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병의원 원장과의 대면 기회를 잡기 위한 제약사의 기발한 영업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의약품 정보제공 브로셔를 제공하는 대신 각 지역별 영업사원이 직접 쓴 맛집 정보 탐방기 책자를 제공하거나 골프 레슨을 통해 골프를 주제로 한 대화에 참여하게 하는 등 이색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른 바 '얼굴 도장 찍기'와 같은 면대면 영업방식에 이어 새로운 아이디어 영업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피부과·비뇨기과 특화 제약사인 더유는 의약품 정보제공 브로셔를 과감히 탈피했다.
대신 전국 지부의 영업사원들이 직접 쓴 맛집 정보를 소책자로 발간, 병의원에 비치하는 '티저(Teaser)' 전략을 선택했다.
더유가 발간한 맛집 소개 책자(푸드 마스터스) 시리즈
더유 관계자는 "병의원에 하루에 최소 열 명에서 많게는 열 다섯명의 제약사 영업사원이 방문한다"며 "대부분 얼굴 도장 찍기같은 미투 영업을 하기 때문에 개별 제약사를 각인시키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슷한 의약품 정보제공 브로셔를 제공한다고 해도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영업사원들이 직접 발로 뛴 맛집 탐방기를 소책자로 발간, 병의원에 비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지역을 담당하는 직원이 발로 뛴 맛집 정보가 담겨있기 때문에 맛집에 관심이 많은 원장들의 경우 반응이 더 좋다"며 "영업을 의도하지 않은 티저 방식이 더 눈길을 끄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맛집 책자는 제약사 명칭, 홍보를 최소화하고 맛집 위치, 가격, 영업 시간과 200자 내외의 평가를 곁들이고 있다. 상품 이름을 비롯한 관련 정보를 거의 알려 주지 않아 호기심을 유발하는 티저(Teaser) 광고와 비슷한 유형인 셈.
더유는 해외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의사들을 위한 해외 학술대회 장 주변 맛집 정보 책자 발간도 고려하고 있다.
이외 의사와 골프를 주제로 한 대화에 대비한 골프 레슨 지원, 의사들의 취미 밴드와 제약사 직원들간 합동 공연도 더유만의 독특한 감성 영업 전략.
지난 달 유유제약도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연기수업을 진행했다.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된 8명을 대상으로 발음, 발성, 복식 훈련을 통해 기초 연기, 드라마 씬 실습 과정을 진행했다.
교육을 통해 영업현장에서 효율적인 소통 능력 등 영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유유제약 측의 복안.
종근당과 한국MSD 역시 최근 자누비아 영업활동에 가상현실(V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종근당과 한국 MSD는 의료진이 편리하게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VR기기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키트를 제공한다.
조립된 VR 기기를 착용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자누비아 VR 디테일'을 재생하면 신장애 환자, 고령환자, 초진환자 등 다양한 당뇨 환자들이 진료실을 방문해 상담을 받는 상황이 구현된되는 방식이다.
A 제약사 영업사원은 "술 접대 문화는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며 "최근 의료진들과 방탈출 카페를 체험하는 등 독특하고 색다른 체험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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