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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병 환자들도 경구용 치료 시대 열리나?

발행날짜: 2019-03-29 06:00:56

유럽연합·일본, 포시가 1형 당뇨병 보조제 승인
인슐린 주사 기피·미세 혈당 조절 활용성 부각

인슐린만 가능했던 제1형 당뇨병 치료에 SGLT-2 억제제 계열의 '경구제'가 새 옵션으로 등장했다.

유럽연합에 이어 일본도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를 제1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인슐린 경구 보조제로 승인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승인 및 적응증 확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 이어 일본도 승인…혈당 감소 유의성 확인

26일 유럽집행위원회는 포시가를 제1형 당뇨병 성인을 위한 인슐린 보조제로 승인했다. 이는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최초의 경구형 제제다.

포시가는 인슐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체질량지수(BMI)가 27kg/m² 이상인 환자가 주 치료 대상다.

이번 승인은 제1형 당뇨병의 중요 임상 프로그램인 DEPICT을 기반으로 했다.

DEPICT 연구에서 포시가 5mg을 매일 보조제로 투여했을 때 24주에서 1차 평가 변수인 평균 혈당치를 0.42% 감소시켰다.

다만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Diabetic ketoacidosis, DKA)은 위약 대비 더 많이 관찰돼 향후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에서도 포시가 두 가지 함량은 24주째 위약(0%) 대비 2.6%, 2.2%, 52주째 위약(1.9%) 대비 4.0%, 3.4%의 케톤산증 발생률을 기록했다.

27일 일본 후생노동성도 3단계의 DEPICT 연구를 기반으로 포시가를 제1형 당뇨병 인슐린 경구 보조제로 승인했다.

포시가는 5mg, 10mg 모두 인슐린 이외의 경구형 치료제로 투여시 평균 혈당치인 HbA1c(1차 평가 변수), 체중 및 총 일일 인슐린 투여량에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감소(2차 평가 변수)를 보였다.

미국도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의 부가 치료제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제1형 당뇨병에 경구제 등장의 의미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당뇨병은 제1형, 제2형 두 가지로 분류된다. 발병의 원인이 다른 만큼 치료법도 달라진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췌장에서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제1형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당뇨 환자의 약 10%가 제1형 당뇨병에 해당하는데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사제를 통한 인슐린 투여가 치료법으로 활용된다.

반면 제2형은 인슐린에 반응하는 세포들의 인슐린 저항성이나 인슐린 분비 감소에서 기인한다. 대부분의 당뇨 환자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주로 식습관,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 등이 인슐린 기능의 저하, 분비 감소를 부른다.

제2형은 메트포르민 성분으로 치료를 시작해 목표 당화혈색소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설포닐우레아, DPP-4 억제제, 알파-글루코시다아제 억제제, 치아졸리딘디온 등의 경구제를 치료제로 선택할 수 있다.

제1형 당뇨병에서도 경구제를 이용한 치료는 꾸준히 시도됐다.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위약군과 메트포르민 투약군을 비교한 메타분석 연구도 있었지만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는 증명되지 못했다.

제1형의 발병 기전 자체가 인슐린의 체내 생산 부족에서 기인한 만큼 인슐린의 외부 투입밖에는 현재 대안이 없다는 뜻. 특히 인슐린이 위에서 분해된다는 점에서 주사제 형태가 유일한 대안이었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혈당 변동을 확인하며 인슐린 주사를 하루 수 차례 맞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인슐린만으로 적절하게 혈당을 조절하기도 어렵다. 메트포르민을 보조요법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당화혈색소 감소에 대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새로운 약물에 대해서는 기대가 크다는 반응이다.

김 교수는 "아직 SGLT-2 억제제가 임상적으로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주사제 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경구 보조제가 나온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며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 입장에서도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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