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신약이 시장에 진입했지만, 항간질약 단독요법으로 발작을 관리받던 환자의 경우 오히려 20년 전보다 치료성적이 다소 떨어졌다.
최신 조사 결과, 간질을 새로이 진단받은 환자에서 진단 후 1년간 발작이 발생하지 않은 비율은 60% 수준으로 보고된 것.
지난 2000년 발표된 첫 조사에서, 간질 발작이 발생하지 않은 비율이 64%로 확인된 것과 비교되는 결과였다.
호주 모나쉬의대 신경과 패트릭 콴(Patrick Kwan) 교수는 "지난 20년간 다양한 간질 신약들이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간질을 진단받은 전체 환자들의 치료 아웃콤에 큰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간질 환자들의 장기간 치료 아웃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결과는 국제 의료학술지인 JAMA Neurology 2017년 12월2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며 학계 눈길을 끌었다.
발작 조절 위한 항간질약 단독요법 결과 '2000년 90.5%…2017년 86.8%'
간질 발작 치료 성적을 평가한 첫 연구는 1982년~1998년 사이에 간질을 진단받은 환자 470명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한 소규모였다.
여기서 기간을 2012년까지로 늘려 최근 치료 아웃콤의 변화를 짚어본 것이다.
새로운 분석 결과에는 1795명의 환자가 포함됐고, 53.7%가 남성이었으며 연령은 33세(중간값)로 나타났다. 또 간질 유형에 따라 전신 간질은 21.5%, 국소 간질은 78.5%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의료진은 간질을 진단받은 환자에 항간질약을 선택할 때, 간질 발생 유형에 따라 약물 상호작용 프로파일과 이상반응을 고려했다"며 "첫 치료 6개월간, 환자들은 2주에서 6주 간격으로 내원했고 이후 4주간격으로 추적관찰을 진행해 내원기간 사이 발작 횟수를 조사했는데 등록된 대부분의 환자(98.8%)들은 치료 시작 전 최소 2번 이상의 발작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2000년 첫 보고때와 2017년 치료 성적간에 차이였다.
결과에 따르면 치료 1년간 간질 발작이 발생하지 않은 비율은 63.7%로, 86.8% 환자가 항간질제 단독 처방으로 발작이 조절됐다.
그런데 '86.8%'라는 수치는, 앞서 2000년에 보고된 항간질제 단일 처방에 따른 발작 조절비율 90.5%보다 줄어든 수치였다는 것.
더욱이 새 분석 결과에서는, 전신 간질 환자의 경우 부분 간질 환자보다 항간질약 단독 요법에 치료 반응이 더 좋았다.
또 치료 첫해 항간질약으로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추가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73% 정도 더 늘었다.
항간질약물의 추가 전략에서도 처방에 따른 치료 혜택은 절반 이상이 줄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뇌전증 치료 분야에 여러 신약이 등장했지만, 발작 조절과 부작용 부담을 모두 줄인 약물은 드물다"면서 "물론 신약의 등장으로 생체이용률이나 약동학적이 측면에서 환자들의 복약순응도 혜택이 늘면서 관리가 수월해진 점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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