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아슬아슬하게 버텨왔던 의협회관이 이번에는 과연 새 옷을 입을 수 있을까.
대한의사협회가 노후화된 회관 건물 재건축을 위해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서 주목된다. 대의원총회 의결을 앞두고 공론화를 도모하고 있는 셈이다.
의협 관계자는 18일 "사실 의협회관을 방문한 회원이라면 누구나 노후화에 따른 문제를 알고 있지만 그외 회원들은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각에서는 왜 재건축을 하느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결국 대의원총회 의결이 필요한 문제인 만큼 그 전에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의견을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더이상 미룰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의협회관은 지난 1972년 완공돼 무려 44년간 재건축 없이 유지되고 있다.
일반 집합건물의 재건축 연한이 2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2번 이상 진행했어야 할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콘크리트가 갈라져 금이 생기고 일부에서는 물이 샐 정도로 문제를 드러내며 정밀안전검사에서도 D등급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
이로 인해 몇번이나 이전과 보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예산 문제로 번번히 좌절됐던 것이 사실. 하지만 더이상은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의협 관계자는 "임직원 모두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토로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무조건 통과시켜야 할 안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재건축에는 250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100억원 정도는 협회의 예비비 등으로 충당하고 150억원 상당을 대출을 받는 것이 집행부의 복안.
대출 또한 최대한 장기 대출로 전환해 부대사업 등을 통해 긴 호흡을 가지며 갚아나갈 예정인 만큼 협회 재무 건전성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1970년 4월 8일 한강회관 신축공사장대한의사협회 100년사 발췌
하지만 문제는 역시 대의원총회 의결이다. 대의원총회에 앞서 오는 2월 5일 진행되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 의협회관 개선 방안에 대한 발표를 넣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대의원총회에 갑자기 안건을 올리기 보다는 사전에 충분히 회관 재건축의 필요성을 알리고 동의를 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의협 관계자는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일부에서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당위성을 설명하며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비롯해 기회가 생기는 대로 시도회장단과 대의원들을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도 남아있다. 현재 의협 회관의 노후화된 상태로는 부분 공사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2층 공사를 위해 2층 시설을 3층으로 옮겨놓을 경우 3층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 결국 전면적 대공사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의협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공사 기간동안 협회 대부분의 부서가 다른 임대 사무실을 구해 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또한 풀어야할 문제인데 결국 예산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조금씩이나마 수선을 하면서 왔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노후화가 진행돼 공사 규모가 더 커졌다"며 "최대한 예산을 아끼면서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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