 향하는 비행기 속에서 그렇게 다짐을 했다.
이제 곧 멕시코시티에 도착을 한다. 다시 한 번 위대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예상되지는 않지만 분명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 다짐하며 어느덧 비행기는 멕시코 시티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었다.
80일간의 질주, 그 사이사이에 어떠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을지라도, 굳건히 버티고 나아갈 나를 위하여 필자는 성큼성큼 남미로 한 발자국씩 내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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