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특별법과 내과 수련기간 단축으로 수련병원들이 호스피탈리스트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계속해서 암초만 나타나고 있어 한숨을 쉬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애써 채용해 놓은 호스피탈리스트가 사표까지 내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20일 "오랜 설득끝에 지원해 근무하던 호스피탈리스트 B씨가 한 달 만에 사표를 쓰고 병원을 나갔다"며 "서울 대형병원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만 전해들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 호스피탈리스트는 본교 출신으로 전임의 과정과 호스피탈리스트 과정 중 고민하다 교수들의 설득에 호스피탈리스트로 지원했다.
하지만 5명을 뽑기로 했던 호스피탈리스트 모집은 기대와 달리 점점 기간이 길어졌고 결국 내과 병동을 B씨가 사실상 도맡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특히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도 내과가 미달사태를 맞게 되면서 B씨의 부담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러자 결국 이러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B씨가 교수들의 만류에도 사표를 내고 병원을 나가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A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도 미달되고 호스피탈리스트 모집도 점점 길어지면서 부담감을 호소한 것으로 안다"며 "결국 불안감이 불안감을 부르는 악순환 아니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처럼 A대병원과 같은 지방 수련병원들은 호스피탈리스트 모집조차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여유가 있는 대형병원에서 임상교수 지위를 보장하고 연봉에 성과급까지 조건으로 내걸면서 지방 수련병원 입장에선 모집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토로다.
실제로 서울의 대형병원들은 교수실 보장은 물론, 임상교수 대우와 2억원에 달하는 연봉에 성과급과 학회지원까지 모집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지방의 대학병원이나 중소 수련병원에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조건. 일부 지원자들조차 대형병원들이 독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내과학회 관계자는 "사실 근무조건은 각 병원의 고유 권한 아니겠느냐"며 "최소 가이드라인은 정할 수 있어도 더 좋은 대우를 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드러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지위와 연속성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본다"며 "학회에서도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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