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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FR 변이 폐암 치료, '타그리소 시대' 개막 선언

원종혁
발행날짜: 2017-09-11 05:00:43

FLAURA 발표, 현 1차약과 직접비교 '3세대 TKI' 뇌전이 혜택도 검증

'의문이 풀렸다.' 최신 3세대 EGFR TKI 제제(비소세포폐암 항암제)로 최근 국내 급여권 진입에 파란불을 밝혔던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최종 성적표가 나왔다.

관전 포인트는 EGFR 변이 양성 폐암 환자에 새로운 1차약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했다는 대목이다.

질환의 특성상 해당 환자군에서 흔히 보고되는 뇌전이와 무관하게 치료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올해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에서 타그리소의 3상임상 결과(FLAURA 연구, 등록번호 NCT02296125)가 최신 면역항암제 임상 데이터와 함께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타그리소가 연장연구와 2상임상을 통해 신속심사를 받은 터라, 기존 1차약과의 치료 혜택을 저울질해본 최종 결과지엔 궁금증이 많았던 까닭이다.

발표에 따르면, EGFR 돌연변이 양성의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표준치료법으로 쓰이는 이레사(게피티닙), 타쎄바(얼로티닙) 등과 비교한 결과, 타그리소를 투약받은 환자에서 폐암 진행 위험은 '54%'가 줄었다.

연구의 주저자인 에모리의대 슈레쉬 라말링엄(Suresh S. Ramalingam) 교수는 "FLAURA 임상 데이터는 EGFR 변이 진행성 폐암 환자 피료에 패러다임 이동을 보여준다"면서 "기존에 사용되는 기타 EGFR 억제제와의 비교에서 확연한 효과 개선을 비롯해, 안전성 프로파일마저 앞선 결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에 등록된 타그리소를 투약받은 환자군은 뇌전이 여부에 관계 없이 무진행생존율에 많은 혜택을 보였다는 게 주목할 점이다.

"절반 이상 아시아인 등록, 폐암 중 뇌전이 환자 치료 혜택에 주목"

아시아, 유럽, 북미지역의 총 556명 환자가 등록된 글로벌 FLAURA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참여자의 절반이 넘는 62%가 아시아인들이었다는 점이다.

또 오시머티닙 투약군의 19%, 기존 표준요법군의 23%에선 중추신경계(CNS) 전이 즉 뇌전이 환자들이 포함됐다는 것.

연구는 이들에 대해 3세대 TKI인 오시머티닙 투약군(279명)과 현 표준요법인 게피티닙 또는 얼로티닙 투약군 277명으로 나누어 결과를 비교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질환이 악화될 때까지 치료 중단 없이 하루 한 번씩 오시머티닙80mg 또는 게피티닙250mg, 얼로티닙150mg을 무작위 경구 투약했다.

그 결과, PFS 중간값은 오시머티닙 투약군 18.9개월로 표준요법군 10.2개월보다 더 길었다.

이러한 혜택 차이는 뇌전이를 가진 환자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뇌전이 환자군에서 오시머티닙의 PFS 중간값은 15.2개월, 표준요법군 9.6개월로 나타났으며, 뇌전이가 없는 환자에서 PFS 값은 오시머티닙 투약군과 표준요법군 각각 19.1개월, 10.1개월로 차이를 보였다.

관전 포인트는 치료 후 뇌전이로 진행한 환자군의 비율이었다.

오시머티닙 치료군에서 뇌전이가 나타난 비율은 6%에 그쳤지만, 게피티닙이나 얼로티닙으로 치료를 받은 표준요법군에선 15%가 뇌전이 소견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해당 결과지는 EGFR 변이 폐암 환자 중 뇌전이 환자에서 오시머티닙의 강력한 근거를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학회에서 발표된 FLAURA 임상은 앞서 공개된 AURA 연구와도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신속허가의 근거가 된 AURA 연구에서도 오시머티닙의 PFS 중간값은 20개월, 객관적반응률 77%로 확인됐다.

국내 폐암 전문가들 "타그리소 1차 요법 임상적 근거 마련"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국내 폐암 전문가들의 관심도 뜨겁다. 무엇보다 타그리소 1차 요법의 임상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 폐암학회 관계자는 "1차요법으로서 치료제들의 혜택을 저울질해본 이번 FLAURA 임상은 질환이 진행하지 않은 굉장히 안정된 상태를 뜻하는 무진행생존율(PFS)을 주요 평가변수로 잡고 이레사, 타쎄바, 타그리소 어떤 것을 쓰는게 좋은지 따져 보는 것"이었다면서 "타그리소가 이전 세대 EGFR TKI 억제제에 치료경험이 있는 2차요법 이상에서 허가를 받았는데, 이번 결과를 통해 1차요법으로서 강력한 임상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폐암 환자군에서는 40% 이상이 뇌전이를 보이고 있고, 대부분의 항암제가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오시머티닙은 투약 후 뇌에서 약물 농도가 훨씬 높은데 이는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서도 타그리소의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FLAURA 임상 결과를 근거로 보건당국관계자와 허가 확대 신청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장 흔한 EGFR TKI 획득내성기전은 EGFR T790M 돌연변이로 2017년 국제암가이드라인인 NCCN 개정 가이드라인에서도 강력한 근거수준인 카테고리1에 포함된 상황"이라면서 "AURA 1상임상은 국내에서 2014년 첫 삽을 뜬 이후, 연장연구와 AURA 2 2상임상으로 신속심사를 신청했다, 주목할 점은 해당 AURA 임상에는 한국인 101명(271명), AURA2 25명(210명), AURA3 72명(419명)이 등록돼 한국인 다수가 포함된 임상 근거를 가진다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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