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적정성 심사전문위원…의사‧한의사 4명 공모 사후관리가 주요 업무 "누가 지원하겠냐" 비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험사기특별법 시행에 따른 입원적정성 심사 수행을 위한 의료인 채용에 나선다.
간단히 말해 입원적정성 심사에 따른 재판 증인으로 나설 의료인을 뽑는 것과 마찬가지다.
심평원은 17일 의사와 한의사를 포함한 4명의 입원적정성 심사 전문위원 채용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보험사기특별법 시행에 따른 입원적정성 심사는 심평원이 보험사기 행위 적발을 위해 경찰이 의뢰한 보험계약자 등의 입원이 적정한 것인지에 대해 심사하는 것이다. 수사기관이 의뢰를 접수하면 심평원이 내·외부 자문회의 및 공공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적위원 과반수 참석, 참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해 수사기관에 결과를 통보하는 구조다.
하지만 심평원의 입원 적정성 심사에 따른 문서가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
2018년 대법원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들의 재판 과정에서 경찰에게 심평원이 제출한 '입원진료 적정성 여부 등 검토의뢰에 대한 회신'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형사소송법 상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되돌려 보낸 바 있다.
즉 심평원의 입원 적정성심사에 따른 문서가 증거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 때문에 최근에는 심평원 내부 심사위원과 직원이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내용을 증언하는 방법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이 같은 업무 장애로 입원적정성 심사의 미결건수뿐만 아니라 처리일수까지 증가해 수사에 지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까지 제기될 정도.
결국 심평원은 입원적정성 심사만 하게 되는 의료인 출신 전문위원을 채용, 심사와 향후 증인출석 등 사후관리 업무를 맡기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공모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무엇보다 입원적정성 심사에 따른 증인 역할이 전문위원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심평원은 내과와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의과 전문의 각 1명씩을 채용에 나선 상황이다. 근로형태는 계약직 형태로 원주혁신도시에 있는 본원에서 근무해야 한다.
심평원 측은 "의사 혹은 한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10년이 지난 사람으로서 (한)의과대학 또는 의료기관에서 종사한 사람이어야 한다"며 "요양기관 개설자는 임용 시 그 사업에 종사하지 못하며, 심평원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기타 영리목적의 개인사업에도 종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심평원의 전문위원 채용을 두고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채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경기도의 재활병원장은 "심평원 직원들이 대법원 판결 후 증인 출석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에 따른 것도 하나의 원인일 것"이라며 "하지만 근무 조건도 너무나 열악하다. 겸직 상근심사위원의 경우 의료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할 수 있지 않나"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공모에 지원할 의료인이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한의사는 모르겠지만 의사가 원주 근무를 감수하면서까지 계약직 형태로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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