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지방간약 개발 경쟁이 본격 예고됐다.
환자수는 많은데 딱히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시장. NASH 치료 옵션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블루오션 선점에 팔을 걷어붙인 제약사는 간질환 맹주로 꼽히는 길리어드를 비롯한 노바티스, 최근 얀센까지 가세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은 2017년에 들어서며 15건의 신규 거래를 추가했다. 관건은 신규 거래리스트 상단엔 NASH 후보약물이 이름을 올렸다는 대목이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Johnson & Johnson Innovation) 사업부가 바이오텍인 '버드록바이오(Bird Rock Bio)'와 손을 잡으며 NASH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NASH를 타깃한 나마시주맙(namacizumab)은 '칸나비노이드수용체-1(CB1)'에 작용하는 혁신신약(first-in-class) 물질이었다.
J&J의 전문약 사업부인 얀센은 "NASH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얀센은 칸나비노이드수용체-1을 표적으로 하는 실험약물의 1상임상을 진행 중이고, 파트너쉽을 통해 곧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후보물질이 초기임상 단계로 걸음마 수준이지만, CB1에 작용하는 알로스테릭 조절 항체인 나마시주맙의 잠재력과 차별성에 큰 기대를 건 것으로 풀이된다.
CB1을 타깃하는 나마시주맙이 지방증(steatosis)과 염증, 섬유화(fibrosis)의 핵심 병리기전 3개에 관여하고 있어, 복합적 소견을 보이는 NASH에도 효과적인 결과를 내놓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얀센은 "CB1은 의학적으로 미충족 수요가 상당한 당뇨병성 신장질환에도 잠재성이 충분하다"며 "얀센이 대규모 기업거래를 통해 관심을 가져온 대사성질환 분야 가운데, NASH에선 첫 시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이 원인이 된 지방간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은 이미 포화상태"라면서 "앞으로 10년은 해당 질환으로 인해 간이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만큼 환자수가 느는 상황에서 시장 선진입을 위한 신약 개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보군 다양" 길리어드vs노바티스 "FXR 콤보 도전장"…삼일제약 '아람콜'
가장 많은 NASH 후보약물을 담금질 중인 곳은, 간염약 블록버스터가 즐비한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거론된다.
작년 4월엔 님버스아폴로(Nimbus Apollo)를 인수하면서, 지방산합성과정에 관여하는 알로스테릭(allosteric) ACC(acetyl-CoA carboxylase) 억제제 관련 총 4건의 임상에 착수한 상황.
더불어 세포자멸 신호조절 키나아제-1 억제제인 '세론설티브(selonsertib, 실험약물명 GS-4997)', LOL2(lysyl oxidase-like-2) 항체 주사제인 '심투주맙(simtuzumab)' 등이 길리어드가 꾸린 NASH 포트폴리오다. 여기에 '파네소이드 X 수용체' 즉, FXR 작용제 계열 약물 GS-9674도 개발이 한창이다.
또 노바티스도 작년 12월 600억 규모의 NASH 치료제 기술거래를 진행하며 경쟁에 합세했다. 미국 중소제약사인 코나투스 파마슈티컬스(Conatus Pharmaceuticals)와 지방간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것.
노바티스가 선택한 기전은 FXR 작용제 계열 약물로, 코나투스가 개발 중인 경구용 옵션 엠리카산(emricasan)과의 병용요법도 함께 평가될 예정이다.
한편 국내에선 삼일제약이 작년 7월 이스라엘 바이오제약사인 갈메드(나스닥상장사)와 NASH 치료제 '아람콜'의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아람콜의 3상임상 개발 및 허가 승인, 상업화 권리를 획득하고 2022년경 발매를 목표로 하는 상황이다.
아람콜은 1일 1회 경구약으로 합성지방산과 담즙산 결합제(FABACs) 계열에 속하는 첫 약물로, 간 내 SCD1(Stearoyl-CoA desaturase 1)의 부분적 억제를 통해 NASH의 원인이 되는 간 내 지방의 축적을 막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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