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진, 간 이식자 1만116명 추적결과 발표 간 기증자 사망원인 파악 및 생체간이식 안전성 확인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딸에게 간 이식을 해주기 위해 2주간 7kg을 감량한 아버지는 이식 수술 후 건강에 문제가 없을까.
국내 생체간이식은 1년에 인구 100만명당 20명이 받을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간 기증자의 수술 후 장기 생존율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간 이식자 1만116명을 추적관찰한 연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간을 기증해도 건강에 문제는 없다.
서울대병원 간 이식팀(서경석, 이광웅, 이남준, 최영록, 홍석균, 이정무 교수)은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신애선 교수, 최선호 전문의)과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데이터를 활용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간 기증을 한 1만116명을 추적·관찰한 연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간 기증자의 사망원인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간 기증자와 일반 표준인구의 생존율을 비교해 간 이식 수술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전체 간 기증자 1만116명 중 사망자는 총 53명(0.52%)이었으며, 사망원인으로는 자살(19명), 암(9명), 교통사고(7명), 간 질환(5명), 뇌혈관 질환(3명), 심장 질환(1명), 기타(9명) 순으로 나타났다. 간 기증 후 간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확률보다 적은 셈이다.
또한 전체 간 기증자의 수술 후 10년 누적 사망률은 0.9%로 간 기증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만, 19명의 기증자가 자살로 사망한 점은 수술 후에도 간 기증자에 대한 꾸준한 관찰·관리가 필요하고 심리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추가로 '간 기증자'그룹과 '표준인구'그룹의 장기생존율을 비교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표준인구 그룹은 간 기증자 그룹과 성별·나이 비율을 맞춰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서 무작위로 추출했다.
그 결과, 간 기증자 그룹의 수술 후 10년 누적 사망률은 0.5%로 표준인구 그룹의 0.9%보다 오히려 낮았다. 생체간이식 수술 후에도 간 기증자가 안전함을 입증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이남준 교수(간담췌외과)는 "우리나라에서 생체간이식이 1만1000건 넘게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간 기증자의 장기 성적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없었다"며 "수술 후에도 간 기증자를 장기적으로 관찰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정신건강 관리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학술지 '외과학연보(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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