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전면 개정된 정신보건법 시행을 앞두고 병원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병원계는 환자 입원 시 2인 이상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입원 진단을 필요한 것을 두고 정부가 민간병원에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신경정신의학회 차원에서 정부의 정신보건법 강행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사진은 최근 개최된 정신보건법 관련 신경정신의학회 토론회 개최 당시 모습이다.
26일 병원계에 따르면, 내년 5월 말부터 개정된 정신보건법 제43조(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4항에 의해 환자 입원 시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전문의 2명 이상의 입원진단이 있어야 가능해진다.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는 2주 이내에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 전문의의 소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국·공립정신의료기관 또는 복지부가 지정하는 정신의료기관에 소속된 전문의 1명 이상을 포함해 전문의 2명 이상의 일치된 소견이 있어야 이후 계속 입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선 정신의료기관들은 이 같은 입원기준에 대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국‧공립정신의료기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들어 민간정신의료기관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경기도 A정신의료기관의 봉직의는 "국립정신병원이 5개의 불과한 상태에서 환자들의 입원 진단을 누가해야 하나"라며 "당연히 민간 정신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전문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치료를 하기 위한 진단건수가 연간 약 13만건 발생하는 상황.
이 봉직의는 "결국 진단건수가 2배로 늘어날 것이 자명한 현실"이라며 "전문의도 부족한 상황인데 이것이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개정된 정신보건법이 이대로 시행된다면 정신의료기관에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신의료기관 입원 제도 비교
신경정신의학회도 이 같은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일단 학회 차원의 정신보건법 대응 TF를 구성, 정부 및 대국회 차원의 문제점을 적극 설명하기로 했다.
신경정신의학회 정한용 이사장(순천향대부천병원)은 "최근 정신보건법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TF를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했다"며 "조만간 구체적은 대응 및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관련된 공청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TF가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복지부와 함께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걱정이 앞서는 상황은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복지부는 병원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 법률 시행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의 2인 이상 입원진단과 달리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심사위원회)의 시행 여부에 대해선 1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친 후 이에 대한 결과를 토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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