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특성상 사고는 불가피하게 생길 수밖에 없다. 의사들이 사고의 불안에서 벗어나 안도하면서 진료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는 진료받는 환자에게도 중요하다."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 방상혁 이사장은 28일 의협 출입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의료배상공제조합 존재의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의료사고에 대한 배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 운영할 수 있다. 의료사고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하는 사업이 가장 우선이다. 의료배상공제조합 이사장은 통상적으로 의협 상근부회장이 맡고 있다.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지난해부터 조합 가입자 확대를 위해 상품을 다양화하고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쟁을 보다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울산지부를 새롭게 설치하면서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경남 등 총 7개 지부를 운영하게 됐다.

의원급 의료배상공제 가입은 지난해 7월 말 기준으로 전년대비 15.8%가 늘어 1만1818명이 가입했다. 화재종합 공제는 587명이 가입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2.5%나 증가한 수치다.

방 이사장은 "진료과 의사회와 적극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도의사회 및 개원의사회 학술대회 부스 등을 통해 적극 홍보를 진행한 결과"라고 평가하며 "전반적인 경제침체에도 공제조합 가입 건수가 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제조합은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제료를 최대 12.5%까지 인하했고 조합원이 증가하면 인하 폭을 더 확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공제료 인하와 함께 조합원에 대한 보상 범위도 확대했다.

방 이사장은 "진료 중 업무상 상해로 사망하면 3억원까지 보상이 되는 단체상해 사망 담보 보험에 모든 조합원을 가입하게 해 누구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라며 "보험료는 모두 공제조합이 전액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사고와 관련해 환자 측 진료방해 및 난동, 관계 기관 출석 등으로 휴업하는 경우 의료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최대 15일 한도에서 외래진료 휴업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특별약관을 신설했다"며 "가입 금액에 따라 보상비용이 나눠지는데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까지 보상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공제조합은 '개인 정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공제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11월까지 상품 개발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방 이사장은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일정 기준을 갖춘 병의원은 개인 정보보호 배상 책임 공제(보험)나 준비금을 적립을 해야 한다"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은 저장, 관리하고 있는 개인정보 수가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1000명 이상이고 직전 사업연도의 매출액이 5000만원 이상인 병의원이다.

방 이사장은 "일반 보험사들은 기업이다 보니 지출에서 임직원 인건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영업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임직원 인건비가 거의 안 들어가고 여기서 아끼는 비용을 조합의 이익을 위해서 쓰는 게 아니라 조합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이것이 일반 배상보험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즉,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의료사고 문제에 있어서 다른 민간 보험사 보다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방 이사장은 "공제조합 발전을 위해서는 상근이나 반상근으로 일하는 이사가 필요하다. 현재 공제조합 정관개정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라며 "조합원의 안정적 진료를 위해 의료분쟁 현장 최일선에서 공제조합이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에게는 의료분쟁에 따른 합의 중재 과정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알리고 합병증에 대해서는 이해시키는 역할도 해 분쟁 발생이 최소화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