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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지붕 산부인과 비방 여전…학술대회 어딜 가지?

박양명
발행날짜: 2017-04-10 05:00:55

기존 의사회, 대학병원 교수…직선제, 해외연자 초청으로 차별화

두 단체로 쪼개져 3년째 대립 중인 산부인과의사회의 비방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동시에 한날한시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독자적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기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7차 춘계학술대회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같은 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3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양측이 주장하는 학술대회 참가자는 각각 800여명. 이들 말만 들어보면 오늘 하루 산부인과 전문의 1600여명이 학술대회에 참여한 게 된다.

하지만 양측 모두 비중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타 진료과 의사들도 섞여 있었다. 전 진료과에게 열려있는 프로포폴 진정 교육 등을 개설한 게 주요 역할을 했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장기요양기관 촉탁의 연수교육까지 열었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공식적으로 타과 의사들이 50명 참석했다고 했지만 산부인과 의사들보다 비중이 더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도 대부분이 산부인과 전문의라고 자신했다.

의사회의 내분이 장기화되자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대학병원 교수의 의사회 학술대회 참여를 막기까지 했다. 그러자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대학병원 교수를 아예 연자로 초대하지 않았다.

대신 외국 연자를 초빙했다. 이스라엘 마카비 보건의료연구소 기데온 코렌(Gideon Koren) 박사, 싱가폴종합병원 타이 순 쿠이(Tay Sun Kuie) 교수, 이탈리아 토르 베르가타대학 쥬세페 리쪼(Giuseppe Rizzo) 교수 등이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정환욱 학술위원장은 "코렌 박사는 약물독성학의 스승격이며 싱가포르 타이 교수는 자국에서 부인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자궁경부암 감소는 드라마틱한데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산부인과 의사들이 중요하게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례적으로 초록집에 연자의 이름을 아예 표기하지 않았다. 학회장을 찾은 사람만 연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확인 결과 대학병원 교수 6명이 참여했다.

이기철 수석부회장은 "학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교수 강의를 금지하고 있기도 하고 학술대회 당일 강연을 취소하는 사람도 있어 초록집에 연자를 미리 표기하는 게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 지붕 비상대책위원회가 두 개?

정관 개정이 먼저라는 원칙을 내세우는 기존 산부인과의사회와 회원의 뜻이 곧 직선제라는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의 대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산부인과라는 큰 틀 아래 의사회가 둘로 쪼개졌다면, 이번에는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라는 지붕 아래서 두 개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법원이 사태 봉합을 위해 선임한 관선회장이 이사진을 새롭게 꾸렸다. 이균부 관선회장은 이기철 보험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임명했다.

기존 정상화위원회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고광덕 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후 보다 강력하게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의 행보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미 산부인과의사회 내부에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회원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비상대책위원회가 있다는 것. 이동욱 경기지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기존 산부인과의사회에 대한 법적 분쟁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

고광덕 위원장은 "그쪽 비상대책위원회는 자발적인 것"이라며 "경기지회를 표방하기도 한다. 유사단체(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를 이같이 표현했다) 소속인지 기존 산부인과의사회 소속인지 애매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앞으로는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엄중하게 대처하겠다. 새롭게 이사진이 임명된 만큼 회무도 점차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성향의 비대위는 통합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동욱 위원장은 "기존 산부인과의사회 회비를 내고 있는 만큼 회원의 목소리를 모아서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대의원총회 가처분 금지 소송에서도 1억원의 공탁금을 내야 했었는데 회원 성금이 2시간 반만에 모였다. 그만큼 직선제에 대한 회원의 열망은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은 같지만 민심은 직선제로 기울었다"며 "대의원총회를 6번이나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미 훌륭하게 단체가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도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회장에 이어 최근 대의원회 의장까지 없는 조직이 됐다"며 "산부인과의사회가 둘로 나눠져 가는 것은 안된다. 빠른 시일 내에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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