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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대표자회의 '절반의 성공'…가능성 봤지만 한계 역력

발행날짜: 2017-02-06 05:00:59

집행부 일방통행 숙제로 남아…시도의사회 임원 "발언 기회조차 없었다"

|초점=워크숍 형태 전국의사대표자회의 무엇을 남겼나|

사상 처음으로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된 전국의사대표자회의가 일부 한계를 드러내면서도 가능성을 남기며 끝났다.

워크숍을 통해 정책과 의무, 보험까지 현안을 두루 논의하는 성과는 거뒀지만 사실상 그간 상임이사단에서 논의한 내용을 전달하는 선에서 그쳤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 것.

4개 파트 분임 토의 무리없이 진행…현안 논의도 순항

대한의사협회는 5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워크숍 형태의 전국의사대표자회의인 '회무발전을 위한 전국 시도 임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모인 시도의사회장단과 임원 200여명이 모여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의료계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너무 방대한 내용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부분의 분임 토의는 무리없이 진행됐다.

법제와 의무, 보험, 정책으로 나눠 진행된 분임토의에서 각 50여명이 참여한 논의는 큰 의견 충돌없이 결론을 냈고 종합토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법제 분야에서는 최근 발의된 의료악법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일각에서 입법 전 단계에서 법안을 막지 못하고 의협이 무기력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한 대안이 주된 내용.

임원들은 김록권 위원장이 이끄는 의료법령특별위원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의사회와 교류하며 많은 의견들을 받아 대응해 갈 것을 주문했다.

의무분야에서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이 주된 논의 내용으로 압축됐다. 최근 시범사업을 진행한 4개 지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임원들은 만성질환 관리가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원격진료로 번지지 않도록 잘 막아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보험 분야에서는 최근 의료계에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공단의 현지확인 제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각 시도의사회 임원들은 실사 대응에 의료계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 하고 의협이 추진중인 현지조사대응센터의 효율적 운영을 당부했다.

정책 분과에서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토의에 참여한 임원들은 전문가평가제의 주체가 의협이 돼야 한다는 것을 당부하고 처벌보다는 예방에 중점을 두고 비도덕적, 부당청구 등의 용어도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진 현안 논의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활동 경과 보고와 오는 6월 개최되는 제35차 종합학술대회에 대한 안내, 또한 의협회관 환경개선 방안이 발표됐다.

이 자리에서도 시도의사회 임원들은 집행부의 의견에 대부분 힘을 보태며 큰 이견없이 문제들에 대해 뜻을 함께 했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이 많은 것들이 논의가 될까 우려했는데 예상외로 순조롭게 진행이 된 것 같다"며 "각 시도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듯 하다"고 평가했다.

집행부 주도 워크숍 한계…토의 아닌 현안 전달로 끝나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시간 내에 대부분의 안건을 논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논의의 결과는 여전히 부실하다는 점에서 워크숍 형태의 의사대표자회의는 한계를 드러냈다.

불과 1시간여만에 의료악법은 물론, 만성질환관리제와 공단의 현지확인제도,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까지 논의를 진행하다 보니 집행부 주도로 흘러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시간 여 동안의 논의에서 집행부가 제도에 대한 설명에 할애한 시간은 20분을 넘겼다. 사실상 50여명이 논의를 진행한 시간은 30분 여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토의에 참여한 각 시도의사회장들이 한마디씩 보태면서 실제 참여한 토의자들은 별다른 발언조차 하지 못한 채 자리를 마쳐야 했다.

결국 집행부가 현안을 설명하고 의협의 방향성을 설명한 뒤 시도의사회장단 2~3명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워크숍을 끝낸 셈이다.

의협 상임이사는 "사실 집행부가 아닌 시도의사회 임원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어야 하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그렇지 못했다"며 "현안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임원들도 많아 토의가 일부 강의 식으로 흘러간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런 이유로 이날 토의가 이뤄진 안건들은 과거 상임이사회 등에서 논의된 내용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보험 분야의 경우도 사실상 의협이 마련한 현지조사대응센터 운영안이 종합 토의에서도 결론 그대로 나왔고 이는 법제, 의무, 정책 파트도 마찬가지였다.

4부로 진행된 현안 논의의 장도 마찬가지였다. 비대위 활동에 대한 보고와 의협회관 환경개선 방안, 대회원 서비스 등 집행부가 마련한 안건을 설명하는데서 모두 정리되며 끝을 맺었다.

'현안 논의의 장'이 아닌 '현안 발표'의 장이 되버린 셈이다. 실제로 4부에서 진행된 5가지 현안 중 자리에 참석한 시도의사회 임원들의 의견이 나온 부분은 전무했다.

집행부가 마련한 안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데서 워크숍이 마무리됐다는 의미다.

자리에 참석한 시도의사회 임원은 "몇 번이나 손을 들어봤지만 발언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며 "원로들을 배려한 것도 있겠지만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필요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러 안건들을 들어볼 기회가 생긴 점은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들었다"며 "회장단이 아니라 집행부와 직접 대면할 일이 적어 묻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아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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