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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잦은 다발골수종, 장기간 내약성 주목 이유는?

원종혁
발행날짜: 2018-10-26 06:00:33

프로테아좀 억제제 첫 경구 옵션 '익사조밉' 임상 참여…"정맥주사제와 포지셔닝 달라"

"(환자별 맞춤 치료가 필요한) 다발골수종 질환은, 유독 치료제마다 가진 역할이 분명히 구분돼 있다."

최근 학회 참석차 방한한 다케다 글로벌 종양학 최고연구원인 안토니오 팔럼보(Antonio Palumbo) 교수(토리노대학교 혈액학과)는 "프로테아좀 억제제인 익사조밉과 카필조밉을 비교해보면 주사제는 유도요법을, 경구제는 유지요법으로 많이 쓰여 그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많게는 90%에 이르는 재발률로, 난치성 질환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다발골수종 분야다.

이를 반영하듯 치료 차수별로도 다양한 약제가 선택지에 포지셔닝한 상황. 1차 치료제 볼테조밉과 레날리도마이드부터 2차 치료 옵션인 카필조밉, 익사조밉, 엘로투주맙 3차 치료제 포말리도마이드, 4차 치료제 다라투무맙까지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서 2차 치료 전략으로 경구용 치료 옵션인 닌라로(익사조밉)의 처방권 진입은 눈길을 끌고 있다. 첫 번째 경구용 프로테아좀 억제제라는 차별점에, 적은 내원 횟수와 고령 환자에 심혈관계 독성이 낮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

팔럼보 교수는 경구 옵션의 역할과 처방 영역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현재까지 카필조밉의 KRd요법과 익사조밉의 IRd요법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지만, 약제의 특성을 놓고 비교해 본다면 카필조밉과 익사조밉은 각각 다른 환자 군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Rd요법은 보통 단시간에 효과를 유도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약효 발현시간과 유지기간이 짧다. IRd요법은 오랜 시간동안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지요법에 해당한다"며 "때문에 KRd요법은 비교적 젊은 환자들에게 적합한 반면 IRd요법은 고령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독성에 대한 위험이나 질병의 공격성을 기준으로 했을때, 연령대가 높으며 독성에 의해 투약 중단 가능성을 가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IRd요법이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

팔럼보 교수는 "또한 각각의 치료제들이 환자에게 '어떠한 삶을 선사해 주느냐'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IRd요법은 편의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편의성을 추구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처방 앞선 미국지역 조사, 내원 횟수 KRd요법 96번 vs IRd요법 18번 '5배 가량 차이'

이에 따르면, 카필조밉은 일주일에 두 번씩 내원해서 주사를 맞아야 하는 반면 익사조밉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외래를 통해 처방받으면 된다.

익사조밉이 앞서 진입한 미국에서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병원 방문횟수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IRd요법 처방을 받은 환자는 18번 방문했지만, 주사제인 KRd요법을 처방받은 환자는 총 96번 방문한 것으로 5배 이상 차이를 보인 이유다.

팔럼보 교수는 "내원 횟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익사조밉 처방 환자들은 삶 속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며 "환자들이 내원하고 처치를 받는 것은 보건의료비용 증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원 활용 측면에서 익사조밉이 갖는 장점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성이 우수한 약물들은 동반질환 등 복잡한 내력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더 잘 적용되며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부작용이 높은 약들은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없으며 전반적으로도 치료 옵션으로서의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팔럼보 교수는 미국혈액학회(ASH),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혈액학회(EHA),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이탈리아혈액학회(SIE)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500건 이상의 임상 논문의 피어 리뷰를 맡는 등 활발하게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팔럼보 교수와의 일문일답.

Q. 현재 다발골수종 치료제는 치료 차수별로 다양한 옵션이 진입해 있다. 치료제가 단계적으로 개발된 배경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제제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레날리도마이드와 포말리도마이드와 같은 이미드(IMid) 계열의 약물, 보르테조밉, 카필조밉, 익사조밉 등의 프로테아좀 억제제, 그리고 항CD38이나 항BCMA 등 다발골수종 세포 표면에 발생하는 특이 항원과 결합해 암 세포를 치료하는 단일클론항체가 개발되었다.

치료 요법을 기준으로 보자면 유도요법과 유지요법 두 가지로 구분된다. 보통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는 유도요법으로 단시간 안에 종양세포 감소(cytoreduction)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약효 발현 시간과 유지 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경구제제는 유지요법으로 장기간,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사실 다발골수종은 질환의 특성 상 유도요법을 통해 어느 정도 치료가 됐다 하더라도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효과가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기간동안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유지요법이 적절히 사용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따라서 세 가지 치료 제제 계열을 기반으로 단일 약물 치료요법이나 특정 약물을 중심으로 한 병용 요법을 진행하고 있으며, 질환이 진행되거나 약물 내성으로 인해 더 이상 치료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다음 차수로 치료 단계를 높여가며 약물을 전환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Q. NCCN 가이드라인이나 주요 학회 치료 지침의 권고 트렌드는 어떤가?

