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부작용 경고 약인 돔페리돈(domperidone)이 수만 건 처방된 사실이 알려지자 산부인과 개원가를 중심으로 처방 중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의사회 차원에서는 처방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내용으로 대회원 공지를 해야 한다는 대안도 나왔다.
7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수유 중인 산모에게 모유 수유 증가 목적의 돔페리돈 처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회원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보건복지위)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모유 수유 시 산모와 신생아에게 부작용, 특히 심장문제 발생 우려되는 약물이 계속 처방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전 의원에 따르면 전국 산부인과에서 처방된 돔페리돈은 2015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사이 총 7만8361건에 달했다.
돔페리돈은 오심, 구토 증상 완화를 위한 약으로 40여개의 제약사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4년 6월 생산 및 판매를 금지했고 유럽에서는 의사의 결정에 따라 사용이 허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허가사항 변경 지시를 고쳐 모유 수유를 통한 노출 후에는 부작용 특히 심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용상 주의사항에도 모유 수유가 아이에게 주는 이익과 산모가 치료를 통해 받는 이익을 고려해 둘 중 하나를 중단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사실상 임산부에게 사용을 금지한 것.
대신 식약처는 "의료법상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특정 대상에게 사용 금지를 내린 의약품이라도 처방을 내릴 수 있기에 돔페리돈 처방이 위법은 아니다"라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임산부에게 돔페리돈 사용에 대한 시판 후 자료는 제한적"이라며 "임산부나 임신 가능성 있는 여성은 치료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투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돔페리돈을 투여했을 때 임산부와 신생아 심장에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의약품부작용보고시스템에 따르면 1989년 근화 돔페리돈이 처음 나온 후 25년간 2882건의 돔페리돈 부작용이 보고됐다. 이는 적지 않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월 식약처의 임신부나 가임기 여성의 돔페리돈 복용 금지 조치에 따라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 처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일부 산부인과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확인된 만큼 처방 중단 공지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의 지적에 대해 식약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돔페리돈 투약 제한 대상자는 DUR로 통제해야 하는데 병용금기만 90% 수준으로 커버할 뿐, 임부와 연령금기는 구축 중이라 모니터링을 못하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의할 부분을 중심으로 부작용이 나지 않도록 전문가 자문을 한 번 더 받아서 판매금지나 추가 제한 등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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