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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구멍 여전…권역센터 옆에 두고 헬기행

발행날짜: 2016-10-08 05:00:59

전북대병원 외상환자 사망 사건 두고 응급의료계 깊은 한숨

"상식적으로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전주에서 교통사고 후 13개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하고 뒤늦게 수술했지만 사망한 사건을 두고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복지부 측에 이번 사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백서 발간을 제안했다.

실제로 복지부와 국립중앙응급센터도 조사단을 꾸려 진상 파악에 나섰다.

중앙응급센터 윤한덕 센터장은 "현지조사를 진행 중으로 왜 전원이 늦어졌는지 등 구체적인 사안 하나하나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0년 장중첩 영아 사망사건 이후 정부가 권역응급센터, 권역외상센터를 대폭 확대하고 응급시스템을 대폭 개선하는 찰나여서 아쉬움이 더 크다.

7일 경찰 및 전북대병원, 중앙응급의료센터 등을 통해 확인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9월 30일(금) 오후 5시경 전북 전주시 반월동에서 길을 건너던 2세 손자와 그의 할머니는 때 마침 후진하던 견인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구급대원의 조치로 6시경 전북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미 응급수술 2건을 진행 중이던 터라 즉시 전원 결정을 내리고 전원가능한 병원을 확인했다.

환자는 교통사고로 골반과 다리 골절이 심각한 상태로 정형외과 레지던트가 투입됐다.

해당 전공의는 급한데로 원광대병원에 이어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13곳에 전화를 돌렸지만 모두 환자 전원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는 사이, 2세 손자와 할머니는 병원 도착과 함께 수혈, 골반 교정 등 응급조치가 들어갔고 수시로 혈압 및 맥박을 수시로 확인했다.

13곳 병원에 전원 요청에 실패한 이후중앙응급의료센터 내 환자전원 조정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 연락을 취했고 9시경 아주대병원으로 전원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

병원에 도착해 전원 가능한 병원을 찾기까지 3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제 관건은 신속한 환자 이송. 때는 이미 저녁 9시. 민간에서 운영하는 닥터헬기는 오후 5시(일몰이전에 도착하는 것을 기준으로 운영)이후에 운영하지 않아 병원 내 닥터헬기를 띄울 수 없었다.

그 대안으로 중앙소방센터에 연락해 119헬기(남양주 위치)를 띄웠고, 11시경 헬기가 전북대병원에 도착해 아주대병원에는 12시경 도착했다.

아주대병원은 즉시 응급수술을 진행했지만 결국 손자와 할머니는 사망했다.

A권역응급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물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인근에 권역응급센터도 있고 외상센터가 있었음에도 환자 전원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권역에 그 많은 의료기관을 두고 아주대병원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앙응급센터 윤한덕 센터장은 "앞서 정부가 권역응급 및 외상센터를 추진한 이유가 병원 내에 응급 전담인력을 늘리고, 그게 어려우면 협력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인데 아직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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