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급여화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의학적 근거로 했다면 악성흑색종과 호지킨 림프종이 최우선 급여 전환 대상인데 정작 우선 급여로 적용된 것은 폐암이다."
보건의료연구원 초대원장을 지낸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6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최근 면역항암제 처방 제한 관련 논란에 대해 "원칙 없는 정부에 원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면역항암제 급여 전환과 관련 오프라벨(식약처 허가용도 이외)사용을 제한하면서 환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는 상황. 이 같은 현상의 근저에는 정부의 원칙없는 정책이 작용했다는 게 허 교수의 지적이다.
허대석 교수
급여로 전환하려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원칙을 갖고 우선순위를 매겨야 하는데 최근 정부가 면역항암제를 급여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그렇지 못했다는 게 그의 주장.
그는 "면역항암제 관련 연구는 악성흑색종에서 시작했을 정도로 해당 분야 의학적 근거가 가장 많고, 그 효과도 입증됐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우선적으로 급여전환한 것은 폐암이다. 혈종내과 의사 입장에서 볼 때 이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혈액암 중 호지킨 림프종 또한 폐암 대비드라마틱한 효과가 입증됐고 의학적 근거가 더 많이 쌓여있는 분야임에도 이는 제외됐다"면서 "급여화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흑색종과 호지킨 림프종은 품목허가만 난 상태로 향후 급여화를 추진 중이다.
그는 폐암 환자 수가 많다보니 제약사 입장에선 이를 우선적으로 급여화를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허 교수는 "급여화 첫 단추부터 정부 스스로 원칙없이 진행하다보니 일부 효과가 입증된 질환에 대한 환자들의 요구에 대해 명분을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런 식의 급여화가 계속되면 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정부의 면역항암제 급여화 이후 의료현장에서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품목허가는 됐지만 급여화는 안된 암 질환자에게 고가의 면역항암제를 권할 것인지를 두고 혼란스럽다"면서 "자칫 환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보호자들은 죄책감에 빠질 수 있으니 의사로서 윤리적 고민이 생긴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환자 중에는 최근 정부의 정책발표와 제약사의 면역항암제 홍보를 접하고 해당 질환이 아님에도 요구해 난감한 경우도 있다.
그는 "문 케어를 통해 면역항암제까지 급여화된다는 얘기에 환자들이 기대감을 갖고 찾아오는데 적용 대상이 아닌 환자에게 처방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설득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면서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인기영합적인 정책은 곤란하다"면서 "특히 보건의료분야는 관리중심적인 행정이 아닌 근거중심의 의료를 기반으로 정책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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