-현재 권고 사항들을 보면 환자를 세 개 그룹으로 나누어 접근하고 있다. 지역별, 국가별, 인구 통계학적인 특성에 따라서 비율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유럽의 경우 약 25%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65세 이하의 젊은 환자들이다. 그 외 30~35%는 고령이지만 다른 유의미한 동반 질환이 없는 경우, 나머지 30~35%는 고령이면서 동반질환이 있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군으로 나눌 수 있다.

65세 이하의 대체로 젊은 환자에서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표준 치료법이다. 프로테아좀 억제제로 치료 유도를 한 다음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고, 이후 면역 조절제를 이용한 유지요법 진행을 권고한다.

고령이지만 건강상태가 안정적인 환자군에서는 3제 요법을 권고한다. 프로테아좀 억제제와 알킬화제(alkylating agents)를 함께 사용해 유도요법을 진행한 후 면역조절제를 이용한 유지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고령이면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군은 3제 대신 2제 요법으로 유도요법을 진행한다. 면역억제제 치료제를 덱사메타손과 같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와 병용해서 치료하는 것이 표준 치료법이다. 다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해당 그룹 환자들에서는 신장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약은 감량해서 사용할 것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Q. 최초의 경구용 프로테아좀 억제제 익사조밉의 임상 참여자로서 기존 옵션과는 어떤 차별점을 가지나.

-카필조밉과 익사조밉 모두 2세대 프로테아좀 억제제로 분류한다. 2세대 프로테아좀 억제제는 기존 약물 대비 다양한 개선이 이루어진 치료제다. 카필조밉과 익사조밉 모두 보르테조밉과 대비해 다발골수종 치료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말초신경병증 발생률을 낮췄다.

익사조밉은 정맥주사 제제와 비교해 포지셔닝 자체를 달리 할 수 있는 치료제다. 주사제인 카필조밉과 보르테조밉이 유도요법으로 사용된다면, 익사조밉은 경구제라서 장기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지요법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카필조밉의 경우 심독성으로 인해 고혈압, 심부전, 심근 경색 등의 심혈관계 이상반응 발생률이 높았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을 이미 가지고 있거나 질환 위험성이 높은 고령 환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것을 권장했던 약물이다.

반면 익사조밉은 현존하는 다발골수종 치료제 중에서 가장 내약성이 우수한 약이다. 경구제인데다가 치료 효과뿐 아니라 내약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유지 지속 요법에 적합한 치료제이다. 또한 익사조밉은 카필조밉과 달리 심혈관계 이상반응이 위약군과 유사한 정도로 매우 낮았다. 오심,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증이며, 적절한 관리를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Q. 미국과 유럽지역에서는 앞서 사용 경험을 쌓고 있다. 실제 처방 결과들은 어땠나.

-익사조밉의 허가 임상인 TOURMALINE-MM1에서 입증된 유효성이 실제 처방에서도 재확인되고 있다. 경구제로서 편의성이 상당히 개선된 것은 물론이며 내약성 측면에서도 지금까지 출시된 치료제들 중에서 최고 수준으로 확인된다.

익사조밉과 면역조절제를 함께 사용한다면, 그동안 이미드 제제들이 보여주었던 활성에 추가적인 활성을 일으킬 수 있기에 좋은 병용요법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2제 요법에서 세 번째 약물을 추가해 3제 요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독성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데 익사조밉은 추가적으로 발현하는 독성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위장기관 쪽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처한다면 관리가 쉬울 것이라고 본다.

Q.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에는 주목할 만한 결과지를 보였지만, 전체 생존율(OS) 지표에는 제한점이 보여진다.

-우선, OS값의 우위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것보다 더 긴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또한 다발골수종처럼 치료 차수가 많은 질환은 1, 2차 요법까지만 이루어지는 보통 질환들과 비교해서 OS값을 평가하는 것이 훨씬 더 까다롭다.

1, 2차 치료 질환의 경우 관해 기간을 기준으로 OS값을 상대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반면, 3~4차 이상으로 고차적 치료가 진행이 되는 경우에는 해당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들이 이전 차수에 진행됐었던 약물들의 치료 효과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교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을 통해 익사조밉의 효과성을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가 확인됐다. 중국에서 진행된 아시아 환자 대상를 대상으로 한 익사조밉 연구를 진행한 결과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 TOURMALINE-MM1 대비 현저한 차이가 나타났고, OS 이점도 확인됐다. 중국의 경우 다른 국가와 비교해 아직까지 고차 치료제들이 충분하게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적인 측면에서 익사조밉의 유효성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Q. 한국의 경우 치료 신약의 보험적용이 중요한 부분이다. 익사조밉의 비용 효과성을 어떻게 평가하나.

-실제 진료 현장 즉, 동반질환 유무, 고령 상태 등 다양한 배경이 적용되는 환경에서도 좋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안전성 자체가 우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집에서 알약을 투약하며 치료할 수 있다면 편의성 및 심리적으로도 환자 개인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클 것이다.

경구 옵션인 익사조밉 처방을 통해 환자가 계속 병원에 내원하며 발생하는 사회적인 비용과 의료 처치로 발생하는 의료비 지출에 대한 비용 등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약제의 안전성 및 비용 효과성 등을 모두 감안해보면 경구용 제제가 가진 이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치료 접근성 확대가 매우 필요한 약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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