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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감기와 30분 당뇨 같은 돈 주면 누구 보겠나"

발행날짜: 2017-04-17 05:00:57

내과의사들, 만성질환 상담수가 신설 촉구…"환자 생각해야"

"1분이면 충분한 감기 환자와 30분이 들어가는 당뇨환자를 같은 비용을 받는다면 누구를 보겠어요. 만성질환 관리율 꼴찌는 이유가 있는 거죠."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최성호 회장(성현내과의원)은 16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만성질환 관리 수가의 필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의사의 책임감만으로 만성질환 관리를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 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라오지 못하면 만성질환 관리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가 위장, 대장암 등 암 관련 질병은 치료와 관리 모두 OECD 회원국 중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하지만 고혈압과 당뇨병의 경우 합병증 관리가 꼴찌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의사들이 이를 관리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희생만으로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만연히 의사들에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개업한 의사의 입장에서 1분이면 진단과 처방이 나오는 감기 환자와 30분 이상 히스토리를 듣고 종합적인 진단을 해야 하는 당뇨 환자를 보는 것이 같다면 누가 만성질환을 관리할 의지가 생기겠느냐는 지적이다.

최성호 회장은 "솔직히 말해 당뇨 환자 1명을 보는 시간에 감기 환자 30명을 보는 것이 훨씬 이득인데 아무리 책임감이 있다해도 이를 포기할 의사가 몇이나 있겠느냐"며 "제도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만성질환 관리 수가를 일정 부분만 보존해도 의사 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약물치료는 물론, 식이요법, 운동치료 등을 의사가 직접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개원내과의사회는 올해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의 마무리에 맞춰 만성질환 관리 수가 제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시경 수가와 만성질환 관리 수가만 현실화가 이뤄져도 내과 의사들이 환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내시경 기계값과 수리비는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데 수가는 여전히 바닥을 치다보니 위 내시경을 포기하는 내과 개원의들이 늘고 있다"며 "유관 학회들과 힘을 모아 내시경 수가에 대한 재논의를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만성질환 관리 수가와 내시경 수가만 현실화 된다면 내과 의사들이 환자에 집중하며 치료에 매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 안에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내과학회와 더불어 최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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