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는 동시에 사망자까지 등장하면서 일선 정신병원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정신병원 고유의 특성상 단 한 명의 확진자라도 나왔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 발표 기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833명 가운데 청도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112명이다. 더구나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8명 중 6명이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도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보건당국에서는 전국에서는 최초로 격리치료병원으로 전환돼 코호트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코호트 격리란 질병을 막고자 특정 질환에 노출된 사람을 동일 집단으로 묶어 격리하는 조치다.
이 가운데 청도대남병원 내에 위치한 정신병동이 이번 사태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폐쇄병동으로 운영되는 정신병동의 특성상 환기가 되지 않아 균이 증식하기 쉽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해석이다. 정신병동 특성상 폐쇄적인 공간이고 4인 이상인 다인실 구조가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의 위치한 정신병원들의 코로나19를 둘러싼 공포감이 커지는 상황.
단 한 명의 확진자라도 나왔다가는 관리는커녕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는 데다 그렇다고 자타해 위험이 있는 환자를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장은 "엄밀히 말하면 청도대남병원은 일반 병원이다. 정신병원이 아니다"라며 "일반 병원에 정신병동을 따로 갖춘 것으로 봐야한다. 정신병원들은 병동의 대부분이 폐쇄병동인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확산은 걷잡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경상도의 한 정신병원장도 "자의 입원을 한 환자의 경우는 외박을 원할 경우는 퇴원하도록 하고 있다. 아니면 무조건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며 "폐쇄병동이기 때문에 한 명의 확진자만 와도 급속도로 퍼질 수 있다. 그동안 정부에 정신병원과 일반 병원 폐쇄병동에도 감염 관리를 위한 수가를 요구했지만 계속 거부당했는데 이번 결과로 나타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더구나 보건소에서는 폐쇄병동 내 환자가 발열이 있을 경우 대구를 다녀왔는지 등 이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검사하고 있다. 폐쇄병동 내 환자들의 검사 자체도 현재 여건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타해 위험이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이동해서 진단을 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진단, 검사받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결국 정신의료계 단체들은 줄이어 보건당국의 강도 높은 관리방침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정신의료기관협회는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보건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정신병원들이 언제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창구를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이미 정신건강의학과봉직의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신질환자 치료 최일선인 전국의 보호병동이 제2의 청도대남병원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에 대한 임시 관리수칙을 제정하고 공포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신의료기관협회 최재영 회장(창원 청아병원) 역시 "사태가 진정 될 때 까지 한시적으로 재원환자의 면회, 외출, 외박을 제한해야 한다. 이미 병원들이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정신병원은 90%가 폐쇄병동으로 운영하도록 돼 있다. 선제적인 감염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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