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피플교수 꿈꾸는 고대안암병원 박세원 응급구조사 "권역응급 계기로 병원서 꼭 필요한 존재 되겠다"
대형병원 내에서 가장 환자들로 붐비는 곳을 말하자면 단연 응급실을 꼽을 수 있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병원 응급실 현장을 찾아갈 때면 의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력들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와중에서도 그동안 크게 조명을 받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바로 '응급구조사'.
이전까지는 법적으로 응급구조사의 역할이 한정돼 있던 탓에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까지 불리며 병원 내에서는 '유령' 같은 존재로 활동해왔지만, 최근 권역응급의료센터의 활성화를 계기로 응급실 내 응급구조사는 필요한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고대안암병원 박세원 응급구조사(사진)를 만나 병원 내 응급구조사의 필요성과 그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고대안암병원 1호 응급구조사
박세원 응급구조사는 고대안암병원이 2016년 서울 동북권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받은 이후 입사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전 한림대성심병원에서 1년 간 근무를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고대안암병원이 첫 직장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박 응급구조사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박 응급구조사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직‧간접 의료지도에 따라 심정지 환자의 CPR, 외상환자 처치, 병원 내 중증응급환자 이동시 모니터링과 응급처치 등 진료 보조 업무를 행하고 있다.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의 환자들을 응대하며 전쟁터 같은 응급실의 하루를 버텨내는 게 이젠 익숙해졌다고.
응급구조사 5명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임상 업무뿐 아니라 교육, 연구자료 수집, 행정업무까지 맡아 수행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은 의료진의 노력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도 응급실을 운영하는 일부 병원들은 인력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박 응급구조사는 안타까워한다.
"사실 고대안암병원에 입사해서 권역응급의료센터 초기에는 신규 응급구조사 5명이 선임도 없이 일하면서 현재까지 왔어요. 처음에는 황무지를 개척해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아직도 전국의 일부 병원들은 응급구조사의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곳들도 존재합니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역할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임상에 교육까지 "응급구조사 나침반 되고파"
박 응급구조사는 응급실 업무뿐 아니라 별도로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심폐소생술 교육과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한 응급의료 역량강화 교육까지 할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적극적인 활동의 배경은 바로 병원 응급구조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함이다.
아직까지 응급구조사의 진로는 119 구급대원이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병원 내 응급구조사는 입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응급구조사라는 직종이 타 의료직종과 비교하자면 역사가 짧고 대부분은 병원이 아닌 구급대원에 종사하면서 의료계 내에서 입지가 탄탄한 편이 아니에요. 그 때문에 고대안암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응급의료의 전문성을 갖추는 등 저라도 병원 내에서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이에 따라 박 응급구조사가 가진 최종적인 꿈이 있다면 경험을 쌓아 미래의 응급구조학과 교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응급구조사를 꿈꾸는 후배들이 자신을 쫓아 병원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최종 목표는 수준 높은 응급구조사를 배출해 낼 수 있는 응급구조학 교수를 꿈꿨어요. 그러기 위해서 응급의료의 다양한 측면에서 경험을 하고 싶었고 이를 위해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실제로 입사하고 보니 응급실 환자처치 등 임상 업무뿐만 아니라 재난대비대응, 교육, 연구 등 응급의료에 관련된 업무들을 수행하며 응급구조사로서 다양한 분야의 역량을 기를 기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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