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체계가 혼란스럽다고 걱정했는데 생각할수록 가슴이 미어진다."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52‧사진)이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것이 알려지면서 의료계의 애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남의대 졸업한 윤 센터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보건복지부 중앙응급의료센터 설립 시 팀원으로 출발해 팀장을 거쳐 첫 센터장에 오르며 15여 년 간 응급의료체계를 위해 공헌한 의사이다.
최근 들어서는 닥터헬기와 응급의료센터 지정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더해 재난현장에 이동형 병원 투입을 목표로 제도 설계에 힘써왔다.
윤 센터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의료계 전체가 큰 충격과 함께 응급의료체계 발전을 위해 공헌한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상황.
특히 지난해 말 윤 센터장은 센터장 직책을 그만 두겠다고 했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몇 개월 동안 계속 직책을 유지해왔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사실 지난 몇 년간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직책을 수행하며 관련 문제가 터질 때 마다 일선에서 제도 개선을 위해 뛰었던 그였다"며 "몇 달 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했던 차였는데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매번 소주 한 잔 하자고 하면서 통화를 마무리했던 것이 생각난다"며 "특정 조직이 아닌 응급의료체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인물이다. 윤 센터장이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힘써왔던 일들을 생각하면 황망하다"고 말했다.
응급의학회도 애도 성명을 통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선도적인 임무를 수행하던 진정한 리더"라며 "한결같이 우리나라 응급의료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고 윤 센터장을 회상했다.
여기에 응급구조사들은 최근 자신들의 업무범위 명확화를 위해 힘써왔던 윤 센터장을 기억하며, 향후 개최하는 행사에 윤 센터장 추모식을 함께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윤 센터장은 업무범위 명확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응급구조사협회가 이달 중 진행할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병원응급구조사협회 김건남 회장(전남대병원)은 "윤 센터장이 공식 패널로 참석하기로 돼 있었는데 공석이 됐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미어진다"며 "응급구조사를 위해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분이다.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의료원 내 센터장 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아내와 직원들에게 발견됐다.
설 연휴를 맞아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던 윤한덕 센터장이 연락이 없자 이상하게 생각한 아내가 다음날 의료원을 방문해 직원들과 센터장 방에서 쓰러진 윤 센터장을 확인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은 의료원장으로 7일 오전부터 공식적인 장례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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