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를 확정 짓고, 대선 레이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정당 4곳이 보건의료정책 공약을 개괄적으로나마 공개했다.
서울시의사회는 7일 저녁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보건의료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발표순)이 각 당을 대표해 참석했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
바른정당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국회의원이라면…"
처음으로 공약 발표에 나선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보건의료정책에서는 국민 건강이라는 궁극적 목표가 모두 같기 때문에 토론이 있을 수 없다"는 말로 시작했다.
박 의원은 당 차원의 보건의료 공약을 제시하기 보다는 의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발의한 법안들을 나열하며 바른정당의 공약을 대신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바꾸는 법안, 정신건강보건법, 노인정액제 개선법안, 진료방해 방지법, 감염병 전수조사 관련 법안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의대 신설은 절대 반대하고 부실의대는 퇴출해야 한다"며 "의료전달체계가 비정상적인 것도 알고 있고 의료기기 국산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국회의원이라면 해결해야 할 의무에 놓여있는 문제들"이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킬러콘텐츠 숨긴 자유한국당 공약은? 노인정액제 ·치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보건의료정책의 큰 방향 세 가지를 말하고 세부적으로 노인 정액제, 치매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사실 (대선) 후보가 얼마 전 결정이 됐다"며 "정책개발단, 선거대책위원회 직능단체 등에서 여러 가지 정책개발을 했지만 후보와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킬러 콘텐츠를 말하는 것은 부담스러워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을 먼저 말하겠다"고 운을 뗐다.
자유한국당의 방향은 ▲국민 의료비 '확!' 경감 ▲사회 취약계층 맞춤형 의료지원 ▲전염성 질환 관련 예방 지원 및 공공의료 확대 등 세 가지다.
구체적으로 노인외래 정액제 개선과 치매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다른 당에서도 비슷하게 갈 거라고 생각한다"며 "현 1만5000원으로 제한돼 있는 상한액을 2만원으로 올리고 2만원 이하는 본인부담금을 1500원으로 한다. 2만원을 초과하면 정률 구간을 정해 구간에 따라 비율을 달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환자가 70만명이고 2024년이면 100만 시대가 된다. 치매 환자 때문에 나가는 비용이 2015년 13조원, 2020년에는 18조8000억원, 2030년에는 24조3000억원, 2050년에는 106조원으로 증가한다는 전망이 있다.
김 의원은 "개인, 가족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으니 치매 등급을 완화해서 장기요양보험대상을 확대하고 3대 고위험군 대상인 치매환자는 1일 최대 12시간까지 주간보호를 확대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비급여 관리 방안으로 '예비급여 제도' 신설을 내놨다.
김 의원은 "비급여 영역 중 고가의 검사나 수술재료 등을 예비급여에 포함시켜 보장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선별급여를 없애고 중간 영역을 만들 것"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이 밖에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 제도 도입,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도 도입, 장애인 보건의료센터 설치, 분만취약지 지원책 마련 등을 열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더민주 "의협의 정책제안과 대부분 일치"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4명의 의원 중 유일하게 정책을 슬라이드 자료로 발표했다.
전 의원은 "대선캠프 내 정책팀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직능본부에서도 검토한 자료를 갖고 왔다"며 "확정된 안이 아니지만 당과 후보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정책방향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대한의사협회가 제안한 보건의료정책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이 대부분 일치한다"며 "의사들이 바라고 있는 정부 정책이 더불어민주당의 정부 정책으로 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보건의료정책 기본 방향은 ▲사회정책으로서의 위상 강화 및 공공성 회복 ▲건강보험의 보편적 보장성 강화 및 지속 가능성 확보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과 의료 양극화 해소 ▲보건의료산업 성장 동력 확보화 좋은 일자리 창출 등 4가지다.
보건의료정책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복수 차관제 도입, 질병관리본부의 자율성과 독립성 확립 등을 제안했다.
전 의원은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해주기를 많은 의사들이 원하고 있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시간을 두고 정부조직 개편 등을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급격한 정부조직 개편은 가급적 지양한다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수차관제는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복지부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보건분야와 복지분야 각각을 차관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의료영리화 정책도 전면 제고할 예정이다. 적정부담, 적정수가 체계로 개편이 더불어 민주당의 기조다.
전 의원은 "동네의원 살리기 문제는 보건의료정책의 핵심"이라며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기본방향으로서 1차의료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와 지자체가 1차 의료기관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여러 가지 육성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1차 의료기관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예방 관련 내용이 1차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1차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본인부담금 감면, 경증 환자가 대형병원을 찾으면 1차로 갈 수 있도록 환자의뢰나 회송체계 강화 등이 있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
국민의당 "중장기적으로 왜곡된 수가체계 고칠 것"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을 지냈던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가족의 이야기를 꺼내 의사들의 공감을 얻으며 박수를 받았다.
이 의원은 "대부분의 보건의료정책 공약이 더불어민주당과 일치한다"며 "어차피 실무적인 것은 대동소이하다"고 했다.
이어 "의료계 모든 문제는 의료시장 왜곡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자잘한 얘기를 해봐도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인 꺼낸 카드는 수가체계 전면 개편을 위한 5년, 10년 중장기 계획 마련이다.
그는 "정책의 기본방향은 공정성이어야 한다"며 "민간 의료시장에서 수요 쪽에만 공공성을 적용하다 보니 가격 파괴가 일어났고 그 부담을 의사들이 고스란히 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왜곡된 수요와 공급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건강보험 때문에 수가를 사회주의화 한다면 당연히 왜곡돼 있는 공급 가격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중장기 계획을 통해 반드시 왜곡된 수가체계를 전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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